[중얼중얼...]

우리 작은애, 한예종, 불합격!!! 다시 시~작!!!

colorprom 2011. 12. 16. 14:30

 

2011년 12월 16일 오후 2:23

 

 

오후 5시까지 어찌 기다리나 했더니만 오전 10시경 갑작스런 연락을 받았다.
-00, 불합격!

일단  여기저기 메세지로 알렸다.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른 길이 마련되어 있으리라 믿습니다~꾸벅!  00에미, 이경화 올림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므로 지금 세상은  정상인거다!!! 
다행히도!!!  ㅎ~

지금 그동안 비공개로 써놓았던 글들을 공개로 다 바꿨다.
미리 김치국물 마시는 모습을 보며 웃었다.
ㅎㅎㅎ~아, 이렇게 마셨구나!!!  ㅎ~
-얘야, 덕분에 싱싱하고 상큼하고 조글거리는 김치국물 마실 수 있었다.   고맙다!!!

지금 우리집 냉장고에 떡 한개가 얼려져있다.
시험 마지막 날, 선생님들이 떡 한개와 음료수를 나누어 주시며 한 말씀 하시더란다.
-너희 모두를 데리고 가고싶다...혹 여기에 안되더라도 계속 열심히 해라.
누가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채 몇몇이 울었단다.
그 말을 해주면서  또 눈물이 맺혔다.
그날의 그 떡이 오늘까지 냉동실에 있다.

자, 자...이제 정시다.
11년 전의 큰애는 '특차'라는 제도로 수능시험점수만으로 결과가 나와버려 싱겁게 끝이 났었다.
나는 늦동이를 둔 늙은 엄마로 내 살기가 급급했었고.
이제야 제대로 입시생 엄마가 된 것 같다.
잘은 모르지만 가군, 나군, 다군으로 3번의 기회가 있다하니, 기운내자!

그리고 이제까지 살고보니...인생은 길다!  결코 짧지않다!
더구나 19, 20살...청년기의 몇년은 그 후의 성인의 시기를 생각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싶다.
젊어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젊은 시절의 시행착오는 충분히 그 의미가 있다!
할 일이 정해지기까지의 탐색기에는 충분히 시행착오를 해도 된다!
절실히 찾는 눈길, 손길이 어느 날, 확실한 '어디'에 잡힐 때,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니까.

이번에 작은애가 덜컥!  붙어버렸다면...ㅎㅎㅎ...그 애나 나나 얼마나 까불었을까!
ㅎ~뭐, 별거 아니네...세상 뭐 별거 아니네...싶지 않았을까.
실패의 경험이 없슴...도 '무식'이라 생각한다.
실패의 경험, 아픔도 재산이라 믿는다.

이제 시작이다.
대학교가 되었든 사회가 되었든 작은 집 밖으로의 긴긴 인생길이 시작되는 것이다.
어떤 일, 어떤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까...옆에서 구경꾼일 수 밖에 없는 내 마음이 흥미진진하다!

위에서 보고계실 하나님 마음이 이러실까...

자식을 보며 내 부모를 생각하게 된다...

멀리서 바라만 보던 '미대입시세상'도 만만치 않지?
몸으로 부딪치며 맛보고 고마와하고 즐기는 실제세상...은 누구에게나 처음에는 낯설지 않겠니?!
곧 익숙해지고 의젓해질 것이다.
그런다음엔 단단해지고 그 사이에 또 키가 크고, 더 먼 세상이 보이고...

처음으로 집 밖에 나가 놀이터에서 뒤뚱거리는 아이를 보듯이,
처음 보는 또래들과 놀이터에서 싱갱이하는 아이를 보듯이,

상처가 아물고 굳은 살이 박혀 단단하고 의젓하며 푸근해질  너의 모습, 기대한다.

자...너의 첫 '전쟁', '대전투'는 패배였다!!!
우리 그 '훈'장을  감사하자!!!
세상에 '꽁짜'는 없단다...!!!  ㅎ~

***우리 아이 한예종 입시 보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