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9004

[백영옥] [305] 챗GPT는 질문이다

[백영옥의 말과 글] [305] 챗GPT는 질문이다 백영옥 소설가 입력 2023.05.27. 03:00 동료 작가와 챗GPT가 쓴 소설 이야기를 하다가 번역가 선배가 툭 던진 ‘침몰론’이 떠올랐다. 우리가 타이태닉 호의 악사들처럼 모두 가라앉는 중이라는 것이다. 챗GPT의 등장 이후 회계사, 변호사, 기자, 작가 등 다양한 직업이 대체되거나 사라질 거라는 기사를 보며 7년 전,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을 때의 충격이 데자뷔처럼 떠올랐다. TV가 처음 나왔을 때도 그랬다. 영화관은 이제 끝났다고 했지만 이후 영화산업은 훨씬 더 발전했다. 19세기에 사진이 발명됐을 때, 화가들 역시 회화의 시대는 저물었다고 절망했다. 그러나 똑같이 재현해 그리는 것을 미덕으로 삼던 회화는 ‘재현’에서 ‘표현’으로 넘..

세상 공부 2023.05.27

[봉달호] 허위를 걷고 실질을 숭상하라

[에스프레소] 허위를 걷고 실질을 숭상하라 편의점 부착된 불투명 시트지 등 ‘新양반사회’ 악습 하나씩 고쳐 답은 언제나 현장에 있다, 이제는 민생에 전념할 시간 봉달호 편의점주 입력 2023.05.27. 03:00업데이트 2023.05.27. 07:21 죽음의 시트지를 떼어내게 되었다. 지난 17일,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심판부는 편의점에 부착된 불투명 시트지를 제거하고 금연 광고로 대체하라고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이로써 밤중 등대 역할을 하는 편의점을 일부러 어둡게 만들어 근로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했던 시트지는 희대의 블랙코미디 가운데 하나로 막을 내렸다. 이미 사람이 죽은 뒤였다. 문재인 정부 시절 만든 이 규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허위의식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물론 법규에 따르면 편의점 ..

세상 공부 2023.05.27

[박정훈] 일본 사회당과 한국 민주당

[박정훈 칼럼] 시대 잘못 읽은 죄, 민주당은 어떻게 몰락하나 日 사회당 의석이 한 자릿수 되는 데 딱 10년 걸렸다... 시대를 거스르는 민주당의 몰락도 그리 먼 일이 아닐 수 있다 박정훈 논설실장 입력 2023.05.27. 03:20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프레스센터 인근에서 열린 '일본 방사선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행동의 날'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일본 사회당의 돌연한 ‘소멸’은 세계 정당사(史)의 최대 미스터리 중 하나로 꼽힐 만하다. 자민당과 함께 전후(戰後) 일본 정치를 양분해 온 ‘1955년 체제’의 주역이었다. 40여 년간 제1 야당으로 군림하며 총리까지 배출했던 거대 정당이 존재감조차 없이 쪼그라들었다. 사회당에서 당명을 바꾼 일본 사민당의 중의원 ..

세상 공부 2023.05.27

[송재윤]선거 민주주의의 치명적 허점

“원자력 강국” 토대 닦은 이승만, “탈원전” 몽니 부린 문재인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역사학 입력 2023.05.27. 09:00업데이트 2023.05.27. 14:21 송재윤의 슬픈 중국: 대륙의 자유인들 1954년 7월 28일,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연설하고 있다. 이 연설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와 민주의 가치를 선양하며, 공산 침략을 막아준 미국에 진정한 감사를 표하고, 또 미국을 향한 소련 공산주의의 위협을 강조하여 33차례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인터넷 이승만 기념관 자료실 식민 지배를 겪고 침략 전쟁의 폐허를 딛고 “대한민국”이라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기초를 닦은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 이승만(1875-1965) 초대 대통령의 기..

세상 공부 2023.05.27

[백영옥] [304] ‘좋은’ 사람을 구분하는 법

[백영옥의 말과 글] [304] ‘좋은’ 사람을 구분하는 법 백영옥 소설가 입력 2023.05.20. 03:00 midjourney·조선디자인랩 결혼 생활의 힘듦을 가장 유머러스하게 말한 사람은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다. “결혼은 힘든 거야. 넬슨 만델라도 이혼했다고! 27년간 감옥에서 고문과 강제노역에 시달렸던 그도 출소 후 6개월 만에 아내와 이혼했다고!” 알랭 드 보통은 ‘독신에는 외로움’이 ‘결혼에는 괴로움’이 있다고 말했는데, 그의 말처럼 인생은 외로움과 괴로움 사이 어느 곳에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남녀가 만나 한평생을 해로한다면 천국에 갈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내가 산책하는 공원에서 청춘 남녀들보다 아름다운 건 두 손을 잡고 느리게 걷는 노부부의 모습이다. 해질 녘 그 모습을 보면 사람..

세상 공부 2023.05.20

[강천석] 우리가 잃어버린 ‘基本’에 대하여

오피니언칼럼 [강천석 칼럼] 우리가 잃어버린 ‘基本’에 대하여 ‘은행 돈 빌리지 않는다’ 어머니 한마디 품고 인플레 잡은 美 볼커 尹대통령은 權限이라는 단어를 責任이란 뜻으로 바꿔 읽어야 강천석 고문 입력 2023.05.20. 03:10업데이트 2023.05.20. 08:48 36 과거엔 우리 곁에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져버린 것과 다시 만나면 반갑다. 때론 뭉클하기도 하다. 그런 것 가운데 하나가 ‘기본(基本)’이다. 모든 ‘기본’에는 공통된 요소가 있다. ‘단순(simple)하다’는 것이다. 폴 볼커는 1979년에서 1987년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지낸 사람이다. 미국은 지난 2년 물가가 무섭게 치솟자 금리(金利)를 여러 차례 큰 폭으로 올렸다. 그때마다 한국 경제가 흔들흔들했다...

세상 공부 2023.05.20

‘죽은 악당’을 대하는 사회의 품격

[광화문·뷰] ‘죽은 악당’을 대하는 사회의 품격 5년 전 사망한 美 성착취자, 연루자 조사 아직 진행 중 한국의 세상 뜬 성범죄자는 왜 찬미의 대상이어야 하나 김신영 국제부장 입력 2023.05.20. 03:00업데이트 2023.05.20. 12:53 미성년차 성착취범이자 금융인이었던 제프리 엡스타인이 2017년 뉴욕 사법당국에 출석해 찍은 사진. 그는 이듬해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연루자들에 대한 단죄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MIT 미디어랩의 스타급 소장 이토 준이치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2019년 자리에서 물러났다. 미성년자 성착취범인 금융인 제프리 엡스타인과 몇 차례 어울리고 기부금을 받았다고 드러난 후였다. 그는 엡스타인의 성 착취 사실은 몰랐다면서도 “그 누구..

세상 공부 2023.05.20

[윤태곤]포퓰러한 리더만이 포퓰리즘에 포획되지 않는다

[朝鮮칼럼] 포퓰러한 리더만이 포퓰리즘에 포획되지 않는다 양곡법과 간호법 모두 수혜자는 분명하지만 피해자는 불특정 다수에 분산… 반대 여론 결집 쉽지 않아 정부 여당 동력 강화하려면 대통령 지지율 제고가 급선무 YS DJ 실패하고 박근혜만 성공한 담뱃값 인상 비결을 기억하라 윤태곤 정치칼럼니스트·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입력 2023.05.05. 03:10업데이트 2023.05.05. 13:40 한 달 전엔 양곡법이고 이젠 간호법이다. 지난 3월 23일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양곡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좌초됐다. 간호법은 지난달 27일 역시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됐고 정부 여당은 다시 한번 거부권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여의도연구원에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법안의..

세상 공부 2023.05.05

‘4대강’ 사업

[사설] ‘4대강’ 이후 수질 개선, ‘진영 감옥’에 갇히면 진실을 못 본다 조선일보 입력 2023.05.05. 03:16업데이트 2023.05.05. 13:38 서울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공동으로 4대강 33지점의 4대강 사업 이전 10년(2000~2009년)과 이후 10년(2013~2022년) 수질 변화를 비교해 봤더니 측정치 총 99개 가운데 76개가 개선, 8개는 악화, 15개는 차이가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수질이 대부분 좋아진 것이다. 연구팀은 4대강 사업의 주요 부분인 하수 처리 시설 608곳 증설과 하수관 3991㎞ 정비 등 오염 정화 사업의 효과로 분석했다. 4대강 사업의 긍정 효과는 수질뿐 아니다. 금강·영산강 5개 보는 금년 봄 극도의 가뭄에도 최소한의 수위를 유지해 호남·충청권에 수..

세상 공부 2023.05.05

정치판의 젠더 갈등

국민 56% “정치인들 남녀 갈라치기 멈춰야 갈등해소” [2022 다시 쓰는 젠더 리포트] [11·1부 끝] 정치판의 젠더 갈등 김경필 기자 입력 2022.05.28. 03:00 공공 기관에 다니는 이민지(35)씨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젠더 갈등은 정치권이 부추긴 탓이 크다” 고 했다. “일상에선 남녀 갈등을 심각하게 느끼지 않았다”는 그는 “정치권이 득표를 위해 이대남 이대녀를 갈라치기하면서 갈등을 심화시켰다”고 했다.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은 정치권이 선거에서 표를 얻으려 남녀 갈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조선일보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16세 이상 남녀 1786명을 대상으로 한 ‘2022 대한민국 젠더 의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56.9%는 “정치권이 ‘이대남’(20대 남성)의 불만에..

세상 공부 2023.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