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4일, 수요일
90세를 훌쩍 넘으신 어머니가 말씀하신다.
- 누구 결혼식에 가야 하는데...누구 장례식에 가야 하는데...
그때마다 나는 속으로 대답한다.
- 아니예요, 어머니. 그냥 축의금, 부의금만 전하시면 됩니다!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내 일터 근처에서 전시회를 하게 된 후배가 급히 전화가 왔다.
- 선배님, 죄송하지만 제 전시회에 좀 와서 A 교수님 좀 맡아(?)주세요!
힘들게 나오신 A 선생님은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 제자들이 알려주는데 안 갈 수도 없고...(나도 힘들다!)
언제부터 나갈 자리 안 나갈 자리를 헤아리게 될까?
그것을 생각하게 되는 때부터가 진짜 어른이 된 때가 아닐까?
사회에서는 이런 우스개소리도 있다.
좋은 윗사람은...식사만 하고 먼저 나가면서 계산하고 나가는 사람.
더 좋은 사람은...먼저 나가면서 카드 주고 나가는 사람!
(그러니 제일 바보는, 끝까지 함께 하여 돈 쓰고 욕 먹는 사람!)
좋은 시어머니는...아파트 앞에 김치 갖다 놓고 가면서 메세지 보내는 사람.
더 좋은 시어머니는...경비실에 맡겨놓고 가서 메세지 보내는 사람.
(요즘은 아예 택배로 보낸다!!!)
좋은 어른은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기분 좋게 주고 받을 수 있는 경우는 또 어떤 때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어르신과 젊은이의 중간에 있는 '젊은 할머니'로서 요즘 자주 생각하게 되는 주제이다!!!
으흠...*^^*
노인은 젊어도 보고, 늙어도 본 사람으로서 넓게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내 입장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나갈 수도 있지만 전체를 생각해 안 나갈 수도 있고,
나서고도 싶지만 슬그머니 물러설 줄도 알고,
직접 만들어 줄 수도 있지만 짐짓 사서 줄 수도 있고,
내가 만들 수도 있지만 일부러 얻어먹기도 하고,
그러면서 고맙다고 적절하게 표할 줄도 알고,
보고싶지만 객관적인 관계를 생각해 참을줄도 아는.
(오히려 그런 어른에게는 '아직 안 그러셔도 됩니다~'하며 옆에 붙을 것 같다.
아무도 무시 못하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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