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다시 찾은 내 핸드폰

colorprom 2020. 8. 12. 20:27

2020년 8월 12일, 수요일

 

12시, 명동에서 약속이 있어 조금 일찍 나섰다.

모처럼 옷가게도 좀 둘러보고 약속장소로 나가려고.

한바탕 돌고 시간을 보려고 핸드폰을 찾으니 없다!

온 길을 다시 돌아 찾아보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으흠...버스밖에 없네.  151번 버스.

 

시간을 모르니 그냥 약속장소에서 하염없이 앉아 기다렸다.

없어진 핸드폰 생각과 한여름 더위에 땀이 줄줄...마스크가 젖어 고무줄 있는 부분이 떨어졌다.

 

나를 향해 다가오는 박선생을 보자마자 '나한테 전화해봐요'했더니, 한참만에 누군가 받았다.

- 아, 예, 우이동이요. (맞어, 151번 버스였어!!!)

 

손님이 주워서 기사아저씨에게 준 것이다.

그래서 지금 종점 우이동 사무실에 있단다.

 

아이고...얼마나 감사한지!!!

 

덕분에 마음놓고 점심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우이동으로 향했다.

우와...명동에서 우이동까지 1시간이 넘게 걸리네...

근처에서 마실 거라도 사 가려고 했는데, 왠걸, 넒은 주차장 주위에 아무 것도 없었다.

버스주차장도 넓고, 버스도 많고...길 건너 가게 다녀오려니 허리는 아프고...

에라, 모르겠다~사무실에 들어가니 직원들도 꽤 많았다.

여직원이 핸드폰 없다고 하더니 어딘가 전화를 하고는 배차실(?)에 있다고 알려줬다.

문득 어떤 남자분이 자기를 따라오라기에 땀 닦으며 따라가니 주차장 옆 사무실이다.

아저씨들 대기하는 곳인듯, 그 남자분이 핸드폰을 전해주셨다.

- 아, 예, 맞아요, 감사합니다! (아이고, 얘야...반갑다!!!)

 

사실 반은 포기했었다.

아까운 것은 사진들...아버지 사진, 애들 사진...

내 전화기는 그야말로 전화 용도 이외에는 별 소용이 없는 애라서...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이참에 연락이 다 끊어져도 괜찮겠다 싶기도 했다.  ㅎ~

 

12시 점심 약속 부터 우이동 다녀오니 5시.  강북 버스관광 한 셈이다.

 

한편 신기하고 감사하다.

어제인가 그제인가는 남편이 장어소동, 오늘은 내가 전화기 소동...경고라는 생각이 든다.

정신차리고 겸손하고 조심하라는.  ㅎ~

 

151번 버스 손님, 그리고 기사아저씨...감사합니다.

빈손으로 전화기 받아 왔으니, 우이동 들어가는 버스기사아저씨한테 뭐라도 전해드리겠습니다.

짧은 메모 한장 곁들여서.

 

감사합니다~꾸벅~~*^^*

 

(맥이 좌악~빠진다.  에잇, 오늘은 이만 퇴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