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4일, 화요일
똑똑~
빌딩 경비아저씨가 문을 두드리셨다.
손에 들린 털복숭아 2개.
- 상할까봐 안 씻었어요. 씻어 드셔. *^^*
내가 이 빌딩에 들어온 것이 한 15년 되나?
그동안 만나고 헤어진 경비아저씨들도 꽤나 많은데
아저씨들로 부터 뭔가를 받아본 것은 이 아저씨가 처음이다.
내가 '이경화텍스타일디자인'으로 등록한 것이 93년, 그때부터만 쳐도 27년인데,
그동안 최소한 설과 추석은 과자쪼가리라도 꼭 드렸었는데.
얼마전에 새로 오신 이 아저씨로부터 간간이 무언가를 받으며,
참 새삼스러운 기분을 느꼈다.
뭐라 할까...사람을 만난 기분?
내가 사람이 된 기분??? ㅎ~
나는 세입자, 당신은 경비아저씨,
나는 그냥 때 되면 주는 사람, 당신은 당연히 받는 사람?
별 생각 없이 지냈었는데...갑자기, 덜컥, 사람을 만난 기분이라고나 할까.
금년 첫 복숭아를 씻으며 뜬금없이 웃음이 나왔다.
이 닦았다는 작은 애에게 간식그릇에 복숭아를 잘라 넣어주며 큰 소리 쳤다.
- 얘, 이거 우리 빌딩 아저씨가 주신 거야. 이거 우리 금년 첫 복숭아야!
(나 이런 사람이야, 사람 대접 받는!!!)
이거이 이렇게 자랑할 일인가...싶기도 하지만...요즘은 뭔가 이상한 세상이라서...나도 이상한가??? *^^*
♠♠♠아저씨~감사합니다. 정말 가슴에 시원한 바람이 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꾸벅~*^^*
경비아저씨들이 주 52시간 근무 덕분에
9시 퇴근하시고, 댁에서 주무실 수 있게 되고 주말을 쉬실 수 있어 다행입니다. *^^*
(나는 토요일 5시 퇴근에 일요일은 휴일이 되어 속이 상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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