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11.25 07:11 | 수정 2019.11.25 14:16
홍콩 사태 향방가를 구의원 선거, 친중파 고배
전체 452석 중 범민주 진영 385석 85.2% 차지
경찰 실탄 사격 등 민심 분노가 반중으로 폭발
홍콩 사태의 향방을 가를 구의원 선거에서 홍콩 범민주 진영이 전체 의석의 85.2%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내년 9월 치러질 국회 격인 입법회 선거와 2022년 행정장관 선거에서도 민주 진영의 우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5일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이 99.8%에 달한 낮 12시 기준으로 범민주 진영은 전체 452석 가운데 385석(85.2%)을 차지했다.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 등 친중파 진영은 고작 58석(12.8%)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중도파는 8석을 확보했고, 1석은 미개표 상태다.
2015년 구의원 선거에서 327석으로 70% 이상을 차지했던 친중파는 순식간에 소수파로 전락했다. 반면 범민주 진영은 웡타이신, 췬완, 완차이, 샤틴, 난구 등 18개 구 전체에서 안정적인 과반 의석을 확보하게 됐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 1200명 중 구의원 몫인 117명은 범민주 진영이 싹쓸이했다.
범민주 진영의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는 실탄 사격 등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한 젊은 층의 분노와 ‘홍콩의 중국화’로 자유민주주의 가치가 훼손되고, 자치권이 축소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범죄인 인도법 반대 계기로 홍콩 시민들의 뿌리 깊은 ‘반중(反中)·반정부’ 민심이 폭발해 투표로 친중파를 심판했다는 이야기다.
선거 결과에 힘을 얻은 범민주 진영은 경찰 과잉진압 조사와 행정장관 직선제 쟁취 요구 목소리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람 장관과 중국 중앙정부는 시위대에 대한 전략 변화를 요구받게 됐다.
앤서니 청 전 홍콩 교통부 장관은 SCMP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범민주와 친중 양쪽 모두에 민생 문제에 초점을 맞춘 보통의 선거가 아닌 '정치 전쟁'의미가 강했다"면서 친중 세력이 참패한 만큼 중국 정부는 홍콩 사태의 혼란을 종식시키기 위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에는 294만 명이 참여해 최종 투표율은 71.2%로 집계됐다.
4년 전의 47.0%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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