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손창현 OTD코퍼레이션 대표 (이용성 차장, 조선비즈)

colorprom 2019. 5. 4. 15:20


손창현 OTD코퍼레이션 대표,

'셀렉트 다이닝' 개척해 창업 5년 만에 1200억원 매출

                    
조선비즈 
   

            

입력 2019.05.04 08:00

[이코노미조선]

예술서적 전문 ‘아크앤북’ 인기
내년엔 뉴욕·홍콩 진출 목표
‘젠 트리피케이션’ 철저히 차단

손창현 서울시립대 건축학 석사, 딜로이트안진 부동산 재무자문, 삼성물산 개발사업부

"오감 중 궁극의 만족을 주는 건 ‘촉각’이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뒤적이며 느끼는 기쁨을 전자책(이북·eBook)이 대체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 전성시대에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이 뭐냐"고 묻자
손창현(42) OTD코퍼레이션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특별한 경험에 대한 욕구가 강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 출생자)가 소비의 축으로 떠오른 만큼, 이들이 ‘만지고 놀(그리고 사진을 찍어 공유할)’ 만한 개성 넘치는 상품만 확보할 수 있다면
오프라인 매장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이야기다.

창업 5년 만에 OTD를 매출 1200억원대의 중견기업으로 키운 손 대표의 성공 비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OTD공간혁신을 전문으로 한다.
2014년 건국대 스타시티 3층에 ‘오버 더 디쉬’를 선보이면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셀렉트 다이닝(검증된 여러 레스토랑을 모아놓은 곳)’을 도입해 주목받았다.

서울 광화문 D타워의 ‘파워플랜트’와 여의도 ‘디스트릭트Y’, 스타필드 하남의 ‘마켓로거스’
손 대표의 기획력이 빛나는 작품이다.

셀렉트 다이닝이 일반적인 푸드코트와 다른 점은
인기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매장 대신 지역 기반의 개성 있는 맛집 위주로 구성한다는 점이다.
일종의 ‘맛집 편집숍’이라고 보면 된다.
단순히 맛집을 모아놓은 게 아니라
버려진 것이나 다름없던 자투리 공간을 명소로 탈바꿈시켰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지금은 ‘전국구 프랜차이즈’가 된 디저트 카페 ‘도레도레’와 김밥 전문점 ‘로봇김밥’도
OTD의 셀렉트 다이닝 시스템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을지로 부영빌딩 지하에
1920년대 미국풍 인테리어로 꾸민 아트북 서점 ‘아크앤북’을 열었다.
6개월 안에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것이 목표였지만 두 달여 만에 달성했을 만큼 반응이 뜨겁다.
올해 1월엔 서울 성수동에서 신발공장으로 쓰던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 복합문화공간 ‘성수연방’을 선보였다. SNS 기반으로 활동하는 살림 파워블로거 ‘띵굴마님’ 이혜선씨와 합작으로
‘띵굴’ 편집숍 세 곳을 연달아 열기도 했다.

손 대표를 성수연방에서 인터뷰했다.

건국대 스타시티와 성수동을 비롯해 OTD가 손댄 곳 대부분이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는데.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는 것보다 개인적으로 뜻깊게 생각하는 것은
매장 안에서도 활용도가 낮은 공간을 살려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특색 있는 맛집 위주로 구성해
잠재력 있는 로컬 브랜드를 키운 것도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지난해 ‘마켓로거스’ 브랜드로 스타필드와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총 13개 매장을 오픈했는데,
위치상으로 핫 플레이스와 거리가 먼 곳도 여럿 있다."

‘숨은 맛집’을 어떻게 발굴하는지 궁금하다.

"직원들과 틈틈이 ‘맛집 탐방’을 다닌다. 관련 정보를 구하는 데 가장 유용한 도구는 인스타그램이다.
페이스북보다 원하는 정보(사진)를 신속히 검색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그런데 요즘 어디를 가도 맛없는 집 찾기가 더 힘들 정도로 수준이 상향평준화됐다.
그래서 공간 구성 등 감성적인 측면이 매우 중요해졌다.

예를 들어 익선동의 태국음식점 ‘살라댕방콕’은 방콕 현지에 온 것 같은 인테리어로 인기가 높다.
이제 ‘눈으로 먹는’ 시대다."

건축학을 공부한 것이 공간 운영에 도움이 되나.

"큰 도움이 된다. 얼마 전에는 건축학회 초청으로 교수님들 앞에서 강의도 했다.
학생들의 취업이 어렵다 보니 나처럼 특이한 창업 케이스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

서울시립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손 대표는
졸업 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설계사무소에서 1년 정도 근무했다.
미국에서 경험한 건축가의 이미지는 ‘부동산 개발자’에 가까웠다.
한국에 돌아온 손 대표가 부동산 개발 쪽으로 진로를 튼 것도 그 시절에 받은 영향이 컸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마케팅도 많이 하나. 어떤 원칙이 있는지.

"마케팅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아직 초기 단계다.
회사 차원에서 SNS를 홍보에 활용하기도 하지만 특별한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고객이 자발적으로 우리를 추천해준다든지 하는 것에 의존하고 있다."

알려진 브랜드 위주로 운영하는 것보다 관리 부담이 크지 않나.

"그런 측면이 있긴 하다. 입점 업체들에 자율권을 많이 주는 운영 방식을 연구 중이다.
지난 1년간 지속가능한 운영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각 분야에서 유능한 전문가들을 충원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성수연방에서 정기적으로 포럼(성수포럼)을 여는 것도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사실 수익만 따지면 포럼을 열지 않는 편이 낫다.
포럼이 열리는 베이커리 카페(천상가옥)가 워낙 장사가 잘되기 때문에,
포럼을 위해 그날 영업을 일찍 마치면 매출이 줄어든다.
그래도 주 참석자인 스타트업 대표들과 교류하며 사업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어 좋다."

새로운 상권이 핫 플레이스로 부상하면
젠트리피케이션(개발지역 임대료 상승으로 기존 주민·자영업자가 내몰리는 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그런 걱정을 늘 한다.
성수연방 입점 업체들과 10년 계약을 맺은 것도 젠트리피케이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과거 특색 있는 로컬 브랜드가 상권을 살려놓으면
어느새 대형 브랜드들이 난입해 색깔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런 부작용은 철저히 차단해 나갈 것이다."

OTD의 경우 입점 브랜드 오너, 매장 주인, 매장을 찾는 손님이 모두 고객이다.

"맞다. 거기에 건물주 입장까지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쉽지 않은 사업이다(웃음).
OTD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담는 ‘그릇’이다.
마음 같아서는 우리가 관여하는 모든 매장이 다 잘됐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입점 업체들 간에 실적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경우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수 있다."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나.

"뉴욕홍콩을 후보로 검토 중이다.
셀렉트 다이닝 사업만으로는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띵굴이라는 든든한 우군이 생겨 기쁘다.
셀렉트 다이닝과 띵굴을 합친 사업모델로 진출하게 될 것이다.
내년에는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많은 기사는 이코노미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물건 말고 즐거움을 팔아라이민아 이코노미조선 기자
온라인 쇼핑몰의 성공, 오프라인 매장으로 굳히기이민아 이코노미조선 기자
삼성전자가 '밀레니얼 세대' 공략하려고 손 잡은 이 스타트업장우정 기자
세상의 모든 색감 촉감 향기 모은 종합매장김소희 이코노미조선 기자
가구회사가 달라졌다...놀이터 만들어 활용법 제안이민아 이코노미조선 기자
다이소, 오프라인 매장서 1000원짜리 팔고도 연매출 2조김문관 이코노미조선 기자
김종완 종킴디자인스튜디오 소장 "고객이 물건 잘 팔게 하는 것이 미덕"정미하 이코노미조선 기자

                        

띵굴, 오프라인 매장에서 인플루언서의 살림 재현

                    
조선비즈 
   

                
입력 2019.05.04 06:00

[이코노미조선]

인스타 스타 주부 ‘띵굴마님’이 2015년 기획한 생활용품 브랜드
잠실·시청·성수에 매장 열어

서울 잠실역의 복합 쇼핑센터 롯데월드몰에 입점한 띵굴 잠실점. 2월 28일 문을 열었다.
/이민아 기자
4월 23일 오전 11시에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2층에 있는 생활용품 판매점 ‘띵굴’ 잠실점을 찾았다. 약 330㎡(100평) 규모의 매장에서 화장품, 향초, 소화전, 양동이, 수세미, 의류 등 다양한 제품을 팔고 있었다. 2월 28일 문을 연 ‘새내기 점포’지만 시작부터 저력이 대단하다. 이 매장의 지난 3월 매출만 1억원에 달했다. 주말이면 300명이 넘는 소비자가 계산대 앞에서 거침없이 지갑을 연다.

띵굴은 SNS에서 ‘띵굴마님’이란 닉네임을 사용하는 주부 이혜선씨가 2015년 9월 기획한 현대판 5일장 ‘띵굴시장’을 모티브로 탄생한 생활용품 브랜드다. 그는 30·40대 주부에게 널리 알려진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영향력이 있는 사람)다. 팔로어(게시글을 받아보는 사람)만 4월 현재 10만8000여 명에 달한다.

이씨는 2007년부터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해왔다. 직접 만든 음식 그리고 음식을 담은 소탈한 디자인의 그릇 등으로 살림하는 사진을 꾸준히 올리며 인기를 모았다. 요즘도 그가 사진을 올리면 "그 물건은 어디서 살 수 있어요?"라며 문의 댓글이 빗발친다.

띵굴은 지난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맛집을 선별해 한곳에 모아 빌딩을 북적이게 만드는 것으로 유통 업계의 주목을 받는 회사 OTD의 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특정 공간에 정착하지 않고 임시로 장터를 열었다면, OTD와 손잡은 이후로는 고정적인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어 소비자의 방문을 기다린다. 5월에는 띵굴 온라인 쇼핑몰도 연다. 이혜선씨가 소소하게 시작한 SNS 활동에서 종합생활용품점으로 거듭난 띵굴의 오프라인 매장 전략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이를 위해 띵굴 잠실점과 서울 중구의 띵굴 시청점을 둘러봤다.

전략 1│제품의 브랜드 철학 소개

띵굴 매장에서 파는 것은 대기업에서 만든 세련된 제품이 아니다. 대신 ‘특별하다’는 인상을 준다. 진열대에는 제품 가격과 내용을 설명하는 표 대신, 이 제품을 만든 브랜드와 브랜드의 역사와 철학을 소개하는 200자 내외의 짧은 글을 붙여 놓았기 때문이다. 이는 유명 브랜드보다 이름은 덜 알려졌어도 나름의 이야기와 철학이 있는 작은 브랜드에 주목하는 요즘 트렌드와 맞아떨어진다.

띵굴 잠실점에서 파는 일본 프라이팬 브랜드 ‘타쿠미’ 바로 밑 선반에 브랜드 소개글이 적힌 메모가 보였다. ‘일본제 고품질 철재를 사용해 장인정신으로 빚어낸 꿈의 프라이팬. 튼튼하며 요리가 맛있게 만들어지는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아무리 크기가 작고 저렴한 상품이어도 제품 소개글이 빠지지 않는다. 여섯 짝에 1만6000원 정도 하는 양말도 그랬다. 진열대에 붙어 있는 메모에 이 양말을 만든 브랜드 ‘1507’에 대한 글이 있었다. ‘1507은 2대에 걸쳐 축적된 노하우와 엄격한 품질 관리로 최상의 양말을 제작합니다. 부드럽고 광택이 좋은 실을 사용해 보푸라기가 덜 일어납니다’라고 쓰여 있다. 이런 소개글은 소비자가 이 상품을 샀을 때 어떤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 알려준다. 구매 전에 제품의 효용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이 상품 저 상품의 브랜드 소개글을 따라다니면서 읽는 재미에 빠졌다. ‘대형마트였다면 이 자리에 가격표 그리고 얼마나 싸게 살 수 있는지 할인율만 적혀 있겠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띵굴 시청점에 있는 어린이 놀이방 콘셉트의 매장. 실제 놀이방처럼 제품들을 배치해 놓았다.
/이민아 기자
전략 2│집에 초대받은 듯한 친밀감

띵굴 잠실점에 앞서 지난해 12월 연 첫 오프라인 매장, 띵굴 시청점을 들렀다. 이곳은 ‘띵굴마님의 집에 초대를 받은 듯한’ 친밀감을 줬다. 잠실점과는 약간 달랐다. 브랜드 철학을 보여줄 목적의 ‘쇼룸(showroom)’에 가까워 보였다.

부엌 용품은 가정집 부엌처럼 꾸며진 곳에 비치돼 있었다. 그런가 하면,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곳은 어린아이를 키우는 집의 놀이 공간처럼 꾸며져 있었다. 유아용 매트와 색칠 놀이용 종이, 색연필 등이 매대가 아닌 놀이 공간에 정돈돼 있었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의 책 ‘공간은 경험이다’를 통해 "띵굴 매장은 그녀(이혜선)가 직접 쓰는 물건을 구경하는 느낌을 준다"면서 "모든 공간이 이씨의 브랜드 철학을 드러내도록 설계된 장치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OTD 관계자는 "띵굴이 규모가 커진 만큼, 이씨가 매장에 입점시킬 브랜드를 하나하나 고르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분(이혜선)만이 가진 특별한 감성을 유지한다는 원칙하에 MD들이 소상공인들이 만든 제품을 신중하게 선별한다"고 말했다.

주방용품부터 생활의류 등 다양한 제품이 있었다. /이민아 기자
전략 3│PB 상품을 더해 성장세에 탄력을

띵굴 잠실점은 앞서 문을 연 띵굴 시청점, 성수점과는 달리 입점된 상품 중 절반 이상을 ‘신생활’ 제품으로 채웠다. 신생활은 띵굴에서 만든 생활용품 자체상표(Private Brand·이하 PB)다. PB 제품이란, 유통 업체가 중간 상인을 끼지 않고 제조 업체에서 제품을 받아 자체 개발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제품이다. 잠실점에 있는 의류는 대부분이 신생활 브랜드를 달고 있었다.

신생활이 성공적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경우, 띵굴의 성장세가 탄력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유통 비용을 아껴 판매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다면 그만큼 소비자에게 이익이다. 이상근 딜로이트 전무는 지난해 ‘딜로이트 코리아 리뷰’를 통해 "PB 제품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유통 업체와 중소기업의 매출을 증가시킨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유통 업계 전반에서 PB 제품의 비중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통 업체가 PB 제품을 시장에 정착시켰을 때 매출을 끌어올렸던 선례는 이미 많다. 이마트가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2013년 매출이 12조3498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하락하는 위기를 겪었다. 영업이익도 줄었다. 그러나 2013년 간편가정식 PB ‘피코크’를, 2015년에는 종합 생활용품 PB ‘노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매출 부진에서 탈출했다.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물건 말고 즐거움을 팔아라이민아 이코노미조선 기자
온라인 쇼핑몰의 성공, 오프라인 매장으로 굳히기이민아 이코노미조선 기자
삼성전자가 '밀레니얼 세대' 공략하려고 손 잡은 이 스타트업장우정 기자
세상의 모든 색감 촉감 향기 모은 종합매장김소희 이코노미조선 기자
가구회사가 달라졌다...놀이터 만들어 활용법 제안이민아 이코노미조선 기자
다이소, 오프라인 매장서 1000원짜리 팔고도 연매출 2조김문관 이코노미조선 기자
손창현 OTD코퍼레이션 대표, '셀렉트 다이닝' 개척해 창업 5년 만에 1200억원 매출이용성 이코노미조선 차장
김종완 종킴디자인스튜디오 소장 "고객이 물건 잘 팔게 하는 것이 미덕"정미하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