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

[미국]9·11테러, 정의는 쉽고 현실은 어렵다 (어수웅 부장, 조선일보)

colorprom 2018. 9. 15. 17:28



[Why] 9·11테러, 정의는 쉽고 현실은 어렵다


선일보
                             
             
입력 2018.09.15 03:00

[魚友야담]

어수웅·주말뉴스부장



"테러는 절대로 우리를, 그리고 우리 삶을 바꿀 수 없다."

미국 9·11 테러 17주기를 맞아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발표한 성명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테러리즘은 물리적 피해가 아니라 공포로 상황을 바꾸려는 군사전략입니다.
한마디로 공포가 무기죠.
테러범이 실제로 가진 시시한 힘과 그 힘이 유발하는 거대한 공포 사이의 불균형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큽니다.

유발 하라리의 새 책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2001911일 이래, 테러는 유럽에서 1년에 50, 미국에서 10, 중국에서 약 7명의 목숨을 가져갔다.

반면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람은 매년 유럽에서 8만명, 미국에서 4만명, 중국에서 27만명이다.

당뇨로 숨지는 사람은 매년 전 세계에서 350만명."

테러 희생자의 수치 자체는 보잘것 없죠.

하지만 우리는 주지하다시피, 설탕이나 교통사고보다 테러를 더 두려워합니다.

영국 SF 옴니버스 드라마에 '블랙 미러'가 있습니다.

이 시리즈의 첫 편은 신종 테러로 시작합니다.

새벽에 총리가 긴급 보고를 받죠. 여왕이 가장 아끼는 공주의 납치.

총리는 이성을 잃지 않은 목소리로 묻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게 뭐야. 돈인가, IS 테러범들의 석방이야?

요구 사항은 상식을 초월합니다. 차마 글로 옮기기 어려운, 총리의 영혼을 파괴하는 요구였죠.

상대는 돼지. 오후 4시에 영국 전역으로 생중계하라는 조건과 함께.

이제 총리가 이성을 잃습니다. 언론 통제해, 당장 놈을 잡아.

하지만 21세기잖습니까. 테러범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은 산술급수가 아니라 기하급수의 속도로 확산됩니다. 대역 배우 아이디어, 은신처 급습이 모두 실패하고, 오후 4시가 다가오죠.

총리는 여론에 굴복합니다. 테러범의 요구가 관철된 뒤, 공주는 풀려나고 총리의 지지율은 오릅니다.

하지만 총리와 총리 아내, 그리고 이를 지켜본 영국 국민의 영혼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리는 테러에 취약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오바마의 선언과 다짐은 정의롭죠.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이 주제를 다루려면 별도의 지면이 필요하겠지만, 분명한 건 있습니다.

테러범의 도발에 잘못된 방식으로 대응하면, 우리는 결국 패배합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4/2018091402160.html



이성제(ggi****)2018.09.1513:50:43신고

이게 누구의 말일 것 같은가?
"정의와 엄마 사이, 나는 우리 엄마 편이다."(Between justice and my mother, I choose my mother.) '엄마'가 나왔다. 그래도 모르겠는가? 자, 한번 더.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Mother died today. Or maybe yesterday.)
그렇다, 카뮈. 알베르 카뮈.
테러가 문제가 아니다.
찬탈자가 '적폐 청산'(정의!)이라는 미명하에 대놓고 자행하는 폭력과 만행에 포커스를 맞춰라.
9-11은 미국이 알아서 극복하고 있고, <블랙 미러>는 영국이 헤쳐나갈 문제다.
왜, 문재인 씨의 악마적 소행엔 침묵하는가? 두려운가?
칼럼니스트는 자기 책상 서랍에 권총을 놔두고 글을 써야 한다.
어수웅 기자, 저번에 마루야마 겐지를 찾아간 것 후엔 너무 부진하다.
지리멸렬한 말미, '우리'가 아니라 당신임을 깨닫고,
틈 봐서 샐먼 루시디의 <악마의 시>를 정독하기 읽기 바란다. 진심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4/2018091402160.html


[인터뷰①]'블랙미러' 존 힐코트 감독

"영화 장르물 훌륭'살인의추억' 최고"

             
입력 2018.09.01 23:16

넷플릭스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할리우드 영화 감독이자 TV 시리즈의 연출자이기도 한 존 힐코트(58) 감독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미러' 시즌4의 세 번째 에피소드 '악어'가
지난 3일 진행된 제13회 서울 드라마 어워즈에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서울 드라마 어워즈에 작품을 출품한 건 이번이 처음.
처음이 그대로 수상으로 이뤄지며 앞으로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의 활약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넷플릭스
'블랙미러'는 2011년 영국 방송 '채널4'에서 시작한 SF 옴니버스 드라마로 시작해
시즌3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됐다.

가까운 미래의 첨단 기술이 인간의 욕망을 실현해주면서 벌어지는 특별한 상황을
영국 특유의 어두운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
독특한 상상력과 사실적이면서도 섬뜩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의 완벽한 구축으로
엄청난 마니아를 이끌고 있다.
넷플릭스
2017년 12월 공개된 시즌4 세 번째 에피소드인 '악어'는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 '더 로드'(2009), '로우리스: 나쁜 영웅들'(2012), '트리플9'(2016)을 연출한 존 힐코트 감독
메가폰을 잡은 '악어'는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미아(안드레아 라이즈버러)가
기억을 엿보는 기계 '리콜러'를 가지고 자신을 찾은 보험 조사원 샤치아(키란 소냐 사와)에게
자신의 어두운 비밀을 숨기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나친 욕망과 잘못된 선택이 낳은 처절한 결과를 보여주며
씁쓸하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서울 드라마 어워즈 참석차 한국을 찾은 존 힐코트 감독
스포츠조선과 만나 '블랙미러' 시리즈만이 가진 매력에 대해 이야기 했다.

"'블랙미러'는 제목 자체도 '블랙', 내용도 굉장히 어둡다.
이 어둡고 우울할 수 있는 소재의 작품을 시리즈로 만든 건 굉장히 용감한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어두운 내용에도 '블랙미러'는 굉장히 팬층이 두터운 시리즈라는 점이 독특하다.

'블랙미러'는 많은 대중들이 어두운 소재를 다루는 시리즈를 보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발견해낸 매력적인 시리즈라 생각한다.

또 다른 '블랙미러'의 매력은 기술의 발전을 인간적인 관점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어두운 면을 부각시키면서 '반면교사'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물론 '블랙미러'의 배경적 설정이 '근 미래'로 설정돼 있긴 하지만
이미 현재 현실에서 이뤄지고 있는 현상들도 담겨 있다.
이런 실질적인 현상을 심도 깊게 표현했다는 점,
더 나아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정치적 조작 등 더 큰 이슈에 대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연출자'로서 '블랙미러'의 가장 큰 매력은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독립된 이야기를 가지고 영화처럼 개발된다는 점이다."

이어 그는 에피소드 '약'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덧붙였다.

사실 '악어'에 등장하는 기억을 재상하는 장치는
시즌1의 세 번째 에피소드 '당신의 모든 순간'에서 한 차례 등장한 바 있다.
상상력을 우선으로 내세우는 '블랙미러'에서
이미 다뤘던 비슷한 소재를 다시 한번 새로운 에피소드에 등장시키는 건 위험한 선택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 힐코트는 '당신의 모든 순간'과의 명백한 차이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실 그 부분을 총괄제작자인 찰리 브루커를 비롯한 모두가 우려했다.
하지만 앞선 '당신의 모든 순간' 표현된 기억과 '악어'에서 표현된 기억에는 차이가 있다.

'악어'에서 표현된 기억에는 일종의 '허구성'이 존재한다.
객관적인 명확한 기억이 재생되는 것이 아닌, 기억이 회상될 때마다 왜곡되고 변형된다.
그러한 기억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기억을 재생하는 부분을 아날로그적 느낌을 살려 표현했다.

또한 스토리나 주제적인 측면도 완전히 달랐다.
'당신의 모든 순간'에서의 기억은 가정불화를 중심 주제로 삼는다.
하지만 '악어'에서는 극한의 압박 속에서 무너지는 인상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또한 영화의 결말, 보는 이의 많은 해석을 이끌어내는 주인공 미아의 눈물의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최악의 상황에 다달은 미아가 느꼈을 억울함, 분노, 죄책감, 미안함 등 수많은 감정들. 존 힐코트 감독은 미아의 눈물에는 수많은 감정 중 상실감이 가장 짙게 녹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에 미아가 느꼈을 감정은
'결국 내가 돌아올 수 없는 곳까지 왔구나. 회복 불가능한 곳까지 와버렸구나.
그럼으로 인해 모든 걸 잃었구나'라는 상실감이었다.
살인을 해가면서까지 처절하게 상황을 벗어나려고 했던 미아
마지막에서는 도망이나 도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결국 모든 상실감을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장르물의 결정판라고 할 수 있는 '블랙미러' 시리즈.
존 힐코트 감독은 '블랙미러'와 장르물이 특화된 한국 영화와 맞닿아 있는 면이 많다고 설명하며
"한국의 훌륭한 장르물로부터 좋은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영화에 관심이 많고 한국 영화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특히 장르물로부터 좋은 영감을 받는다.
극한의 압박 속에 놓여진 사람의 모습을 굉장히 잘 표현한 작품이 많은 것 같다.
특히 한국은 한국적 특색을 잘 살린 장르물, 스릴러 영화가 많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살인의 추억'(2003, 봉준호 감독)을 굉장히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뿐만이 아니라 '올드보이'(2003, 박찬욱 감독), '장화, 홍련'(2003, 김지운 감독), '괴물'(2006, 봉준호 감독), '추격자'(2008, 나홍진 감독), '곡성'(2016, 나홍진 감독), '부산행'(2016, 연상호 감독) 등의 작품도
무척이나 인상 깊게 봤다.
이러한 장르 영화들을 할리우드의 방식으로 접근해서 만들었다면 매력이 굉장히 완화 됐을거라 생각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넷플릭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04/201809040199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