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작은 애 생일

colorprom 2018. 7. 7. 15:21

2018년 7월 7일, 토요일


 생파해야지.7월 21일 22일이 토, 일 이던데


큰애가 동생 생일 챙긴다고 언제 모일까 물어왔다.

토요일은 우리가 일찌감치 약속이 잡혀있으니 일요일 모일까...하는데,

작은애가 태클을 걸어왔다.


- 엄마, 엄마는 고모 생일에 모이는 것 언잖아했던 걸로 아는데...

내 생일에 형부 오는 것도 좀 그렇지 않나?


텅~~~뒤통수 맞은 기분!!!

머릿속에 벌이 날라다는 듯...웅웅~거렸다.


우리에게 시누 생일은 시부모님 생신이나 설, 추석, 크리스마스와 동급으로 다 모여야 하는 날이다.

시누 생일이 더더욱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으흠...사랑이 아닌 의무로 참석했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관계설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시누이는 주인집 딸 같았으니까.  으흠...


환갑이 넘은 지금까지도 정스럽거나 자연스럽지 못하니 참 민망한 노릇이다...쩝.


작은애 말을 듣고 한참 머릿속이 부글거렸다. 

그래, 맞다. 

며느리였던 내게 시어머니, 시누이가 불편했었듯이,

사위에게도 장모인 나나, 손아래 처제생일  모임이 불편할 수도 있다.

며느리인 나와 시누이 관계보다는 지금 사위와 작은애 관계가 좋다해도,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만남을 갖게하고, 저들끼리의 정을 쌓는 게 훨씬 나을 것이다.


그래서 큰애에게 카톡을 보냈다.


- 너희 시댁은 시누 생일에 너희까지 다 모이나?

  규 생일에 김서방까지 모여야 하나~하는 생각을 했다.

  규 생일은 우리 3식구만 하고, 너희끼리는 따로 규 만나도 된다.


  입장 바꿔보니 그렇네. ^*^
  고모 생일이 나는 불편했거든. 의무같아서.


  규 생일은 우리끼리 합시다. 저희끼리 알아서 챙기게 하고. ^*^~~~라고 아빠한테도 카톡 보냈다.


으흠...뿌린 대로 거두리라....ㅎㅎㅎ~자식이 채찍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 작은애 말이 맞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세상은 세대로 층층이 나뉘어 있는 것 아닐까요?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저 세대들과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저 세대들 끼리라도 가까이 하게 도와주는 것.

그 방법은...어른인 우리가 낄 때와 빠질 때를 잘 판단하고 실행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저들끼리 밀어넣고 뒤로 빠질 줄 아는 것이 어른이 할 일 아닐까...


큰애는 결혼하여 독립하였으니, 우리 생일이나 챙겨주면 감사하고,

작은 애 생일 핑계로 독립한 애들 끌어들일 생각은 말자~다시 결심합니다.

애들은 애들끼리 좋은 시간 갖게 놔 둡시다!  그러면서 저들끼리의 관계도 형성되겠지요!


어차피 우리가 먼저 떠날 세대이니까...!  *^^*


정신차리게 해 준 작은애야, 고맙다.

솔직히 좀 섭섭했지만, 네 말이 맞다.  *^^*

그렇게 표현해주어 고맙다!!!


고부간의 갈등???  '세상이 다 힘들어도 우리는 괜찮아~' 믿는 시어머니가 문제다!!!  ㅎㅎㅎ~

사위에게 나는 장모임을 잊지 말자. 

아직은 솔직하게 말 못할 때, 지금 조심하자!

사위가 솔직하게 표현할 수 밖에 없을 때가 되면...고약해진다!!! 


개구리가 올챙이적만 잊지 않으면...

장모가 며느리 시절만 잊지 않으면...

아니예요, 어머니, 편히 생각하세요~정도는 사위로부터 들을 수 있게 되리라!  ㅎ~


(나는 며느리가 없으니 다행이다! 

며느리 보는 눈과 딸 보는 눈이 다르면 쪽 팔리는 일이니까!!! *^^*)


이렇게 해서 또 한 구비 넘습니다.

사는 게 참 그렇습니다...히유...잔잔한 파도가 구비구비...

태풍이 아닌 것 만으로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