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문의 뉴스로책읽기] [24]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칠 권리?
입력 : 2016.11.29 03:03
제임스 핀 가너 '정치적으로 올바른 동화'
미 대선 유세 중 트럼프의 "메리 크리스마스를 마음껏 외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은
그동안 공식 매체나 문서에서 크리스마스를 크리스마스라 부르지 못해 속앓이해 온 미국민들의 표심을
사로잡았다.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하 PC)'의 신봉자들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하 PC)'의 신봉자들이
기독교도만의 국가 공휴일은 부적절하다며 '메리 크리스마스'를 쓰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PC 신봉자들은
모든 불이익 계층―여성, 장애인, 성적 소수자, 유색인종, 동물, 환경 등―의 보호 또는 권리를 부르짖으며
자기들에 동조하지 않는 부류를 제국주의자, 백인(남성) 우월주의자, 환경파괴범 등으로 몰아 공격한다.
그래서 반발도 많이 사지만
이민자 권리, 동물 보호, 환경보호, 성적 소수자 권익 보호 등에서 이룬 업적이 매우 크다.
모든 여성은 이들에게 부채가 있다.
법적인 평등은 여성 스스로 쟁취했지만
법이 못 미치는 영역에서 차별과 여성 비하적 언어가 사라진 데는 이들의 감시가 큰 역할을 했다.
작가 제임스 가너는 '신데렐라'를 PC 버전으로 다시 썼다.
'신데렐라는 계모와 언니들이 궁전의 무도회에 간 후 풀죽어 있다가
남자 요정의 도움으로 화려한 드레스와 유리 구두로 단장하고 궁전에 간다.
신데렐라가 등장하자 여자들은 경탄하고 왕자를 비롯한 모든 남자가 신데렐라를 두고 격투를 벌인다.
그런데 밤 12시 종이 울리자 신데렐라의 파티복과 구두가 사라졌다.
신데렐라는 숨 막히는 드레스와 구두를 벗으니 무척 좋다며 맨발에 속옷 바람으로 춤을 춘다.
모든 여자가 다 함께 드레스와 구두를 벗어 던지고 춤추며
더 이상 남자들의 눈요깃감으로 살지 않기로 결의한다.'
예뻐야 사랑받고 행복할 수 있다고 가르치는 원본의 의미 있는 부정(否定)이다.
그러나 PC 신봉자들은 왕왕 정식 시민보다 불법 이민자의 권리를 옹호 하고,
그러나 PC 신봉자들은 왕왕 정식 시민보다 불법 이민자의 권리를 옹호 하고,
사람보다 동물이나 환경을 중시한다는 인상을 주어 반감과 저항을 일으킨다.
9·11테러 때 그 반인류적 만행을 규탄하기보다
그것은 미국이 이슬람교도와 국가들에 행한 불의의 결과라는 식으로 반응해서 많은 미국인의 분노를 샀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그 분노를 반영했다.
이번 미 대선으로 두 가치의 충돌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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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1/28/201611280274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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