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20 03:03 | 수정 : 2016.12.21 11:06
구약성경 사무엘기 상
"동의해, 지금도 총리는?" 지난달 1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송영길 의원이 황교안 총리(현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던진 질문의 말투였다.
10분쯤 계속된 질의에서 그는 황 총리를 '총리'라고 지칭했다.
"총리, 총리! 총리는…." "총리가 그런 것도…." "총리는 왜…." "총리는 즉각…."
그러면서 황 총리에게 "의원님 말씀을 경청해서 잘 알아봐서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답변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자기보다 6세 연상인 황 총리를 아랫사람 나무라듯 한 송 의원과
자기보다 6세 연상인 황 총리를 아랫사람 나무라듯 한 송 의원과
그런 모욕에 흔들리지 않고 차분히 답변한 황 총리의 태도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다소 여려 보이는 황 총리와 다부져 보이는 송 의원의 인상 때문이었을까.
다윗과 골리앗이 생각났다.
"주님께서는 칼이나 창 따위를 쓰셔서 구원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주님께서는 칼이나 창 따위를 쓰셔서 구원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기에 모인 온 무리가 알게 하겠다."
블레셋 장수인 거인 골리앗을 돌팔매 한 방으로 쓰러뜨리기에 앞서 소년 다윗이 한 말이다.
요즘 국회의 풍경을 보면 마치 골리앗의 집합소 같아 보인다.
문재인 전 의원은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지 않으면 혁명밖에 없다고 했다.
법으로 안 되면 물리력을 쓰겠다는 얘기다. 초법적인 발상이다.
한·미 간에 이미 합의된 사드 배치의 번복을 주장하고
집권하면 대북 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도까지 피력했다.
당 대표를 맡은 이래 좌충우돌 말 폭탄을 쏟아내던 추미애 의원은
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말을 듣지 않으면 권한대행의 자리에서 끌어내릴 수 있다고 암시했는데
이 또한 초법적인 발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비례대표 의원은 지난달
국회의원은 언성을 높이고 힐난조로 질의할 수 있지만
총리는 국회의원이 추궁하는 내용에 대해 증거를 요구해서는 안 되고
노려보는 태도로 답변해도 안 된다면서 총리와 눈싸움 퍼포먼스를 벌였다.
법에 따른 탄핵 절차가 진행되는 지금 우리 국민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정국 안정이다.
법에 따른 탄핵 절차가 진행되는 지금 우리 국민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정국 안정이다.
야권은 헌재에서 결론이 나올 때까지 황 대행이 국정을 확고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그게 법이 정한 절차다.
법질서를 흔들어 나라를 위태롭게 하면 민심의 돌팔매가 이번엔 그들을 겨눌 것이다.
♣ 알려왔습니다
▲20일자 A33면 '골리앗 의원들의 횡포' 칼럼에 대해 송영길 의원실 측은
송 의원이 황교안 총리에게 "동의해"라고 반말하지 않았으며
국회 속기록에 "동의해요"로 기록돼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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