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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집권만 하면 나라는 사라져도 되는가? - '미국이 없는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가?' (조선일보)

colorprom 2017. 1. 3. 18:53

[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29] 집권만 하면 나라는 사라져도 되는가?

  •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입력 : 2017.01.03 03:09

디네시 더수자 '미국이 없는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가?'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인도 출신 미국 학자 더수자는 저서 '미국이 없는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가?'에서

미국이 자살을 향해 가고 있다고 단언했다.

미국 내 진보주의자들의 조국에 대한 적대 행위가

보수에 대한 '균형 잡기'를 훌쩍 넘어 미국을 멸망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1776년 독립선언서에 천명한 건국자들(Founding Fathers)이 내건 자유·평등의 이상과

1968년 반체제 운동가들이 주도한 기득권층에 대한 혐오와 국가권력에 대한 모독 행위가 격돌해 왔다.


더수자는 1968년 세력이 미국을 장악해서 이대로라면 미국은 파탄에 이를 것이라고 예언한다.

더수자는 이 책에서 미국을 파괴하는 자칭 진보주의자들의 억지 주장과 행동들,

그리고 그들에게 휘둘리는 정치인·지식인들의 행태를 면밀하고 생생하게 파헤쳤다.

자유주의자들의 과오도 짚었지만 아무래도 그가 혐오하는 진보주의자들의 억지와 자기모순을 더 강조했다.


이 책을 읽으며 늘 가져왔던 미국의 장래에 대한 염려가 깊어졌다.

미국이 헤게모니를 상실한다면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어둡고 살벌한 곳이 되고 약소국들은 생존조차 아슬아슬해질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161228(현지시각)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을 진보주의자들로부터 지키려는 보수 세력이 내민 회심의 카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미국의 '재건'에 성공할지는 미지수이다.
어쨌든 트럼프의 미국은
우선 자국을 추스르기 위해 주변국과 약소국에 베풀던 '선심'을 대폭 축소할 게 분명하다.

미국 시사지 포린 폴리시(FP)는 최근호에서
문재인이나 이재명이 한국 대통령에 당선되면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했다.
사실 그 정도는 FP에 기고하는 외교 전문가가 아니라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트럼프는 정치지도자가 공공연히 반미 감정을 드러내는 나라를 보호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민과의 약속 때문에라도 그럴 수밖에 없다.

현 상황에서 우리가 독자적으로 북핵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은 없다.
그러니 한·미 동맹을 지속할 고도의 외교 전략을 짜야 하겠는데,
우리 대권 주자들은 절벽에 선 우리 안보에 무관심하거나 오히려 절벽 쪽으로 더 떠밀어내려는 것 같다.

민심을 선동해 대권을 잡아도 나라가 무너지면 승리의 개가(凱歌)가 다 무슨 소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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