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8 목요일
임 은미 (유니스) 목사 묵상
요즘 나의 삶은 참으로 단순(?)하기 짝이 없다.
어제는 할머니를 휠췌어에 태워서 요양원을 한바퀴 두바퀴 빙 빙 (날씨가 추우니 건물 안에서) 돌면서
운동을 시켜 드렸다.
이제는 힘이 없어 걸을 수 없는 나의 할머니.. 다리 근육이 정말로 많이 얇아지셨다.
팔도 들었다 올렸다 스트래칭 해 드리고
어깨 안마도 살 살 해 드리고
다리도 주물러 드리고
좋아하는 성경말씀도 오디오로 들려 드리고
밖의 경치가 보이는 창 곁에서
간식도 먹여 드리고
식혜도 마시게 하고..
할머니는 말씀이 많이 없으시지만
아주 좋아 하셨다.
다리에 덮는 무릎담요가 하나 필요하겠구나.. 생각을 했다.
내일 준비해 올 것.. 긴 양말.. 무릎 담요 ^^
창가에 서서
"할머니 우리 내일 여기 또 올까요?
운동하니까 기분 좋으시죠?"
그러니까 계속 고개를 끄덕 끄덕 하신다.
졸지도 않으신다.
창 밖 보는 것이 참 좋으셨는 것 같다.
진즈기 알았어야 했는데
이제는 매일같이 이 운동을 해 드려야겠다.
할머니랑 그렇게 시간 보내니 거의 두시간이 후딱하니 지나갔다.
"할머니 내일 또 올께요! 우리 내일 또 운동해요!
내일도 고구마 갖고 올까요?"
할머니 끄덕 끄덕 고개를 끄덕이신다.
오늘 보니 씹으면서 걸리는 것이 없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앴다.
내일도 삶은 고구마와 식혜는 꼭 챙겨 와야 할 것 같다.
요양원을 나오면서 우리 할머니 방문 한 사람 명단을 보았더니
폴이라고 고모집 큰 아들인데 매일같이 내가 다녀 간 시간 다음 즈음 해서
다녀간 방문 기록이 있다.
폴도 바쁘기 그지 없는 요즘 사회에서 말하는
"능력의 젊은이!"
할머니 방문을 그래도 시간 나는 때마다 하는구나 싶어서
괜히
폴의 이름을 보면서 마음이 짠해졌다.
(폴은 어렸을 때 부터 할머니가 키운 손자이다.)
할머니를 두고
요양원을 나올때면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느을 눈물이 난다.
요양원 들어갈 때 맡아지는 퀴퀴한 냄새..
이 냄새는 그래도 벌써(?)적응이 된 것 같다.
한국 할아버지 한분을 만났는데
걸어 다니시는 모습을 보니 감사했다.
다음에 오면 교회 다니시는가 슬쩌기 여쭤봐야 겠다.
우리 아버님은 집에서 일하시는
간병인 집사님이 딸인 나 보다 아버지를 더 잘 돌봐 주신다.
그래서 내가 할머니를 매일 방문할 수 있으니 이 일도 감사한 일이라고 하겠다.
요양원에서 할머니 뵙고 왔다고 하면
아버지께서 넘 좋아하신다.
그러니 나는 할머니 뵈로 다녀 오는 것도
우리 아버지께 효도 하는 것이다.
"아이고! 야야! 니가 와서 할머니가 운동도 하시고
너무 잘 되었구나!
잘 했다 잘 했어 아주 잘 했어!"
이렇게 기뻐하시는 우리 아버지!
나도 우리 아버님이 기뻐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감사한 매일 매일이다.
역 대 하 9장
6 - 내가 그 말들을 믿지 아니하였더니 이제 와서 본즉 당신의 지혜가 크다 한 말이 그 절반도 못 되니 당신은 내가 들은 소문보다 더하도다
But I did not believe what they said until I came and saw with my own eyes. Indeed, not even half the greatness of your wisdom was told me; you have far exceeded the report I heard.
"내가 들은 소문보다 더하도다!"라는 이 말씀이 마음에 와 닿는다.
스바여왕이 솔로몬의 지혜에 대한 소문을 멀리서 듣고
직접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러 와서
그의 지혜로운 말을 듣고
한 고백이 바로 이 고백인 것이다.
내가 들은 소문 보다..
우리들은 어떠한 일들에 대하여
어떠한 사람에 대하여
이렇게 저렇게 들을 때가 있다.
좋은 평판이던지
나쁜 평판이던지..
그런데 우리가 듣는 만큼 그대로인 일이 더 많을까?
그렇지 않은 일이 더 많을까?
좋은 사람으로 알려 졌다면
알려진 만큼 정말 좋은 사람일까?
알려진 그것이 다 일까?
그것 보다 더 좋은 일들이 많이 있는데
알려진 것만 그 만큼일까?
나쁜 사람으로 알려졌다면
알려진 만큼 정말 나쁜 사람일까?
알려진 그것이 다일까?
그것보다 더 나쁜 일들이 많이 있는데
알려진 것만 그 만큼일까?
과연 우리에 대한 소문(?)은 얼마만큼이
그대로인 것일까?
어제는 할머니를 두고 요양원을 나오면서
세상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을
"말하지 않는 수고"에 대한 생각을 해 보았다.
남들이 알아 주는 수고가 있지만
남들이 알아 주지 않는 수고도 있다.
남들이 다 하는 수고이니까 알아 주지 않는 그런 수고일 수도 있고
수고하는 사람이 수고한다고 티(?)를 내지 않아서이기에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똑같이 수고해도
수고한 것을 인정(?) 받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알아 주지 않아서 그래서 억울해야 하는가?
딱히 그렇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
점수로 따진다면
남들이 알아 준 수고의 점수는 80점을 맞았다고 한다면
남들이 알아 주지 않는 수고의 점수는
80점보다 높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좀 더 나아가서
"말하지 않은 수고"도 있지만
"말할 수 없는 수고"도 있을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요즘 그닥지 특별(?)난 일을 하지 않는다.
그 화려(?)해 보이는 사역도 하는 것이 없다.
사실 이맘 때즈음
한국에 있으면
연말이고
겨울 방학인지라..
각종 캠프와 중고등부 수양회
대학 청년부 수양회로
한달이라 하면 매일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설교 사역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에 효도(?)사역 들어 와 있을 작정을 하고
아무런 설교 스케쥴을 계획하지 않았다.
내가 어제 묵상에
사역도 안 하는데 왜 피곤한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인미 작가가
"사역 안해서 피곤한 거예요"라고 댓글을 보내 왔다
ㅎㅎㅎㅎ
아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는 "설교스타일"
설교를 해야 내가 사(?)는데
솔직히
인간적으로는 요즘
아.. 이래서 사람들이 우울증 걸리는구나..
그런 생각도 호사(?)스럽게 누려 본다
호 호 호 ^^(이론 이론 내가 말하고도 이 웬일?? 수줍어서리 ㅎ ㅎ ㅎ )
여튼..
요양원 마당의 맑은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말하지 않는 사람들의 수고"
와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의 수고"에 대한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얼마 전 아버님 친구와 안부 통화를 했다.
친구 아버님이기도 한지라
친구 안부도 물었더니
"아 걔는.. 그냥 애 낳고 애 키우고 그냥 살어
은미 목사처럼 그렇게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평범하게 살지.."
그렇게 말씀 하시기에
"아버님.. 별 말씀을요!
평범은 위대하외다!"라는 말이 괜히 있겠어요?
아버님도 딸 잘 키우셨어요!"
라고 말씀을 드렸다.
"평범..."
"특별.." 딱히 차이가 무엇일까?
말하는 수고들과
말하지 않는 수고들
그리고 그 가운데 말 할 수 없는 수고의 일들..
이 모든 일들을 누가 다 아시는가?
하나님이 아신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을 섬기지 않는다.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다.
오늘 내게 필요한 것은
위대한 일을 꼭 꿈꾸고 실현하는 것 보다는
오늘 내가 무엇을 하면
우리 하나님이 기뻐하시는지..
그 것에 대한 거룩한 고민(?)과
그 숙제를 매일 매일 잘 하면 될 것 같다.
학교에서 공부 잘 하는 학생은
한꺼번에 몰아서 벼락공부하는 학생이 아니고
매일 매일
복습 잘 하고 예습 잘하고
학교가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하라는 것 잘 하고..
하지 말라는 것 하지말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그닥지 커다란 일들이 아닌 것 같다.
단순해도
하나님의 마음에 꼭 드는 일들..
그런 일들을 내가 잘 해 내기를 기도 드린다.
주님 오늘도 최고의 날입니다.
단순한 날들이라서 감사합니다.
소문에 어떻게 나라는 사람이 나 있을른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일은 그닥지 나의 큰 관심이 아닌지 좀 되었습니다.
장족의 발전 ㅋㅋㅋㅋ )
그러나 소문대로보다
더 하나님이 칭찬하실 많은 것을 갖고 있는
그런 자의 삶이면 좋겠구나
그런 생각을
오늘 말씀을 보면서 해 보게 됩니다.
사람들이 아는 것 보다
이해 해 주는 것 보다
들어 놓은 것 보다
본 것 보다
더 깊고 은밀하고 아름다운 일들이
주님 눈에
주님 마음에 많이 쌓여 있는 그런 자의
삶을 살면 참 좋겠다 하는 그런 생각..
주님 사랑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우리주님 저를 보시면서 하루종일 기쁘시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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