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22 화
의령 남산 둘레길을 걷는다.
산은 온통 가을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솔방울도 발에 채이고 머리 위로 늦은 상수리 열매가 떨어지기도 한다.
의령은 작다.
한 눈에 시가지(市街地)가 다 들어온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보는 시가지와는 사뭇 다르다.
전망 좋은 벤치에 앉아 가을을 본다.
그 가을 속에 하나로 있는 나를 본다.
하나 하나가 모여 오천 만.
또 그 민족 하나 하나가 모여 칠십 사 억이나 된단다.
또 그 칠십 사 억의 사연들이 제각기 있을 터인데 나 하나에게 관심이나 가질 수 있을까?
관심 정도가 아니라 했다.
나 하나를 위해 이 땅을 지으셨고,
나 하나를 위에 이 땅에 오셨고,
나 하나를 위해 죽으셨고,
나 하나를 위해 부활하셨고,
나 하나를 위해 다시 오시겠다 하셨다.
우리 모두가 그런 하나 하나인 존귀한 자란다.
존귀한 당신을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