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0일, 목요일
오늘 아침, 모처럼 학교 안 간다며 어슬렁거리던 작은애가 지나가는 말처럼 심드렁하게 한 마디 던졌다.
- 나, A 회사에 원서 넣었는데, 안 될 거야, 아마.
- 그래? 근데...왜 안 될 거라고 그래?
- 아...시간이 없어서 자소서 (자기소개서)도 잘 못 썼거든...
그냥 내가 취직 알아보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 거야.
- 그래, 그랬구나...
- 내가 알아보고 있다고 말하면 또 걱정하고, 뭐...그럴까봐...
- ... 그래, 알았어. (섭섭!)
그렇지않아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다.
신문에는 회사들 공채니 뭐니 계속 취업이야기가 나오는데,
도대체 4학년 졸업반인 작은애에게서 취업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쪽 전공애들은 뭐 또 다른 길이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은근 궁금해하던 중이었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고 있으니 그런 줄 알고 신경 끊으라는 [공표]?!
며칠 전의 [일용할 양식] 글이 생각난다.
꼭 해야 하나요? ( 2016년 10월 17일 월요일) 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 혹시 에마뉴엘이 힘들었겠다고 생각된다면,
“쉬지 말고 기도하라” 혹은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있으라는 데살로니가전서 5장 17절 말씀을 보십시오.
우리 어른들 중에도 기도가 지루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를 모르거나,
기도가 하나님 아버지와의 대화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17세기에 프랑수아 페넬롱이 기도에 관해 썼던 글이 나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사랑하는 친구에게 마음속의 즐겁고 힘든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처럼,
당신 마음속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말하십시오.
어려움을 아뢰면 하나님께서 위로를 주시고, 기쁨을 아뢰면 하나님께서 들뜬 마음을 가라앉혀 주시며,
바라는 것들을 아뢰면 그것들을 정결하게 해주실 것입니다.” 그는 계속 말합니다.
“유혹 받음을 하나님께 고하면 그것들로부터 보호해주실 것이며,
마음의 상처를 하나님께 보여주면 치유해주실 것입니다. …
이렇게 당신의 약함이나 필요함, 어려움들을 모두 쏟아낸다면
하나님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작은애가 우리의 염려를 걱정하여 말을 전혀 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취직되었다고 알려만 준다면,
우리는 행복할까? 알아서 잘 한다며 좋아하기만 할까? ...어쩌면 그보다는 섭섭할 것 같다.
아, 이렇게 날라가는구나...떨어져 나가는구나...싶을 것 같다.
함께 기뻐할 수 있음, 함께함의 기쁨이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은애가 자기 일을 꺼내놓지 못함은 우리의 책임도 있을 것이다.
그 일에 참여함이 그에게는 간섭, 재촉이 되고,
결과에 따라 우리가 실망하고 조급해하는 후폭풍이 될까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출근길에 한강다리를 넘어오면서 남편에게 말했다.
- 우리도 전에는 결과를 보고 나서 말하겠다, 뭐 그런 이상한 자존심같은게 있었잖아요?
안 되었으면 입 다물고, 잘 되었으면 알리겠다, 뭐 그런 마음.
애들 마음이 그런지도 몰라....
(어쩌면 큰애도 나름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작은애처럼!)
내가 나이먹고 달라진 것은...김치국물이라도 먹자, 다~같이, 뭐 그런 마음이 생긴 거예요.
기대할 것이 있는 것만도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기다리는 동안 기대할 수 있음을 즐기고, 안 되었으면 또 안 되었다 하면 되고...
그것도 살아있다는 것이니께~*^^*
그러고 보면 내가 잘 한 일이 하나 있어요.
엄마가 늘 그랬거든요, '그만 하고 밥 좀 먹어라!'
집에만 오면 늘 배고파해서 엄마가 밥 부터 챙겨주셨는데,
나는 밥상머리에서 하루 종일 있었던 일 보고하느라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했거든요.
엄마는 또 그걸 다 들어줬어요...!!!
어쩌면 그게 내가 한 일 중에 제일 잘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싶네요!
지금도 시어머니와 통화를 하면 한~참을 한다.
그리고 언젠가 어머니가 교회분들에게 그러시더란다.
- 나는 우리 며느리에 대해서 다 알아요. 회사 일이고 친구 일이고...
나는 우리 경화가 전화하면 얼른 의자부터 끌어다 앉아요....
옛날에도 당신 어머니에게 같이 살던 당신 조카며느리가 아무런 말을 않는다는 말을 하셨었다.
이제 그 어머니의 연세가 되신 당신들이 또 그 주변 젊은 사람들에 대해 느끼는 소외감을 말씀하시나 보다.
그러니 그런 말씀을 하셨겠지?! *^^*
내가 전에는 자동수다였다면, 지금은 약간의 노력수다라는 점이 좀 달라진 점이기는 하다. *^^*
특히나 요즘은 그렇게 말을 하고 싶은 주제도 없는 게 사실이니까. (나이들어 참 좋은 점이다!!!)
애들이 어렸을 때는 아이들 생활을 궁금해 할 필요가 없이 들여다 볼 방법이 많았었다. 내가 크니까!
(오히려 짐짓 모르는 척 하는 연기가 필요했다. *^^*)
지금은 거꾸로가 되었다. 그들이 인심쓰듯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지 않으면...알 수가 없다!!!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척, 보여주는 것이 [배려]라면,
우리는 기회가 되었을 때 (감사히) 열심히 들어주고 봐 주고, 공감을 표하는 정도까지만 해야하지 싶다.
그저 같은 편이구나...하는 정도까지만.
(그때 오바하면 아예 문을 닫을 것임을 잊지 말 일이다!!! ㅠㅠ~)
그게 애들이 [효자]일 수 있게 만드는 방법 아닐까 싶다!
어려서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할 때도 어려웠지만, 다 큰 지금도 어른노릇하기는 쉽지않다 싶다.
아...배움은 끝이 없구나~~~*^^*
다행이라면...애들과의 관계에서 나 역시 역지사지로 나와 엄마, 나와 하나님을 생각할 수있다는 것!!!
아, 하나님, 저 땜시 참 섭섭하셨지요? 요정도라도 될 때까지 기다려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
덕분에 기도에 대하여도 정리를 한다.
기도는 하나님 아버지와의 대화이다! 중얼중얼, 이야기해드리고 이야기 듣는...
문제는 나는 하나님 말씀을 아직도 못 듣는 다는 것! 말하기에 바빠서...ㅎㅎㅎ~ 죄송합니당~*^^*
아직 편안한 부모가 못 되는 것을 확인한 것 같습니다.
얘들아, 미안하고 부끄럽다... ㅠㅠ~
참, 애 말을 들으며 다시 느낀 점!!!
부정적으로 말하지 말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것!
부정적인 말을 하면, 부정적인 기운이 모여든다고 했으니!!! 으흠~!!! *^^*
오늘 수다, 끝!!! 이제 친정아버지께 갑니다~*^^* 몇 번의 가을을 더 보실지...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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