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오병이어의 기적?

colorprom 2016. 7. 27. 14:22

2016년 7월 27일, 수요일

 

지난 월요일, 아쿠아로빅 수업중에 문득 종이에 베인듯한 작고 날카로운 통증을 느꼈다.

이상하다~하면서 나중에 보니 엄지발가락 밑에 아주 작은 상처가 있었다.

아...이래서 사람들이 아쿠아슈즈를 신는구나...하면서도 별 것 아니라고 무시했는데,

아이고...화요일, 수요일...오늘도 날카로운 통증에 마음놓고 몸에 힘을 줄 수가 없었다.

 

수업 끝나고 나오면서 옆의 선배님께 발가락 상처 이야기를 했더니만, 그 옆에 계시던 다른 선배님이 물었다.

- 자기, 발 사이즈가 몇이야?  내 것이 좀 늘어나서 요새 안 신는데, 맞으면 그거 신지?!

- 네~좋지요, 그럼.  그렇지않아도 주말에 하나 사야겠다 했어요~!!!  *^^*

 

오늘, 기대하지도 않은 아쿠아슈즈가 생겼다.

 

ㅎ~월수금 오전 아쿠아클래스에는 20명 정도의 (아줌마, 할머니)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보니 그릇이 마구 깨지는게 아니라 무슨 말만 하면 다~해결이 된다. *^^*

 

- 자기, 수영복이 왜 이리 무겁냐?  탈수통에 자기 것 하나 들어가면 꽉 찬다~

- 네, 그렇잖아도 하나 사려고 했어요~

- 아, 나한테 새것이 하나 있는데, 나한테 좀 작아.  다음에 가지고 올테니 입어볼테야?

 

=>수영복 해결!

 

- 젊은 사람이 멋 좀 내지~다음에 올 때 작아진 옷 갖고 올께, 맞을 것 같으면 입어. 맞을 것도 같은데...

- 네, 알았어요~감사합니다~*^^*

 

=>웃도리, 바지, 조끼에 파란색 이쁜 고무신(!)까지!!!  모두 나한테는 최'신상'들이다!!!  ㅎㅎㅎ~

 

뿐인가? 또 다른 분이 슬그머니 내민 손에는 에센스, 아이크림, 거기에 덤으로 이쁜 화장품지갑까지 따라온다.

 

그뿐이 아니다.

인삿말로 묻는 안부에 별 생각없이 아버지가 이러시고, 어머니가 이러시고...하다보면,

그거는 무엇 때문일 것이고, 어디에 가면 어떤 선생님이 계시고...어떻게 하면 된다는 둥,

월수금 40분 수업에 그 잠깐의 씻고 입으며 오가는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정보만물상]이다.

특히나 노인문제에 관한 한, 평균연령 70은 되는 이곳은 최고의 [노인전문센터]다!  *^^*

 

얻어먹는 사람 몫이 제일 많다고 했던가?

혹시 '오병이어의 기적'도 이런 것 아니었을까?

 

오랫만에 비도 오시는 오늘,

발가락의 그 작은 상처에 절절매는 나를 보며 참 사람 몸이 신기하다...싶고,

생각지도 않게 아쿠아로빅신발이 생기니 문득 위로받는 기분에 혼자 흐뭇하다.

 

월수금 45분 정도의 수업에 씻고입는 시간까지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참 감사하고 행복하다.

'운동을 하면 하루는 짧으나 인생은 길다' 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스스로 위로하는 바이다!!! *^^*

(가끔 바쁘다...하면서 아쿠아로빅 할 시간은 있나??? 스스로 회의할 때도 있습니다!  ㅎ~)

 

한참 위 언니들께 (한 분은 우리 엄마랑도 동갑이시고, 또 분은 엄마보다도 위이시다.) 받기만 하니,

으흠...워쩔까나...생각도 하게 됩니다!!! 

아뭏든, 저도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꾸벅~*^^*

 

멋장이 선배님들, 감사합니다~늘 건강유의하셔요~ *^^*

 

내가 남자였으면 나는 확실히 대머리가 되어있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