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25 금
아침 식탁에 밥 그릇이 하나다.
쌀이 떨어졌나 보다.
아내는 기도원에 다녀 오겠다 한다.
아! 오늘이 Good Friday 이다.
난 비탈진 산에라도 가야겠다.
우리 집 앞산 아래에는 예비군 훈련장이 있어 총소리가 난다.
그 건너편으로는 큰 공원묘지가 있다.
산사에서 들려오는 목탁소리도 있다.
잎이 없는 계절이라 온통 아파트뿐인 휑한 시가지 멀리로 100층이 넘는다는 건물도 보인다.
내가 걷는 이 길이 산티아고다,
내가 걷는 이 길이 비아돌로로사다 생각하며 걷는다.
산을 오르며 나무가지에
걱정을 걸어두고,
염려도 걸어두고,
세상도 걸어두고 왔다.
가뿐하다.
내려갈 때 모른 척 하고 갈 거다.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기가 쉽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