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2일, 월요일
- 나 당신 비밀을 알았어!
- 엥? 뭔 비밀?
- 당신의 소울푸드는...크림스프야!
- (아이쿠, 난 또!!! 얼마 전 TV에서 소울푸드 어쩌고 하니까 흉 보더니만...그새 갖다 쓰시네~!!!)
직장인 간단부페식당에 크림스프가 나온 것을 보고 내가 씨익~웃더란다.
맞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다.
크림스프를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다.
수퍼에서도 늘 크림스프를 지나치지 못한다.
크림스프는 나에게...뭔가 이국적인 무엇이다.
내가 처음 만난 서양음식이 아마도 크림스프가 아니었을가?!
엄마가 만들어주신 카스테라도 있었고, 빵가루 묻혀 튀긴 돈까스도 있었는데
왜 크림스프만 보면 이토록 흐뭇할까?
으흠...뭉근한 따뜻함이 푸근함으로 연결되어서일까???
아하...명동의 통닭집??? 크림스프와 통닭 반 마리를 주던??? 아, 그 집의 추억일까?
주말에는 노트검사와 회초리'보리타작'이 있었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다같이 명동의 통닭집 행사가 이어졌다.
그야말로 당근과 채찍이었는데...아니, 채찍과 당근이었는데...
이미 회초리 세례를 받은 후의 당근은 오히려 어색하고 서글펐었다. 억지로 먹어야 하는 듯한.
그때의 아버지는 가장으로서의 당신의 신성한 의무를 최선을 다해 완수중이셨으리라.
마음아픈 회초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의 표현이었으리라.
그분은 우리의 웃음을 얼마나 기대하셨었을까?
한참 나이가 들고 다큰 우리에게 아버지는 술의 힘을 빌려 슬그머니 하소연 하셨었다.
우리집 애들은 안기는 게 없어...! (= 애교가 없어!!!, 나를 사랑하지 않는 듯 해!)
그러나 그러기엔 우리에게 아버지는 너무너무 무서웠었다...ㅠㅠ~
(사실은 며느리가 생겼을 때, 그녀의 애교를 참 기대했었다...우리가 못 하는 대신에!!! 에효~)
무서운 아버지 대신 과묵하게 우리를 감싸주신 엄마...
아버지와 우리들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우리를 감싸주신 엄마...
어쩌면 크림스프는 엄마의 은근한 푸근함을 생각나게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벌써 엄마 가신 지 9개월이다.
시간은 참 잘~간다.
하늘 엄마 대신 땅 위에서 크림스프를 더 많이 찾게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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