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의영묵상일기

시골학교 운동장에서

colorprom 2015. 10. 1. 18:08

2015년 9월 30일, 수요일

 

5학년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공손하고 예쁘게 인사를 한다.
나는 아침 산책 길이고,
그 아이는 등교 길이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나는 여태껏 이런 곳에서 살아보지 못했다.
학급도 5학년만 두 학급 나머지 학년은 모두 한 학급씩인 작은 읍 단위 초등학교 운동장이다.
그 아이가 손에 붕대를 감고 오니 학교버스 기사아저씨가 괜찮냐고 묻는 것 같다.
나도 30년 이상을 선생으로 살았다.
학교에서, 운동장에서 이렇게 마음이 따뜻해진 적이 몇 번은 있었겠지.
그래, 있었을 거다.
그래도 지난 세월 그저 바쁘게 살아온 것이 아프다.
아이들이 하나 둘씩 늘어간다.
이제 저 아이들의 운동장이 될 시간이다.
노란 school bus도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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