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30일, 일요일
중환자실에서 엄마의 혈압, 맥박 수치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흘낏흘낏 보면서도
나는 내내 침대 위, 허공을 향했다.
손으로는 엄마 다리와 발을 쓰다듬으면서. 나는 확신에 차서 혼자 말을 했다.
- 엄마, 보고 있지?! 우리 8명 다 와 있는 거 보고 있지? 지금 좋지?! 가볍고 좋지?!
엄마를 화장한 후, 엄마 뼈가루 한 옆에 모아 놓은 엄마 몸 속에 있던 철제 기구들을 보면서...피식, 웃었다.
- 으이구...엄마, 힘들었지? 이제 시원하지?! 참 별 거 아니다, 그치, 엄마?!
정말로 시원했다.
얼마나 가벼울까, 우리 엄마.
무거운 몸... 당뇨에, 고혈압에, 심장의 스텐트에, 물이 차던 심장과 폐...척추, 고관절, 무릎의 기구들...
그 몸을 벗어버리고 더위 오기 전에 훨훨 날아간 우리 엄마...
정말로 무거운 옷을 벗어놓고 더위 오기 전에 얼른 도망가셨다고 믿었다.
(정말 금년처럼 더웠던 해가 있었을까? 내가 거의 치마를 살 뻔 했구만~*^^*)
교회에서 떡과 수박을 내면서도 '축하파티'라고 믿었다.
위로가 아니라 축하받을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프다가 떠나는 것이 남은 자들에게는 훨씬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엄마는 힘들었겠지만, 나는 병원 들락거리던 시간들이 참 고맙다!!!
엄마, 시간 주셔서 고마와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셨다 믿으니 나는 걱정 안합니다. 엄마, 좀 있다 만나요~~~*^^*
"CBSi HolyDay" <qtmail@groupmail.cbs.co.kr> 1분 묵상
마음을 차분히 2015년 8월 30일 일요일 | |
“육신이란 바람에 굴러가는 헌 누더기에 지나지 않는다. 영혼이 그 위를 지그시 내려 누르지 않는다면… ”
경희사이버대학교수인 조정권 시인의 <산정묘지>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새털처럼 가벼워서 잘 붙잡아 주지 않으면 붕붕 떠다니기 십상입니다. 절기로 처서가 지났으니 이제 곧 가을입니다. 이 가을에 불평도 짜증도 다 내려놓고 들뜬 마음도 내려놓아야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분주한 마음을 내려놓아야 주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음을 기억합시다. |
'[중얼중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의 영업사원으로 한 건 올렸습니다~*^^* (0) | 2015.09.05 |
---|---|
섭섭귀신 (0) | 2015.09.04 |
'내일, 다음에...' (0) | 2015.08.30 |
행복한 사람은... (0) | 2015.08.13 |
얘들아, 나 할머니 되고 잡다. *^^* (0) | 2015.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