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섭섭귀신

colorprom 2015. 9. 4. 14:50

2015년 9월 4일, 금요일

 

부목사로 계시는 최목사님으로부터 카톡 도착~

 

[목사님] [오전 11:03]

집사님..중앙대병원왔는데, 강권사님이 화장실에 계셔서 속이 안좋으시다고

오늘은 그냥 가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네요..심방받은걸 진짜 싫어하시긴 하네요...

그냥 기다렸다 얼굴은 뵙고 가려구요.


[colorprom 이경화] [오전 11:15]

아이고~~~~~성의 표시하신 것이니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목사님] [오전 11:32]

아니요..심방 잘받으셨네요..이야기도 한참하고..기도도 함께했어요..반가워하시네요
알려주셔서 심방 잘하고  가요..집사님(씨익) 봄보다는  마음이 많이 좋아지셨네요


[colorprom 이경화] [오전 11:49]

(씨익)짝짝짝~~~성공! 잘하셨습니다! (오케이)(최고)


[목사님] [오전 11:50]

어르신들 말씀은... 들어야하나봐요...미안해서 연락못드렸다고 하시면서...

이런저런 얘기 한참 하셨어요...저도 좋았습니다..집사님 덕분이예요


[colorprom 이경화] [오전 11:51] (방긋) 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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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권사님은 우리 엄마와 같은 성씨에, 동갑, 게다가 같은 여고 동문이시며,

사시는 곳도 마침 우리 집과 겨우 1 정류장 떨어진 곳에 사신다.

이래저래 가까이 지내게 되어 주위로부터 농반진반 '양아들, 양며느리'라 불리우게 되었다.

워낙 깔끔하고 반듯하신 분이신데 증상까지도 어쩌면 그렇게 우리 엄마와 비슷하신지...

 

문제는 어르신의 자존심이다.

목사님은 '병문안 겸 심방'을 하셔야 겠고, 권사님은 아픈 모습 안 보이고 싶으시고...

자연 내가 그 중간에 서게 되었다.

목사님은 나에게 사정을 이야기 하시고,

권사님은 권사님대로 내게 '문병 거절'의 뜻을 전하라 말씀하시니, 사실 그동안 좀 불편했다.

 

어제, 병원에 들어가셨다고 연락이 왔다.

일단 목사님께 알렸다.  헛걸음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뭏든 내일 병원에 계신다고. 

이번에도 안되면 또 나중에 상황을 알려드리겠노라고.

그리고 저녁에 병원에 들러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고 다시 목사님께 알려드렸다.

1시 반에 시술 들어가시면 4시 경에 나오실 듯 하니, 만일 가실 것이면 1시 전이나 4시 이후에 가시라고.

(친자식도 아닌데...목사님을 가시라 마시라 하는 거 아닌가도 내심 걱정이었고,

강권사님께도 실례 아닌가 싶기도 하고...나는 극소심 aaa형 입니다!!!  *^^*)

 

그리고 오늘 드디어 몇 번의 전화와 카톡이 오고가고...시원하게 한 건이 끝났다!!!  ㅎ~

누가 보면 정상회담이라도 성사시킨 줄 알겠네...ㅎ~ *^^*

 

그런데...카톡 말미, 목사님의 '집사님 덕분이예요~'라는 멘트가 참 고마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보다는 '덕분입니다~'라는 감사표현이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 고마와요~

- 뭘요, 당연한 일인 걸요...

이게 되는 집안이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또 내가 안다...(덤덤~! 이건 고단수 경우이고)

문득 주위 누군가가 아는 것 같으면, 머쓱해서, 뭐, 별 거 아닌데...하면서도, 흐믓!!! !(이거, 내 급이다!! *^^*)

 

너무 정색하며 칭찬하면...이거 우리 안 좋아 한다!  닭살!!! (나는 겨우 요정도의 수준인걸로!!!  *^^*)

 

요란하게 칭찬하지 않으면서도 의젓하게 전해줄 수 있는 인정 기법!!!  이거, 아주 중요하다!  ㅎ~

이게 안되면...천천히, 아주 천천히 섭섭귀신에게 빠진다.

(이게 정말 내 수준이다!!!  요즘 확실히 느끼고 있다!  ㅎ~)

 

리더들, 윗 사람들, 이거 알아야 한다.

독려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잃지 않는 방법도 중요하다는 것을!

표시나는 칭찬도 중요하지만, 소리 없는 칭찬도, 감사 표시도 중요하다는 것을!

 

 

사실은 내가 정말 실패한 것이 이것이었습니다.  바로 감사표현에 인색했던 것입니다!!!

어설픈 칭찬은 모욕이라고 믿었습니다.

당연하다는 자세가 오히려 칭찬이라 믿었습니다.

직원들에게나 자식들에게나 칭찬에 참 인색했습니다.

그것이 오히려 그들을 인정한다는 의미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보니, 칭찬이 부족했다기 보다는 '감사'가 부족했었음을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교만]해서 였다는 것을 알겠습니다...ㅎ~

서로가 서로에게 고맙다 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되는 방법이라는 것을 미처 몰랐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그것은 [섭섭귀신]입니다.

섭섭귀신을 몰아내는 방법은, [고맙다,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를 적절한 때에 표현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그것이 마음을 본다...의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부족했던 나로 인해 혹 섭섭귀신에게 빠진 사람들?...용서해주세요. (특히 우리 애들이 제일 아팠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나로부터 공부하셨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좋은 선배, 좋은 어른들이 되기를 진심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