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17일, 월요일
우리 집에는 십년이 넘은 에어컨이 있다.
오십년이 넘은 선풍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런데 그 에어컨은 십여년 동안 시원한 바람을 주는 일보다
"우리 집에 에어컨 있어"하는 마음의 안심을 주는 일을 더 많이 한 것 같다.
산 아래 아파트에 사니 그리 덥지 않아 에어컨까지 켤 일이 별로 없었던 까닭이다.
오십년이 넘은 선풍기는 매년 여름 산바람을 날라다 주는데 말이다.
겨울에도 한 여름에도 늘 그 자리에 있으면서 내게 마음의 안심을 주는 것은
에어컨 말고 또 무엇이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