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작은애가 2달동안 집을 비웁니다.

colorprom 2015. 6. 25. 12:41

2015년 6월 25일, 목요일

 

오늘 엄마 연미사, 문정2동 성당, 저녁 8시.

6월에 돌아가신 분이 우리 엄마 뿐이셔서 엄마 미사가 될 것 같다고.

다음 달, 7월 마지막 금요일, 31일은 우리식으로 [탈상]미사가 될 것이란다.

 

다음 달에는 작은애가 참석 못할 것이라고 오늘 참석하겠단다.  고맙다.

 

작은애가 이번 토요일 미국으로 영어연수를 떠난다.  [고모 장학생]으로서.  2달.

작년에 친구와 둘이 대만을 3~4일 다녀온 것 빼고, 처음으로 집을 떠나는 셈이다.  그것도 2달이나.

2달에 영어가 얼마나 늘겠는가마는 그보다 혼자 지내는 것이 더 의미있을 것이라 믿는다.

 

학년말 전시 어쩌고 하다가 어제부터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핸드폰 USIM칩, 달러 환전, 민박집 선물, 뉴욕에 있는 고모 딸과 큰애의 시누이에게 줄 선물...라면, 김...

혹시나 집주인에게 불고기를 대접하게 될까 하며 불고기 양념장까지.  *^^*

 

갑자기 짐정리를 하던 작은애가 물었다.

- 참, 미국에서 엄마 재료사던 화방이름이 뭐라고요?

- 아, cannal st. 에 있는  !! (참으로 오랫만에 불러보는 이름!~)

역시나...벌써 남편은 핸드폰으로 PEARL PAINT를 검색하며 '여기야~'했다.

- 우리 '알파문구'만 해요?

- (남편) 뭐야?  열배, 스무배도 넘을걸~~~어?!  뭐야, 펄페인트가 문을 닫았네!

 

정말...빨간색칠이 된 PEARL PAINT 빌딩과 함께 4월에 문닫는다는 기사가 있었다.

 

으흠...뭐라할까...정말 나의 시대가 지나가고 있구나...싶은 느낌?!

너무나 당연하게 부르던 '엄마~', 그리고 '별일 없다~'하시던 엄마 목소리가 사라진 지금...의 느낌!

없어진 학교, 모교의 자리를 보는 기분...같은 것?!

 

20대 후반, 30대 초반을 보냈던 뉴욕에 지금은 막내 시누의 작은딸, 결혼한 큰애의 시누이가 있다.

그리고 이제 우리 작은애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2달을 뉴욕에서 지낼 예정이다.

모두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다...

그들의 뉴욕에 나의 [펄페인트]는 사라졌다.  ㅎ~

 

80년대에 같이 살던 사람들이 모두 환갑 언저리, 장인장모시부모들이 되었다.

환갑되면 뉴욕에 같이 가자~하던 사람들을 이제 자녀들 결혼식장에서, 부모님들 장례식에서 만난다.

J씨가 그러더란다.  내년에 부부동반으로 뉴욕에 같이 가자고.

 

나는 싫다고 했다.

전에는 ~뭐가 있었는데, 전에는 ~뭐가 좋았는데...식의 이야기들은 귀찮기만하다고.

지금으로 연결되지 않은 옛날 사람들은 별 재미도, 의미도 없다고.

그냥 지나간 시간으로 놔두고 싶다고.

 

작은애에게 내 친구들 전화번호를 줄까 하다가 그만두기로 했다.

너는 너로 보고 잘 지내고 와라...새사람의 눈에 무엇을 담아올까 참 궁금하다.

 

늘 끄적거리는 작은애는 분명 스케치북 한 권 정도는 채워올 겁니다. 

기대할 수 있는 후배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후원자가 되어준 우리 시누이, 작은애의 고모에게도 감사~합니다.  꾸벅~*^^*

 

드디어 [빈둥지]를 예습합니다.  우리 부부 둘만의 생활...도 궁금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