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발효빵을 구웠어요.
간만에 만든거라 전전 날 미리 폴리쉬 반죽 만들고, 전 날 반죽해 저온발효도 시키고..
3일에 걸쳐 무지무지 공을 들여 만든 통잡곡바게트랍니다..^^
재료
폴리쉬 반죽 : 통밀가루 200g, 물 200g, 이스트 1g
본반죽 : 강력분 400g, 물 180~200g, 이스트 3g, 소금 11g + 폴리쉬 반죽
삶은 잡곡 200g
먼저, 빵 만들기 전전날 폴리쉬 반죽을 만듭니다.
폴리쉬는 폴란드에서 처음 만든 발효종으로
밀가루와 물을 1 : 1로 섞고 소량의 이스트를 첨가해 발효시켜 본반죽에 섞어 사용하는거에요.
빵 반죽에서 폴리쉬 반죽의 비율이 커질 수록
빵 속의 기공이 크고 많아지면서 더 쫄깃한 빵이 된다고 해요.
저는 좀 더 건강한 빵을 위해 폴리쉬를 통밀가루로 만들었어요.
통밀가루와 물을 같은 양으로 넣고, 이스트도 조금 넣어 덩어리가 없어질 정도로만 섞은 후
랩 덮고 (구멍 뽕뽕) 그대로 실온에 밤새 두어 발효시켜요.
(보통 22도의 상온에서 12~18시간 발효)
밤새 발효가 진행되면 다음 날 이런 모습의 폴리쉬가 만들어지는데
부피가 2배 이상으로 부풀고, 부글부글 끓어오른 모습으로 구멍이 뽕뽕 생겼으면 발효가 잘 된거에요.
이렇게 완성된 폴리쉬반죽은 냉장고에서 3일까지 보관이 가능하고
냉장했던 폴리쉬는 사용하기 전에 미리 꺼내두어 냉기를 없애고 사용하면 되요.
부글부글 잘 발효된 폴리쉬를 보니 왠지 빵이 잘 나올 것 같은 예감이..ㅎㅎ
본반죽 재료에 폴리쉬를 넣고 반죽을 해줍니다.
폴리쉬가 질은 편이니까 본반죽의 물은 처음부터 다 넣지말고 조금 남겨두었다가
반죽의 상태를 봐가면서 추가해주는게 좋아요.
매끄럽게 완성된 반죽은 둥글게 모양 잡아 볼에 담고 1차 발효를 하는데
전 냉장고에서 저온 발효를 해줄거라 냉장고에 넣기 편한 밀폐용기를 사용했어요.
밀폐용기에 반죽을 담고 뚜껑을 닫아 12시간 이상 발효하면,
짜자잔~~~!!!!
밀폐용기 높이만큼 빠방하게, 너무나 잘 부풀어준 반죽!
깊이가 깊은 용기를 사용할 때는 괜찮은데
크기가 어중간한 밀폐용기를 사용할 때는 뚜껑을 꽉 닫지 말고 위에 살짝 얹어놓는게 좋아요~
뽀얀 백자 도자기처럼 너무나 곱죠
실제로는 사진보다 훨씬훨씬 더 고와서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다는..ㅎㅎ
냉장발효가 잘 된 반죽은 성형하기 좋도록
실온에 꺼내 1시간 정도 두어 냉기를 없애줘요.
반죽의 냉기를 없애는 동안 잡곡을 삶아주는데
요 잡곡은 저희 집에서 삼시 세끼 항상 밥에 넣어서 먹는 잡곡들이에요.
흑미, 홍미, 녹미, 현미, 찰보리, 검은콩 등등이 섞여있죠.
위 잡곡들은 일반 쌀보다 좀 더 단단해서 그런지 그냥 냄비에 물이랑 같이 넣고 삶으니까
물도 무지 많이 먹고 시간도 생각보다 오래 걸리더라구요.
충분히 불린 후 밥 지을 때 밥솥 한켠에 같이 넣고 지어서 사용하는게 좋을 듯..
암튼, 잡곡은 대충 익을 정도로만 질지않게 삶아서 식혀요.
삶기 전에는 잡곡색이 더 알록달록했는데 흑미랑 검은콩이 익으면서 진한 물이 나와서
알록달록한 빛깔이 없어져 좀 아쉬웠어요.
좀 더 알록달록한 빵을 원하시면 따로 익혀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일 듯..
냉기를 없앤 반죽은 반죽 속의 가스를 빼준 후 분할하는데
펀치를 하기 전에 발효가 얼마나 잘 됐나 거미줄을 살짝 확인 해봤어요.
저 정도면 냉장발효가 괜찮게 된 것 같죠?
반죽 속 가스를 빼준 후 2개로 나눠,
한 개는 그대로 둥글리기해서 중간발효를 시켜주고,
한 개에는 삶은 잡곡을 섞어
둥글리기 한 후 중간발효를 시켜줬어요.
삶은 잡곡이 들어가니까 역시 반죽이 좀 질어져서 덧밀가루를 많이 사용했네요.
중간발효가 끝난 반죽은 손바닥으로 펀치해
둥글납작하게 만들어준 후 위에서 부터 단단하게 돌돌말아 성형을 해요.
방망이 모양의 길다란 바게트를 원하시면
밀대를 사용해 양옆이 긴 타원형으로 밀어준 후 돌돌 말아 성형하면 되요.
전 샌드위치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큼지막한 바게트를 만들려고
살짝 날씬한 럭비공형으로 성형했어요.
성형한 반죽은 팬 중간에 대각선으로 팬닝.
잡곡을 넣지 않은 반죽도 같은 방법으로 성형해 팬닝.
성형하고 팬닝한 반죽은 비닐이나 젖은 면보를 덮고 2배로 부풀 때까지 2차 발효.
실온에 두고 발효하던, 따뜻한 곳에서 발효하던,
시간보다는 반죽이 부푸는 정도를 보고 발효 완료 시점을 정해요.
2차 발효가 완료되면 윗면을 살짝 말려준 후 칼집을 내고,
바삭한 껍질이 만들어지도록 반주과 팬 전체에 물을 흥건하게 뿌려줘요.
그리고 200~21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30분간 구워줍니다.
전 팬 두개를 사용해 오븐 윗단, 아랫단에 넣고 구워서 온도를 조금 낮게 설정했는데
한 덩어리만 아랫단에 넣고 구울 때는 온도를 좀 더 높이셔도 되요.
전 오븐 스팀기능을 이용해 중간에 스팀을 5분 정도 더 쐬어주고,
위아랫단 팬 위치도 바꿔가면서 구웠어요.
그렇게 3일에 걸쳐 반죽하고, 발효하고, 또 정성스럽게 성형하고 구운 결과물이,
바로바로바로~ 여기 있습니당!!
반죽이랑 발효, 성형, 굽기는 다 만족스럽게 잘 이루어졌는데
단 한가지, 칼집내는 기술이 여전히 부족한터라 칼집낼 때 애를 좀 먹었는데
역시나 완성된 빵에서 엉망인 칼집이 눈에 확~ 띈다는..--;;
그래도 오븐스프링이 빠방하게 잘 나와주어서 기분 짱~!
식빵은 팬 높이랑 비교해서 반죽 발효 완료 시점을 결정하면 되니까 편한데
바게트는 그냥 반죽 크기만 보고 판단해야하는거라
2차 발효 완료 시점을 정확히 알기가 어려워 오븐스프링이 제대로 나와준 적이 거의 없었는데
오늘은 발효 시간이 잘 맞았는지 오븐스프링이 빠방빠방!!
특히, 잡곡을 넣지 않은 요 녀석이 오븐스프링이 끝내주게 나왔어요.
처음 굽기 시작할 때 요 녀석을 윗단에 넣었었는데
중간에 위아래 팬 위치 바꿔주려고 잠깐 꺼내는데 요 녀석이 너무 많이 부푼 나머지
반죽이 오븐 천장에 닿아 간신히 꺼냈답니다.
칼집만 좀 예쁘게 넣어줬다면 완벽했을텐데 왠지 반죽에게 미안해지는..
대단했던 오븐스프링의 증거!!
바게트 바닥 옆쪽이 아주 쫘~~~악 터졌더라구요.
팬닝을 잘못해서 성형시 꼬집꼬집한 부분이 옆으로 와 구우면서 벌어진적은 몇 번 있었어도
이렇게 오븐스프링때문에 옆면이 터진 건 처음이라 신기신기~~
잡곡을 넣은 아이는 잡곡때문에 반죽이 무거워지면서 질어진탓에
상대적으로 오븐스프링이 덜하긴했지만
평소 잡곡이나 충전물을 넣고 만든 바게트들에 비하면 오븐스프링이 잘 나와준 편이에요.
오븐스프링이 일어나면서 칼집이 넘 먹음직스럽게 잘 벌어졌어요.
사진으로만 봐도 바게트 껍질의 바삭함과 고소함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ㅎㅎ
완전히 식힌 후 먹기 좋게 빵칼로 쓱싹쓱싹~~
샌드위치 만들어 먹으려고 평소보다 좀 더 얇게 썰어줬어요.
폴리쉬 반죽을 더하고, 저온발효까지 한 반죽으로 만들었더니
기공이 크고 많이 나온 바게트~!!
빵결이 어찌나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던지, 쌀빵 식감 저리가라할 정도랍니다.
잡곡바게트도 얇게 쓱싹쓱싹~~
너무 많다 싶을만큼 듬뿍 넣은 잡곡이 콕!콕!콕!콕!콕!콕!
빵반 잡곡반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잡곡이 많이 박혀있어요~ㅎㅎ
요건 진짜 밥 대신 먹어도 충분할 듯..
썬 바게트는 커다란 밀폐용기에 차곡차곡 담아두고 먹어요.
전에는 빵 구우면 비닐봉투에 담아두고 먹었었는데
비닐봉투는 한 번 쓰고 버리자니 아깝고, 다시 쓰자니 왠지 찝찝하고..
무엇보다 되도록이면 일회용품은 안쓰려고 얼마전부터 밀폐용기 사용하고 있는데
꺼내먹기도 편하고, 식탁이나 선반 위에 올려놓기도 좋더라구요~
폴리쉬 반죽 만들어 반죽하느라 하루,
폴리쉬 반죽 넣어 본반죽 만들고 냉장고에서 저온발효하느라 하루,
그리고 정성스럽게 성형하고 먹음직스럽게 굽기!!
장장 3일 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그만큼 결과물이 잘 나와줘서 완전 뿌듯뿌듯~~ㅎㅎ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특히나
베이킹은 노력을 들인만큼 결과물이 나온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달으면서
폴리쉬&저온발효 통잡곡바게트 만들기 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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