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K 권사님

colorprom 2015. 2. 10. 15:12

2015년 2월 10일, 화요일

 

사람 마음이 참 요상하다는 것을 나는 내 마음을 보며 느낀다.

 

움직임이 불편한 어르신이 한 분 계시다.

그분의 핸드폰에 나는 단축번호 4번이다.

보통의 어르신들처럼 그분은 참 예의바르시고 자존심도 강하신 분이다.

그분이 4번을 누르시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분이 나를 오라하실 때는 거의 잔심부름일 때가 많은데,

그때도 나를 빈손으로 보내는 일은 아주 드물다.

그때마다 나는 흔쾌히 와~좋아요~하며 받는다.

그것이 그 분 마음의 짐을 더는 것이라고 믿으므로.

 

그런데 가끔, 그분의 자제분이 집에 있을 때는기분이 묘~하다.

- 아드님이 집에 있는데, 왜 나를 부르시지?

- 이런 정도는 아드님이 해도 되지 않나???

(가끔은 '아, 안 주시고 안 부르면 좋겠다...'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바로 며칠 전, 또 전화를 하셨다.

- 내가 요즘 몸이 이러저러한데...아는 한의사나 누구 있으면 물어봐 줘요.

남편 친구분에게 전화로 문의를 했다.

- 80 넘으신 분이면 직접 맥을 짚어보아야 합니다.  놔두세요, 자식들이 있을 거 아니예요?!....

다시 전화를 했다.

- 한 번 가보실래요?  직접 맥을 짚어보아야 한다고 하시던데요?

 

- 아냐, 80 도 넘었는데, 병원도 귀찮고...그냥 이렇게 살다 가지, 뭐...그리고 아들에게도 미안해서...

 

에잉?  그럼 왜 내게 전화를 하셨을까요???

내가 모시고 가기를 바라신 것일까요???

 

그분은 늘 당신 자식들은 바쁘다고, 바쁘다고, 얼굴도 못 본다고 하신다.

(외국에 잘 나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요즈음은 아드님이 그 집에서 자는 것은 확실하다!)

남편은 그분이 나를 편히 여기셔서 그러시는 거란다.

툭하면 오는 전화도 내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시는 거라나?! ....으흠...

 

마음이 쓰이면서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에이그...

혹 아드님이나 따님에게 말해주기를 바라시는 것은 아니실까???...에휴~

 

 그런데, 지난 일요일, [절제 - 복음을 위한 절제]가 설교 주제였는데 그 중 한 구절에 눈이 꽂혔다.

 

(고전 9:19)

내가 모든 사람에게서 자유로우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뿐인가, [CBS 오늘의 양식] (2월 10일, 화요일)은 방문객이라는 제목으로 (마태 25:31~40)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방문하는 일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예수님을 보여주며 

이렇게 결론을 짓고 있었다.

 

우리의 방문사역에는 두 수혜자가 있습니다.

방문을 받는 사람과 예수님 자신입니다.

사람을 찾아가 도움과 격려를 주는 것은 우리 주님을 직접 섬기는 행위입니다.

 

으이구...하늘 위에서 다 내려다보고 계신 것이 분명하다!!!  으으으~~~

 

옆을 보지 말 일이다.

그냥 그분과 나만을 생각할 일이다.

그분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만 생각할 일이다.

그분 집에 그분의 아들이 있는지 없는지는 생각하지 말 일이다....끝.

(하나님은 내가 좋아서, 재미있어서 그분 집에 가는 게 아님을 아시지요?  상 주실 거지요?!  ㅎ~~~)

 

어설프게 자식이 있는 노인들이 이래저래 더 불쌍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가복음에 있었나? 

없는 사람, 힘든 사람 도와주기는 쉽지만 나보다 가진 사람을 돕기는 쉽지 않다...뭐 그런 내용?!

물질로만 있고 없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니 이것 또한 나이 먹은 덕이다.

시간을 나누는 것, 들어주는 것...어쩌면 그것이 이기적이고 말을 많이 한 나의 할 일인지도 모르겠다.

 

- 뭐 해?  아직도 일해?  아이고...힘들어서 어떻게 하니?!  대추 먹어봤어?  물에 씻어서...

똑같은 내용의 전화가 벌써 몇 번 째인지 모르겠다.  으흠...

전쟁의 기억, 어려운 시절의 일들...수다쟁이의 끝은 들어주기의 숙제로 계산되어지는걸까?

 

친정엄마, 아버지, 그리고 그 어르신...모두의 말을 들어드리고,

하나님께서 그분들에게 치유의 은사를 베푸시기를 바라는 기도를 하는 것이 나의 할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수다쟁이를 그렇게 써 주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