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고구마

colorprom 2014. 11. 3. 11:20

2014년 11월 3일, 월요일

 

어제 아침, 군고구마가 밥상 위에 올랐다.

늘 스마트폰을 손에 달고 다니는 작은 애 왈, (검색했나?)

- 고구마는 척박한 땅에서 나온다는데, 우리 고구마 밭은 정말 나쁜 땅인가 봐요.

그래서 고구마가 저도 살겠다고 최선을 다해서 영양분을 모으는 거래요.

영양이 좋은 땅 식물은 있는 그대로 활짝~내놓아서 잎으로 꽃으로 다 내보이는 것이고,

영양이 나쁜 땅 식물은 다 옴추리고 모아서 땅속 뿌리에 저장하는 거래요.

 

으흠...하고 싶은 말이 있으나 꿀꺽~삼켰다.

'그래, 사람도 그런거야.  적당히 힘들어야 두 주먹 불끈 쥐고 견디어 내는 거야.

등 따시고 배 부르면 헬렐레~하는 것이고...'

 

뭐든지 설교하려고 한다고 늘 구박받는 나...이번에는 잘 참았지?! (만 58세에, 드디어, 마침내!!! ㅎ~)

 

나이를 먹으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했는데...

내 자식에게도 그래야 하는 거렷다?!

 

다 큰 자식은 남이려니...해야 한다.  그래야 조절할 수 있다.

 

어린 아이와 같아야 하나님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받을 수 있다...

다 큰 자식같은 사람은 하나님의 사랑도 스스로 거부하고 따지고 자존심 내세우고...머리 굴린다.

어쩌면 그래서 늘 사랑을 주세요, 주세요...하게 되는 지도 모른다.

배고플 때까지, 스스로 주세요~할 때까지 기다려야 해...하시며 기다리고 계신지도 모른다.

아니, 주셔도 배 부를 때는 안 받아먹으면서 안 주셨다고 앙탈하는 지도 모르지?!

악한 자에게나 선한 자에게나 늘 똑같이 사랑을 주시는 하나님이시니까.

 

내 자식이 예전의 그 아이가 이젠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가 좀 시간이 걸린다.

인정하고 나면 이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작은 애는 더군다나 두번 째 경험이니까.  ㅎ~  큰애 때보다야 좀 더 빨리 알아챌 수 있어야겠지요~

(요즘 작은애땜시 마음이 좀 아픕니다.  엄마도 아프면서 성숙해지는 거 맞습니다!  이별연습~!)

 

하고 싶은 말을 꿀꺽~삼키면서 다시 되뇌이는 말, 순종이 복이다...어쩌겄냐, 너도 겪으면서 살아야지...!

 

아, 이제부터는 나도 할 말, 할 때를 고를 수 있게 될까요?! 

사탕을 줄 때 안 줄 때 조절할 줄 알듯이?!

 

(절제~가 최고의 기술이라는 것도 들은 기억이 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