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20일, 수요일
역삼역 8번 출구로 나와 몇 걸음 걸어 오면 구두수선하는 곳 앞에 벤치가 있다.
거기에 앉아 있다.
거리에 가득 찬 자동차, 수 많은 사람들,
높은 빌딩 숲 사이 젖은 나무 벤치에 그렇게 한참을 앉아 있었다.
말을 걸어 오는 사람도 없고 옆에 앉아 주는 사람도 없다.
여기가 어느 시골 정자나무 밑이라면 이럴까?
왜 여기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왜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걸까?
왜 여기서 나를 찾으려 하는 걸까?
나는 여기에 없다.
그도 여기에 없다.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그 곳으로 밤 새워 가야겠다.
우리에겐 그럴 시간이 조금은 남아 있다.
'* 김의영묵상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우리 집을 먼저 돌아보아야하지 않을까 (0) | 2014.08.22 |
---|---|
산이 산이 아니다. (0) | 2014.08.22 |
목욕탕에서 (0) | 2014.08.22 |
하나님 이름 (0) | 2014.08.20 |
허리야, 미안하다. (0) | 2014.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