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효자보다 악처 ?!

colorprom 2014. 8. 5. 16:29

2014년 8월 5일, 화요일

 

아, 그때는 정말 몰랐어요...

젊은 시절의 나와 나이먹은 후의 내가 같은 사람일까.

젊어서 몰랐던 그때의 나와 나이들어 조금은 철이 난 내가 같은 사람일까.

 

나이들어 철이 조금은 난 내가 생각하는 젊은 시절의 나를 가끔 실제로 본다.

젊은 사람들은 나의 젊은 시절을 보여준다.

특히나 나의 아이들은 정말 똑같은 젊은 시절의 나를 본다. (사실은 나보다 낫다!!!)

 

아, 그때는 정말 몰랐다.

 

효자보다 악처가 낫다...는 말은 시차적인 표현이 아닐까.

젊은 사람인 아들과 나와 같은 세대의 마누라는 같은 비교대상이 아니라는 말은 아닐까.

아무리 착해도 자식은 나의 과거시간대를 살고 있는 사람이고,

아무리 나빠도 부부는 같은 시간대를 살고 있으니 어찌 느낌이 같겠는가.

 

늙으면 등 긁어줄 마누라가 필요해...

ㅎ~이 말을 젊은 사람들이 어찌 알까. 

나도 이 나이가 되어서야 문득 알게 되었는걸~~~아하, 이래서 이런 말이 있구나...하고!!!  *^^*

 

성경책 한 장을 넘기려 해도 손가락에 침을 묻혀야 되는 것을, 어찌 알까.  (아, 왜 저러시지?  했었다.)

어느 날 갑자기 가렵다는 것을 느끼고서야 알았다.  피부가 건조해졌다는 것을. ㅎ~

일어나며 앉으며 윽, 윽~아, 이거구나...저리다, 아프다는 표현이 이런 것이구나...

갑자기 손가락 마디가 아파서 이상하네...했더니 퇴행성 관절염이라네...ㅋ~

실 하나 끼려해도 용을 쓰게 된다.  으흠...나도 할머니한테 가면 바늘에 실을 꿰어 죽 꽂아놓고 왔었다.  *^^*

 

너도 늙어 봐...

정말 어느 날, 엄마아버지가, 시부모님이 보였다.  노인이 되신 그 분들이.

어려웠던, 나를 봐주셨던 분들이 내가 돌봐드려야 하는 분들로 계셨다.

내가 이런데, 저분들은... 아, 그동안 힘드셨겠구나...가 어느 날 깨달아졌다.

내가 조금 불편해지면서, 늘 거기 계시던 분들이 내 눈앞에 보였다.

 

모르는 것과 철이 안 난 것은 다른 문제다.

어린 시절의 내가 몰랐었다는 것을 알게 되며 나를 넘어서는 것 아닐까.

 

그때는 내가 몰랐어요...이제는 젊은이가 어른을 모른다는 것을 이해합니다!...그래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내가 어른이 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 것 아닐까.

 

젊은이들이여, 미안해하거나 부끄러워하거나 노하지 마시오. (그보다는 무관심, 의아~정도겠지만.)

모르는 것이 자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미안하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니까.

언젠가는 당신들 스스로 알게 될 것이오.

어른인 줄 알았던 그때, 내가 어렸었구나...라는 것을.

그때, 내 주위 어른들이 '에이그...' 하며 웃으셨던 이유를.

 

 

 오늘도 작은애를 보며 참 섭섭했다.

그저 '왜 저러지?'하는 식의 태도를 보며 참 섭섭했다.

그리고 하나님을 생각했다.  얼마나 섭섭하셨을까...

 

- 그래, 너도 겪으면서 알게 되겠지... 겪지 않고 알면 참 좋을 터인데...

 

부모가 된다는 것은 드디어 하나님을 손톱만큼이라도 헤아려 볼 수 있게 된다는 것 아닐까 싶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드디어 내 부모님을 부모로서 이해하게 되는 것 아닐까 싶다.

노인이 된다는 것은 드디어 젊은 시절의 나를 이해하게 되고 용서하게 되는 것 아닐까.

그래서 허허~웃게 되는 것 아닐까.

 

젊은 노인, 늙은 사람인 나는 내가 나이먹는게 참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