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구령의 힘

colorprom 2014. 8. 6. 12:58

2014년 8월 6일, 수요일

 

목금토일~체조교실 수업이 없었다.

목금은 선생님 휴가, 토일은 원래 없는 날.

월요일은 오랫만의 첫 날이니 꼭 참석하리라 결심하고 출석했고,

화요일은 월요일이 힘들어서 억지로 출석했는데,

오늘은 정말 몸이 힘들어서 안 가고 싶은 것을 겨우 끌고 나갔다.

 

개인적으로도 거의 3주 이상을 비상시로 계속 일을 하는 중이라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이럴 수록 스스로 이겨내자...싶어서 억지로 나갔다.

 

1부는 거의 준비운동이다.

입 오무리고 오물오물 입운동, 그리고 '나의 살던 고향은...'노래에 맞춰 치매예방 손동작, 그리고 목운동...

온몸 두드리기, 배치기....ㅎ~ 완전 노인 맞춤 운동이다.  딱 내 스타일이다!!!  *^^*

1부의 클라이맥스는 외나무다리 서기. 

오른손 들고 (귀에 꽂고!) 왼발잡고, 왼손 들고, 오른발 들고...이렇게 번갈아 100을 세고 나면 땀이 좍~난다. 

처음에는 이거 무지 힘들었다.  도대체 균형을 잡을 수가 없었다. 

아, 내가 이 정도로 운동을 안했구나...했다.

내 몸이 좋아진 것을 이것으로 체크하면 되겠구나...했다.

 

2부는 매트 위에서.

운동화 벗고 누워 자전거바퀴 돌리고, 다리찢고, 도리도리하고...두팔 쭉 뻣고 엎드리는 것으로 끝.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도 없이, 오로지 70대 선생님의 걸죽한 구령으로 다 이루어지는 체조교실이다.

참 신기한 것이 체조교실 밖에서도 문득문득 선생님의 구령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는 것.

그럴 때마다 혼자 피식 웃는다. 

- 그래...이게 구령의 힘이야.

 

자유인이고자 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유의지로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 자유인 아닐까.  *^^*

 

새벽같이 골프장간다고 나가면서 남편이 하던 말...

- 돈주며 이 새벽에 나가 골프치라고 해봐, 할 수 있겠나.

돈받으며 놀면 감사~아닌감?!  그런데, 그게 아니니 참 요상한 일이다!!! 

돈을 내야 네네~하면서 좋아라~하니 참 신기한 일이다.  *^^*

돈 받으면 일이고, 돈을 내면 내 자유의지로,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된다.

 

이래서 학교가, 교회가 필요한가 싶다.

억지로 끌려끌려 가면서, 영차영차하면서 갈 수 있기 때문에.

앞에서 구령붙여주는 사람도 있고, 은근 경쟁심을 건드리는 사람도 있고, 만나서 반가운 사람도 있고,

은근 알아주는 사람도 있고...그렇게 야금야금 먼 길 가는 것이지...

아무려면 어떤가, 어떤 이유로든 다같이 갈 수 있으면 좋은 것이니까.

또 그 모습을 보시고 좋아하시는 하나님이 계시니까.

 

영차영차 옆사람과 어깨동무하면서 은근 하늘을 보며 좋아하실 하나님 생각하며 찡끗~

동생들을 얼르고 달래며 영차영차 하다가 하늘엄마아버지를 슬쩍 바라보는 맏이의 모습?! 

 

그래...그게 모여있는 의미이리라.

 

7월 한 달치를 등록했었는데, 8월 4일 월요일에는 2 달치, 2만원을 냈다.

10월부터는 3개월씩, 3만원을 내고 등록할 생각이다.

내 자유의지로 조직에 얽매이기로 결심했다.  *^^*

 

 어느 모임이나 모임에는 그 중에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맘에 들던 안들던 그들이 있어 이 모임이 이제까지 이어져 왔고,

덕분에 뒤늦게 합류한 나도 슬쩍슬쩍 옆자리 선배들을 엿보며 따라갈 수 있으니,

감사...선생님과 선배들에게 감사~ㅎ~

 

좌우지간, 동회가 주민센터가 되고...세상이 많이 좋아진 건 확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