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4일, 월요일
어제...교회에서 사고가 있었다.
노(老) 권사님들 방인 마리아권사님 방에서 90세를 바라보는 노 권사님이 넘어지셨다.
마리아권사님들 방은 식당 바로 옆에 붙어있어서 모두 앉아서 식사를 하시는데,
그 권사님은 다리가 불편하셔서 혼자 의자에 앉아 다른 분들을 굽어 내려다보시며 식사 하셨었다.
어제도 식사 잘 하시고, 나오시려고 일어나시다가 그만 식탁을 헛짚어 넘어지셨다.
식탁 주위에 권사님들도 다 계셨는데,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설사 주위분들이 보셨다 한들, 평균적으로 다 80 넘으신 분들인데, 벌떡 일어날 수나 있으셨을까.
내가 보았을 때는 권사님은 누워서 계속 끙끙 앓고 계셨다.
아들집사님이 쫓아오고, 의사장로님이 내려오시고...한 권사님은 주무르고 계시고...
지금 그분은 삼성병원 응급실에 계신다.
골반뼈 골절이시란다. 세상에나... 방에서, 의자에서 넘어지셨는데, 골반뼈가 깨진거다.
금이 간 단순골절일까, 부셔진 것일까...
그 연세에 마취하고 수술이 될까...
(우리 엄마도 택시타려다가 길 턱에 걸려 넘어진게 그대로 고관절수술로 이어졌었다!!)
젊은 목사님은 은근걱정하는 나에게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크게 다치지는 않으신듯 합니다.' 라고 하셨다.
(노인이셔서 걱정이지요...젊은 사람이면 왜 걱정을 하겠습니까???..뼈가 숭숭하신 분들이니 걱정이지요....)
지금 골반뼈 골절로 수술해야 한다는 소식에 뭐라 하실까?
(그러고보니 목사님 어머니는 그중 아직 젊으시다. *^^*)
뭘 그리 수선일까...싶은 시선...그래, 우리 올케의 모습이네...
우리 올케 부모님들도 아직 젊으시다. 맏딸인 올케가 우리 집 막내동생보다 어리니까.
그러고 보면 사람은 다 자기 일이 되어야 비로서 진짜로 알게 된다.
버스에서 임산부를 먼저 알아보는 것은 아줌마다. 임신 해 봤으니까.
나이 지긋한 어른을 먼저 아는 것도 우리같은 어른이다. 내 허리, 다리가 아프니까.
(양보를 하고 안하고는 다른 문제다! ㅎ~)
나 역시 시어머니를 다시 보게 된 것은 내 부모가 아프시면서 부터였다.
아버지는 토끼띠, 88세, 시어머니는 말띠, 85세, 엄마는 닭띠, 82세....아, 어머니도 연세가 많으시구나...했다.
(아버님이 살아계셨으면 호랑이띠, 89세이시다. 정확하게 70세, 생신하시고 돌아가셨다.)
어머니에게 중얼중얼 이야기를 하게 된 것도 정말 그 즈음이었다.
그제서야 문득 시어머니가 그저 노인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올케, 올케의 모습 또한 나의 모습이야. 그래서 더 부끄럽고 속상할거야.....! )
다 삭은 초가집같은 노인들...툭~치면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노인들...실제로 그런 노인들.
오늘 아침에는 친구아버지 문상을 다녀왔다. 90세...사진 속의 아버님은 여렸을 때 뵌 그 모습이셨다.
자연스레 노인문제, 요양원, 실버타운, 건강이야기로 한 보따리 수다를 떨고 왔다.
사람의 자랑이 똥오줌 가리는 자랑으로 시작되고, 똥오줌 가리는 자랑으로 끝난다고 하듯,
병도 별 일도 아닌 듯한 것으로 죽네사네 하게 되니 어린아이나 노인이나 정말 같다... 싶다.
스스로 마음의 나이와 육체의 나이를 잘 가늠하는 것, 그게 또한 겸손이요, 지혜 아닐까 싶은 마음이다.
육체가 가능한 데, 마음이 지레 늙어 몸을 굳히는 것도,
육체가 불가한데, 마음으로 무리하게 PUSH하여 몸이 지치고 화나게 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리라.
이리저리 조심해도 언젠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돌아가야 하는 게 인생이고....!!!
노인들의 일을 보면서, 내 부모의 약함을, 그리고 미래의 나의 모습을 예습하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라는 말을 안 하도록 하자!!! 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
- 그나마 젊은 시간을 아껴 제대로 쓰자!!! 남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시간, 그 시간은 얼마 안 남았다!!!
- 할 일을 찾았을 때...몸이 너무 늦었다고 하지 않도록...할 일, 빨리 찾아서 빨리 하자!!! *^^*
'[중얼중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효자보다 악처 ?! (0) | 2014.08.05 |
---|---|
미국친구에게 보낸 건강 잔소리 (0) | 2014.08.05 |
엉덩이 '찰싹' 때려주세요~ (0) | 2014.08.02 |
나는 지금의 '내'가 참 좋다. (0) | 2014.08.02 |
'처음 마음' (살아난 사장님 이야기) (0) | 2014.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