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간병인 유감 - 병원안에 공식적인 간병인 제도를 만듭시다!

colorprom 2014. 7. 22. 17:58

2014년 7월 22일, 화요일

 

지난 수요일 오후 입원하신 엄마...특실밖에 없다더니 다행히 2인실에 '당첨'되셨다! 

(병실이 있는 것만도 감사!)

늦은 오후에 급히 입원하시게 되어 밤을 지킬 간병인을 구할 수가 없었다.

마침 급한 일거리를 맡은 터라 난감했지만...

수요일 종일 수고한 동생보고 밤에도 있으라 하기도 미안하고,

그렇다고 출근하는 남동생이나 막내를 부를 수도 없고,

마음에 없는 올케에게 맡기기는 더 싫고...해서,

내가 손을 들었다.  내가 밤에 갈께... (아, 미치겠네...!)

 

그랬더니 남동생이 교통정리를 했다.

일단 막내가 퇴근하면서 병원에 들러주면,

자기가 퇴근해서 엄마 주무실 때까지, 12시까지 병실에 있겠다고.

그래서 목요일 아침 일찍 내가 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그러다가 12시 경에 오실 간병인아줌마 만나고 아버지 병원으로 가기로.

 

목요일 병원가는 길에 급한 목소리로 둘째가 전화를 했다.

- 언니, 어디야?  지금 오고 있어?  어제 밤에 난리가 났었나봐.  간호사실에서 보호자 찾고 난리야...

   일단 내가 지금 병원으로 가는데, 언니, 조심해서 빨리 와.

 

아들 생각하는 엄마, 밤 10시에 남동생을 보냈단다.  들어가서 자야 내일 출근하지 않겠냐시며...

그리고는 그 난리가 난거다.  밤새...

 

목요일 아침에 병실에 들어서니, 병원에서 호출받아 온 둘째가 얼굴이 하얘서 와 있고,

옆 침대 환자와 보호자는 밤새 잠을 못 잤다며 퇴원할란다고 간호사와 싱갱이하고~아이고...나 원 참...

 

새로 오신 간병사아줌니는 전 환자 퇴원시키자마자 짐을 들고 들어오셨다.

활발하고 능숙한 전문가였다.  일로도, 비지니스적으로도.

부자지만 인색했던 환자이야기, 죽어가면서 고맙다고 큰 돈을 쥐어준 환자 이야기,

보호자에게 몫돈 받은 이야기...집에서 같이 지내며 월 320만원을 받았다는 이야기...

엄마 몸에 손을 대면서도 농담처럼 던지는 말, '이거 공짜로 안되는 건데요...', '이거 비싼 거예요~'!!!

공식적인 간병비는 일당 7만원이지만 '다들 알아서 주시더라고요.'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회진에서 미인 담당샘이 화요일 퇴원하실 수 있을지...하는 말을 듣고는 벌써 다음 예약을 해버렸더란다.

- 나는 화요일 12시에 나가야 합니다.  다음 환자 보기로 되어있어서요...

그래서 둘째가 계산을 미리 했단다.

하루라도 헛되이 버릴 수 없겠지...하면서.

 

목요일 12시 ~금, 토, 일, 월, 화 12시 -> 일당 7만원 + 팁 10만원 = 45 만원. (주말도 끼었으니까~*^^*)

 

그런데 월요일 또 난리가 났다.  수요일 오후 퇴원으로 결정된 것.

간병인 아줌마, 하루 더 계시라고 했더니 단호하더란다.  이미 약속이 되어 안되겠다고.

또 한바탕 카톡방, 핸드폰 메시지, 호떡집에 불났다.

 

화요일 12시, 우리 작은애가 외할머니 점심식사 봐 드리고,

오후 4시 경에 둘째동생이 작은 애와 교대,

화요일 밤에 막내가 퇴근해서 병실로 출근, 엄마와 함께 밤을 보내고,

수요일 아침, 둘째동생과 교대해서 우리 남편과 함께 퇴원수속하고, 다시요양병원에 모시기로.

 

네가 해, 내가 해...어쩌고 하다가 겨우겨우 하루 담당 간병인을 구했다.

- 일단 8만원. 1일 땜빵은 추가된답니다...(막내동생의 보고!) (8만원 + 알파?)

 

오늘, 화요일...그 전문 간병사님은 새 환자에게 가셨겠구만...

점심때 남편과 간병인 이야기를 했다.

 

1) 보호자 없는 병원을 만들어야 할텐데...모두 돈이 문제겠지?!  간호사님이 보호자가 되려면...?!

 

2) 그리고 간병인 제도도 손을 봐야 할 것 같다. 

(환자 + 보호자)와 직접 돈을 주고받는 시스템이 참 어렵다. (어렵다기 보다 '쫌 묘~하다'!)

고마운 마음의 표시이던 팁이 그동안 음성적이었다면, 이제는 공공연한 공식적인 돈이 되고 있다.

환자의 자식은 [자식 맡긴 죄인]에서 [부모 맡긴 죄인]이 되고 있다.

 

뿐인가, 환자 자신도 유치원 애가 선생님 두려워하듯, 간병인 눈치를 본다.

전에 암을 겪던 J씨는 항상 친구들에게 '과자'를 부탁했었다.  간병인을 위하여.

간병인 타령으로 하나뿐인 자식에게 부담될까 혼자 간병인살이를 했었다...

 

간병인 세상은 병원과 환자 사이의 완전 틈새시장으로 이미 확실한 세상을 이루고 있다.

(실제로 가족 이외의 개인적인 간병인은 병원과 계약 (?)된 협회 사람들만 들어오게 되어있단다.

먼저번 엄마 간병인이었던 분을 다시 모셨을 때, 우리는 '이모'라고 불렀다.  그분의 요청에 의해서.)

 

공식적이라고도, 비공식적이라고도 할 수 없는 간병인제도...완전 현금인데, 세금은 내고 있나 몰라?!

그들의 명칭도 이제 바뀌었다.  [간병인]에서 [간병사님]으로!  *^^*

팁받는 의사?  팁받는 간호사?  팁받는 간병사님!!!  *^^*

 

병원이 먼저 공식적인 '간병인 제도'를 만들면 안될까!!!

차라리 입원비, 약값 등등에 공식적으로 간병비를 내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3) 그러고보면 꽤 괜찮은 직업이 좀 있다.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 고인의 마지막 길 장례식, 아프고 서러운 환자의 병원살이...

고객의 약점(?!)을 십분 활용하는 많은 직업들이 그런 직업 아닐까?

 

이 참에 내가 그 일에 한번 뛰어들어가 볼까나?  *^^*

 

아뭏든 [1일 간병인] 덕분에 모처럼 여유있는 저녁시간을 보냅니다.

조금 전에야 겨우겨우 급한 일 끝냈거든요.

오늘 간병인 해결이 안되었으면 마음이 급해 일을 못 끝냈을지도 모르지요.

절절 매며, 미안해요, 약속 날짜 미루면 안될까요...젊은 사람들에게 그런 전화를 하게되었을지도 모르지요.

흐음...뜻이 있는 사람들, 우리 제대로 된 간병인 협회, 하나 만들지 않겠습니까?  자존심있는~ *^^*

어차피 하나 아니면 둘, 아니면 아예 자식 없는 세상이 될 터인데 말이지요!!!  흐음...

 

사는 공부...정말 배울 일, 할 일이 많습니다!

 

(노년의 정보 = 좋은 요양시설, 좋은 간병인, 좋은 병원...!!!  *^^*) 

기분은 꿀꿀~하지만 사실인걸요, 뭐~!!! 굿 나잇입니다~휘리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