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5일, 토요일
진짜 멋장이 어르신들
지금 막 시어머니 전화를 받았다.
- 나, 지금 집에 들어왔다. 그런 줄 알어라. 에비 연락오면 무사히 집에 왔다고 말해라~
- 네, 집 번호로 뜨는 것을 보니 집에 들어오셨네요. 점심 드시고 떠나신거지요?
- 아냐~ 다른 사람들은 다 노는 날인데, 우리 때문에 기사들이랑 일하고 있는게 미안해서,
아침만 먹고 느긋하게 역으로 나와서 서울에 도착해서 늦은 점심먹고 헤어졌어.
- 아, 잘하셨네요. 그 사람들 생각보다 일찍 퇴근할 수 있었던거네요~
- 그렇지. 내가 회장이다보니 권사님들 혹시 다칠까 걱정도 되고,
일찍 헤어지면 환할 때 집에 갈 수도 있고...그래서 일찌감치 느긋하게 움직였어.
우리 다 잘 왔으니 그런 줄 알아라.
교회에는 문자로 보냈는데, 너한테는 전화로 알리는거야. 빨리 말하려고... *^^*
지난 일요일에는 갑자기 컵과 컵받침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주셨다. (카톡하시는 할머니시다! *^^*)
당연, 얼마 전에 여행다녀온 작은시누 선물자랑이신줄 알고 문자를 넣었다.
- 작은고모 선물인가요? 이쁘네요~*^^*
- 내가 만든거야. 맘에 드는 거 말하면 내가 만들어 줄께.
깜짝 놀랐다.
백내장수술도 하셨는데...신경 많이 쓰는 일은 하지 마시라고 점잖게 야단(?)쳤다! ㅎ~
'저희 것 만들지 마시구요, 우리가 어머니 댁에 가면 그것으로 먹을게요~' 하면서.
그러나 결혼한 큰 애가 할머니께 이쁜 짓 (!)을 하고야 말았다.
- 와, 이뽀이뽀~ 할머니, 나 이거 만들어 주세요!
결국 어머니는 손녀딸에게 숙제주문을 받으셨다. ㅎ~
3일, 목요일부터 오늘 5일, 토요일까지 2박3일 권사님들 수련회를 다녀오셨다.
천안에 도착했다고 문자주시더니, 오늘 도착했다고 전화를 하신 것이다.
80대 노인들인 마리아권사님들~수련회, 무사히 다녀오셨다고.
토요일, 당신들 때문에 퇴근 못하고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 생각해서 좀 일찍 서울로 오셨다고.
아침식사만 하고 서울에 와서 늦은 점심을 드시고 헤어지셨노라고.
모처럼만에 멀리 가셨으니 원래 약속대로 하실 수도 있었을텐데...
주말에 일하는 사람들이 안되어 보이셨던듯...
그래, 이런 것이 또 어른의 여유이고 너그러움 아니겠나!!!
그 사람들, 서울복음교회 할머니들한테 반했을겁니다! ㅎ~
참 잘 하셨습니다~무사히 잘 다녀오셔서 참 다행입니다!!!
2014년 6월 29일 일요일 / 우리 시어머니 솜씨 (말띠, 85세)
하기사, 전에는 애들 옷, 내 옷, 침대카바, 방석등등은 예사로 만드셨었다. *^^*
예전 어르신들께 재봉틀은 요즘 애들 컴퓨터 격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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