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부부] 진정한 사랑

colorprom 2014. 6. 30. 18:15

(어느 병원장의 일기)

진정한 사랑

 

아침 8시 30분쯤 되었을까?
유난히 바쁜 어느날 아침, 80대의 노인이 엄지 손가락 꿰맨 것을 제거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
그는 9시에 약속이 있어서 매우 바쁘다고 하며 나를 다그쳤다.

나는 노신사의 바이털 사인을 체크하고 의자에 앉으시라고 권했다.
아직 다른 의사들이 출근하기 전이어서 그를 돌보려면 한 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았다.

하지만 시계를 연신 들여다 보며 초조해 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내가 직접 돌봐 드리기로 마음을 바꿨다.

 

다행히 노신사의 상처는 잘 아물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노신사의 상처를 치료하며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서두르시는 걸 보니, 혹시 다른 병원에 진료 예약이 되어 있으신가 보죠?"라고 물으니,
노신사는 "요양원에 수용되어 있는 아내와 아침 식사를 해야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부인의 건강상태를 물으니, 노신사는 "아내는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요양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나는 "어르신이 약속 시간에 조금이라도 늦으시면 부인께서 언짢아하시나 보죠?"라고  물었다.
그러나 노신사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아뇨, 아내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 지 5년이나 됐는걸요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부인이 선생님을 알아보시지 못하는데도 매일 아침마다 요양원에 가신단 말입니까?"

노신사는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잡고 말했다.
"아내는 나를 몰라보지만, 난 아내를 알아본다오."

 

노신사가 치료를 받고 병원을 떠난 뒤, 나는 흐르는 눈물을 애써 참아야 했다. 
사랑의 모델을 드디어 발견 했다는 기쁨에, 내 팔뚝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진정한 사랑은 육체적인 것도 로맨틱한 것도 아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있는 그대로를 오롯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화창하고 아름다운 월요일 한주가 시작을  알리고 6월의 마지막날 입니다.
벌써 금년도 반환점을 찍었네요.무더위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014년 6월 30일, 월요일

멀리에서 보내주신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읽다 보니 우리 아버지가 생각난다.

 

우리 아버지는 아직도 우리들 이름을 모르신다. 

신기하게도 순서는 다 아시는데, 누구라는 것은 모두 아시는데, 이름은 모르신다.

엄마이름도, 우리 이름도, 애들이름도 모두 모르신다.

그러나, 경화~하면 나인 줄 아시고, 첫째라고 손가락을 쳐드신다.

아무개~하면 둘째라고 표시를 하신다.

사위를 말하고 싶으시면 웃으시며 '너랑 같이 사는 ...'하며 얼버무리신다.

그러면 얼른 아, 누구 아빠?  큰 사위요? 하면 끄떡끄떡 하신다.  정말 신기하다.

가끔 답답해하시며 안타깝게 말씀하신다.  죽기 전에 너희 이름을 다 알면 좋겠다' 고.

그러면 나는 아주 심드렁하게 대답해드린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별 일 아니라는 듯.

- 뭘~괜찮아요, 아버지가 모르셔도 우리가 아니까 괜찮아요!!

 

역 하나를 사이에 두고, 1번 출구 가까이에는 아버지 병원이, 3번 출구 쪽에는 어머니 병원이 있다.

그래도 우리 아버지는 어머니를 알아는 보시니 감사한 일이다.

마음같으면 매일 만나게 해드리고 싶다...얼마나 서로 만나보실지...으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