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노년] 멋? 그것도 그때그때 달라요~

colorprom 2014. 6. 4. 15:56

2014년 6월 4일, 수요일 /시장, 교육감 선거일

 

우리 애들은 나에게 불만이 많다.  특히 그 중 하나가 '멋 좀 내라는 것'! *^^*

- 엄마는 늙어보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나는 내 나이가 좋다,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뭐~!!!)

- 엄마, 그러지 마세요.  엄마는 '디자이너'셔요~ (뭐?  디자이너가 뭐???)

- 사람들이 엄마를 보고 '저 사람한테서 뭐 좋은 그림이 나오겠나?'하고 생각하면 어떻해요? (할 수 없지!)

 

산을 오를 때는 토끼가 유리하고, 내려갈 때는 뒷 다리 긴 토끼는 불리하다.

할 수만 있다면 오를 때는 긴 뒷다리를, 내려갈 때는 짧은 뒷다리를 가지면 좋을 터이다.

올라가면서 언젠가는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딱딱한 영구적인 뒷다리를 주장하진 않을 것이다.

 

처녀시절에는 본능적으로 남자들 눈에 띄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 꾸미고 이뻐져야지~당근! *^^*

지금 환갑이 가까운 나이에는...자연스럽게, 그래서 눈에 안 띄어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너무 촌스러워서, 너무 화려해서, 좌우지간 눈에 띄는 것은 여차하면 어색하기 쉽다.  이상하기 쉽다.

그것도 내 멋이라면야 할 수 없지만, 멋 낸다고, 잘 한다고 노력한 것이라면 참 안타까운 노릇이란 말씀이다.

게다가 그 문제가 스스로 청년인지, 어른인지 몰라서 그렇다면 더 문제다.  앞으로도 계속될 터이니.

 

제일 딱한 것은 뒤에서는 2.30대로 보였는데 앞 모습은 5,60대일 때~으악~일단, 아픈 사람인가 한다.

아, 한이 있는 사람인가보네...마음이 아픈 사람인게벼...!  아, 워쩌...*^^*

 

내가 언제 직업적으로, 일로 사람 만날 때 반바지에 맨발로 간 적있나?

나름 색깔 맞춰 입고 다니는구만...!

내가 얼굴로 일거리 따내는 사람도 아니고, 내 얼굴 봐서 숙제 줄 사람들도 아닌데, 왜 들 그런데???

(정말 직업적으로 내 얼굴이 필요하다면, 성형수술도 마다 안할껴~!!! *^^*)

 

몇 년 전, 유일한 성형[시술]을 했다.  아이라인 문신.  유일하게 얼굴에 손 댄 것이 아이라인이었으니까.

- 엄마, 아이라인 문신하면 되게 편하대요.  내가 어버이날 (생일날?) 선물로 해드릴께~

어느 날인가부터 속눈썹라인 그리기도 귀찮고 불편하던 참이었다.  덕분에 용기를 냈다.  편해진다는데~

- 영구문신으로 할까요, 반 영구문신으로 할까요?

오잉?  으흠...죽었을 때 시체에 아이라인이 시커멓게 있다면...으으으...끔찍혀~

나는 늙어 이쁘게(?) 죽고 싶었다.  반영구문신으로 했다.  5,6년이면 없어질거라고.  그래, 그 정도면 됐다!

그러고보니 얼마나 되었는지도 모르고 잊어버리고 편히 살았네~!  감사.

 

얼굴이나 옷차림새로 내가 크게 잘못하고있다고는 생각 않는데, 말이나 행동은 바꿀 때가 된 것 같다.

요즘 부쩍 나의 노년관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 것을 느낀다.

요즘  '내가 [산을 내려가는 때]임이 확실하다'~라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이제 내 언행을 바꿀 때가 된 것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빨리 바꿔야지~늦으면 주책이다!!! *^^*

 

주위사람들이 '젊어보이셔요, 젊으셔요~'할 때, 정신차려야 한다.  그리고 인정해야 한다. 

아, 나는 노인학교 입학생이구나~하고!

어느 날, 자리양보를 받았다면 '이제 정말 노년이 시작되었구나~'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노인생활, 노인공부'를 시작하고, 실습하고, 익혀야 한다.

 

내가 스스로 노인학교 입학생임을 자인하는데도 벌써 몇 년은 걸린 것 같다.

말로는 인정하면서도 가슴으로는 인정하지 않은 체 어정쩡하게 몇 년이 지나간 것이다.

 

여기저기에서 문득 내가 주위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구나...를 느끼게 된다.

산을 오를 때는 긴 뒷다리가 칭찬거리였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할머니 미니스커트 같이. (젊은 시절 옷을 과감히 버리자!) 

 

1) 젊은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걸지 말 일.  (나도 젊은 시절, 어른은 괜히 어려웠다.)

   도움을 청하는 것 정도, 친구가 되고자 하는 마음은 언감생심이다. (그들에게 부담스럽다!)

 

2) 젊은이들이 아무리 예뻐도 그들에게 나는 엄마일 수 없는 '늙은 여자'임을 잊지 말고 자제하자.

   (자꾸만 자식으로 보이는 마음을 자제해야 한다!!!  그들에게는 왜 저러지?! 하는 오버'~로 보인다! *^^*)

 

3) 젊은이들의 당면한 과제로 물을 때 외에는 먼저 충고하지 말자.  쓸데없는 걱정으로 귀찮을 뿐이다.

 

4) 줘도 싫을 수 있다.  잘 쓰자.  자연스럽게, 부담스럽지 않게. (같이 있어주는 것만도 감사~)

 

내 젊은 시절에, 노인이 눈에 보였었던가?  다른 세상 사람이었다.  그냥 인자한 어른, 할머니, 할아버지~

이제 그들에게 우리는 다른 세상 사람, 할머니 할아버지일 뿐이다.

세상이 변한 게 아니라, 내가, 내 위치가 변했다는 것을 인정하자.

(그렇다고 젊은이들의 세상만이 세상도 아닌 것이고~*^^*)

 

세상이 어떻게 변해도 노인이 젊은이 세상으로 들어가게 되지는 않는다. 

젊은이의 멋이 노년의 멋과 같을 수도 없다. 

멋쟁이란 젊은이의 멋을 소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노년의 멋을 찾는 것이다.

젊은 시절의 나를 젊은 시절의 과거에 남겨두고,  앞을 보며 갈 일이다.

기회가 되면 기꺼이 젊은이들을 향해 박수쳐주고~

 

자식이 문제있는 것, 부모가 제일 늦게 알게 된단다.

자식을 통해 내게 문제있음을 알게 된다면...그야말로 세상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소리다.  나의 문제를.

세상이 내 마음을 못 알아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못 맞춰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보다는 나 스스로가 (청년이 아닌) 노년인 것을 몰랐던 것이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노인이 자꾸 젊은이 자리에 가 앉으려고 하는 모습?? - 나 마음은 청춘이야...하면서?)

 

나는 지금 과도기를 지내는 중인 것 같다.  장년기에서 노년기로.  ㅎ~ (사춘기, 사추기, 사동기???)

 

어쩌면 전에 없던 존재가 새로 생긴 것인지도 모른다.  장수시대가 되면서. 신인류 노년기~

지금같이 노년이 많았던 적이 있었나?  지금같이 노년과 청년이 마주친 적이 있었나?

 

노년 행동학을 노년생활 방법으로 배우고 익혀야 할 것 같다.

젊은 세대와 한 공간, 한 세상을 함께 살기 위해서.

심각하게 그동안 돌아다니던 노년 어쩌고 하는 글들을 살펴봐야 하겠다. 

주책맞은 할머니가 안 되려면~*^^*

 

거저 먹은 나이가 아니니만큼, 멋진 노인으로 마감하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머리 다 큰 아이들에게 말로 회초리로 가르칠 수도 없고, 그저 사는 모습으로 보여줘야 한다 믿습니다.

결코 그들에게 이쁨받으려고가 아니라 선배로서, 신인류 (!)로서의 책임감입니다!!

 

어른다운 어른으로 살고, 죽고 싶습니다.  *^^*

 

 사람을 보면 먼저 인사하고 아는 척해야 마음 편한 성격 때문에...가끔은 외로움(?)을 느낍니다.

특히 젊은 사람이 많은 '월요일'의 '움직이는 관광안내소'에서 가끔, 아주 가끔...그렇습니다.

그들에게 나는 '나이많은 어르신'으로 일로 만난 사람일 뿐인데,

나는 그들과의 만남이 인연이라 여겨져 감동스럽다 보니 [웃기는 코메디]가 연출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냉냉하게 지내기도 그렇고, 소 닭보듯 하자니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직원과도 그렇지만 사실은 자봉끼리도 어색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늘 같은 시각에 보는데, 저절로 정이 가기도 하는데...적당히...그게 참 어렵습니다.

으흠...그래서 혼자 생각해 봅니다.  쉬이이...조심, 조심.  어린 사람 입장에서 내가 누구인가...

그리고 문득 (?) 깨달았습니다.  이미 불편한 나이의 어른이 된 나 자신을!!!

 

다음 월요일부터는 조심스레 행동을 바꿔야 하겠습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자연스런 어른이 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모범 자봉 할머니!)

아랫사람만 윗 사람 시집살이가 있는 줄 알았는데, 윗 사람 입장에서 아랫 사람 시집살이도 있습니다! *^^*

어쩌면 [어른노릇 잘하는 것]은 [어른노릇 안하듯 하기]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