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친정] 병원이 머니? 마음이 멀지~!!! *^^*

colorprom 2014. 5. 24. 17:14

2014년 5월 24일, 토요일

 

부지런히 병원을 향하는 길, 워째 길이 그 모양인지...짜증 + 투덜 + 시간보며 급히 가는데,

먼저 도착한 여동생의 전화,

- 언니, 오늘 일반병실로 옮긴다네~그런데 언제일지는 확실히 몰라.  나는 1시에 결혼식이 있거든...

- 응, 알았어.  내가 있을께~

 

사실은 오늘도 중환자실에 계실 줄 알았다.

10시 반 면회하고 출근할 생각이었다.

오늘도 잘하면 일 못하겠구만...

 

- 같이 근무하던 선생님 아이가 결혼한다고 해서...빨리 갔다가 올께, 언니.

미안해 하며 동생은 떠났고, 남편은 근처에서 샌드위치를 사 와 같이 먹어주고 떠났다.

(오랫만에 먹는 빵 - 샌드위치, 엄청 맛있었다. 남편, 고맙소~잉~*^^*)

 

막 샌드위치를 끝냈는데, 호출,

- 환자분, 식사 나왔는데, 환자분이 보호자분을 찾으십니다.  들어오세요~

면회시간 관계없이 들어오라 하면 뜨끔~깜짝~놀란다.  왜 그러지???

 

기운없이 누워있는 엄마 앞에 식판이 있었다.

- 왜, 엄마?  먹여드려???

 

씩씩하게 빨리 하는 일이 더 쉽다. 

노인과 함께하는 일은 사실 속도 맞추기가 제일 어렵다.

천천히, 천천히...하긴, 천천히 하는 태극권도 어렵지...ㅎ~

 

한 두 숟가락 드셨나?  토하셨다.  약 때문이신가?

(싱거운 음식, 소금기가 별로 없는 음식... + 조금 전에 드신 약) 의 합작품인듯.

천천히, 모든 음식에 간장을 찍어서 그래도 하얀 미음을 80%는 드셨다.

 

한창 식사 중인데, 막내 여동생이 연락을 해 왔다.

- 응, 난데, 언니, 언제까지 가야해?

- 어, 상관없어.  누구든 올 수 있을 때 와.  나야 약속있는 게 아니고, 혼자 하는 일인데...

- 아니, 내가 밖에 있는데, 언제까지 가면 되냐고?!

- 아, 글쎄, 네 언니가 1시 결혼식 끝나면 온다고 했으니 상관없어...(나야, 누구든 빨리 오면 좋지!)

 

결국 식사 끝나고 나니 막내동생 부부가 얼굴이 벌개서 쫓아왔다.

- 언니, 이제 가.  내가 있을께.

 

ㅎ~마음이 있음이 이런 것이렸다...내 부모일이니 미안하고, 저희 일도 마음 급하고,..나에게도 미안하고?!

덕분에 생각보다 일찍 병원에서 나왔다.

막 전철 타려는데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이제 일반병실로 옮긴다고, 중환자실 입구로 나오라고.

얼른 막내동생에게 연락했다.  ' 빨리 입구로 가 봐~'

 

ㅎ~여동생들이 있어 참 다행이다.  그것도 마음이 있는 '동생들'이어서 참 다행이다.

누구랄 것 없이 각자 자기의 엄마, 자기의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동생들이어서 참 다행이다.

그래서 늘 서로 고마와 하는 동생들이어서 더 고맙다.

집이 좁니?  마음이 좁지...그래, 병원이 머니?  마음이 멀지...*^^*

 

그러고 보니 고맙고도 미안하네~생각지도 못했는데 갑자기 막내가 들이닥치는 바람에 일찍 나왔다. *^^*

전철 안에서 동생들 카톡방에 인사 올렸다.

- 지금 나는 출근 중~막내가 엄마 입원실 이동 중~고맙다~오늘 일 많이 할께~*^^*

내가 일복이 없긴 없나보다...ㅎ~

 

 뽕뽕 구멍난 몸에 주렁주렁 줄을 달고 엄마는 일반 병동으로 가셨습니다.

급한 수술은 끝이 났고, (아직 섬망증 증상은 없으니 그것도 감지덕지 하고~)

이제 약 치료가 시작되니 장기전 돌입한 셈입니다.

마취 깨어나셨듯, 강한 약에도 잘 이겨내시기를 바랍니다.

 

- 엄마, 밥이 엄마 몸 안의 군대에게 식량 주는 거야.  그러니 잘 드셔야 해요...*^^*

- 내일 오후 2시에 새로 오실 간병인 아줌마도 '부탁합니데이~~~' *^^*

 

애들 다 크고 애들 선생님들 만나던 일이 언제였었던가 싶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또 다시 '감사합니다, 부탁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삽니다.

- 아버지 간병인 아줌마, 아저씨들......엄마 간병인 아줌마들......의사선생님들, 간호사들...에이그...*^^*

 

그러나 저러나 아버지께 엄마가 면회 못 가시니 걱정입니다.  그동안은 감기때문이라 말씀드렸는데요...

감기때문에 결국 입원하셨다고 해야할지~으흠...생각해 볼 일입니다!

 

자, 이제 삼성병원과 사무실, 그리고 집을 오가는 생활이 일상이 되겠네요~새로운 일상~

그래도 병원이 좋아졌고, 의료인들이 친절해졌고...교통도 좋아졌고...세상도 좋아졌고,

그리고 나도 많이 '성숙'된 듯하니 (?!) ...ㅎㅎㅎ~~~감사합니다!!!

 

 병원 밖에 계신 여러분, 해피 토요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