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6일, 수요일
집에 오신 아버지~마눌님표 손톱깎기
워낙에도 깔끔하셨던 아버지는, 요즘 온 신경이 손톱, 발톱으로 몰리신듯,
내 얼굴만 보이면 손톱부터 깎자고 하신다. 매주, 매번 자르는 손톱이 뭐 자를 게 있다고 그러시는지,
짐짓 없다고 하면 그럴 수 없이 대실망을 하신다. '안되는데, 이거 너무 길어...아, 안되는데...'하시며.
도대체 얼마나 짧게 깎아달라 하시는지...살이 잘릴까 걱정스러울 정도이다.
뿐인가, 요즘 병원에서 제일 고민사항은 우리 아버지의 화장실 사용 시간.
얼마나 깔끔하게 씻고, 씻고, 또 씻고 하시는지 보통 3~40분이 예사라는 간병인아줌마의 하소연이다.
1인실 2방, 그리고 우리 6인실의 간병인들이 속이 탄단다.
그런데다가 당신이 화장실에 계실 때 아녀자인 아줌마들이 화장실 문을 열면 노발대발하신단다.
나만 보면 하소연하시는데, 내가 어찌할 수 있나.
- 아버지, 너무 오래 계시면 걱정들 하세요....그리고 다른 분들도 들어가셔야지요...에휴~
신정 때부터 가끔 주말에 치과나 다른 병원 가실 때 집에 들르신다.
신정 때, 처음 들리셨을 때는 장과 서랍들을 다 열어보시며 혼자 체크, 확인하셨다.
- 음, 그래, 이것도 있구나, 이것도 있구나...하시며.
그리고는 확실히 편안해하시는 듯 보였다. 뿐인가, 신기하게도 자연스럽게 병원으로 들어가셨다.
- 저녁 시간 되기 전에 들어가야 해~하시며...
지난 주말, 동생들과 치과에 다녀오시다가 들르신(?!) 당신 집!
분명히 모처럼 할아버지께 간 우리 막내랑 손톱 깎으셨는데, 또 손톱깎자 하셨나 보다.
막내가 카톡사진으로 보내준 사진이다.
두 분 다 어두워진 눈으로 열심히, 정말 심각하게 작업중이시다! *^^*
두 분이 저렇게 함께하시는 모습을 얼마나 더 오래 볼 수 있을까.
내 집을 가까이에 놔 두고도 못 오시는 아버지가 안타까울뿐...으흠...
아버지, 가족들이 매일같이 방문하는 옆 침대 할아버지, 너무 부러워마셔요.
아버지는 대신, 비록 부축을 받으시지만, 직접 걸어서 집에도 오시잖아요?! *^^*
엄마 아버지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왔다갔다 한다...!
"그래도 이렇게 잘 지내주시니 감사, 감사합니다!!!" *^^*
사실은, 곧 2주간의 여행을 갈 예정인데, 그 동안 아버지께 못 가 뵐 것이 걱정입니다.
하마나,하나마, 가족방문 만을 기다리고 계실 아버지가 걱정입니다.
이럴 때 대신 한 두번만 방문해줄 사람이 그립습니다!
역시 사람이 필요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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