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결혼/청첩장] 장모 진급 첫 날!!!

colorprom 2013. 11. 10. 17:01

2013년11월 10일, 일요일

 

교회에 가자마자부터 또 흰봉투, 흰봉투...아, 정말 돈받기 버릇될 듯합니다.

어젯 밤, 돈봉투 정리하면서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고맙고 (!), 반갑고 (?), 한편 빚진, 부담되는 마음...*^^*

액수가 3 가지 정도로 나뉘어졌습니다. 5만원, 10만원, 기타.

이젠 5만원, 10만원이 대세인듯 합니다.  으흠...

나이들어 제일 부담스러운 것이 축의금, 부의금이라는말이 실감이 됩니다.

아, 박대통령이 우리 스카프 둘러주시고, 그래서 잘 팔리고,

그래서 작은애 때는 '축의금 사절'하면 좋겠습니다!!!  으흐흐흐~

 

사위(!!!)가 친구에게 그러더랍니다.

'결혼식은 내가 기획하고 제작하고 주인공을 하는 식이다'~라고요.

실제로 식전행사 사진동영상도 사위가 직접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동영상이 문제였습니다! (정말 내 탓이 아니었습니다!  ㅎ~)

 

겨우겨우 어제, 결혼식날  오전에, 사위가 드디어 끝냈다며 큰애에게 보내준 동영상을 

우리 4식구가 미장원에 가기 전에 집에서 노트북으로 먼저 보았는데,

그 동영상을 보다가 그만, 여자 셋이 다 울고야 말았습니다.

(남편은 안 울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모르지요.  자기만 서서 보았으니~!)

그리고는 우리 여자끼리 글썽거리는 눈을 맞추며 약속을 했습니다.

- 우리는 식전 동영상을 보지 않기로 합시다!!!  *^^*

 

좋게 미장원에 가서 신랑신부, 나랑 우리 작은애, 안사돈과 사돈처녀~6명이 머리랑 화장도 잘 하고,

멋지게 결혼식장에 가서 미리 가족사진도 찍고, 다 잘했는데...

 

목사님 올라가시고 우리 두 엄마, 점잖고 우아하게 촛불점화식도 하고, 마주 보고 인사하고, 내려오는데...

아이쿠, 서너개의 계단을 내려오면서 그만 눈물샘이 터져버린 겁니다.  아이고...이제 시작인데...

 

겨우 앞자리에 앉으니 남편 자리가 비어있는게 아닙니까? 

'아니, 이 사람은 식 시작되었는데 어디가서 안오나??'하고있는데, 어어...어느새 씩씩하게 사위가 들어오고,

아차, 남편은 큰애 손을 잡고 막 딴딴딴따~ 입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동영상을 보듯 남편이 사위에게 큰애를 넘겨주고,

내 옆자리에 앉더니만, 눈물 범벅인 나를 보고는 조용히 손수건을 건네주었습니다.

 

어느새 설교 끝나고, 신랑신부 인사를 하는데, 이미 나는 수돗물 터진 상황...

사위고 딸이고 안아주지도 못하고 어찌어찌 자리에 앉았는데, 저쪽, 사돈집은 자연스레 인사하고 안아주고..

아, 얼마나 미안하고 아까웠는지 모릅니다.

그러니 눈물은 더 나고, 문득 누가 나를 부르는 듯하여 보니,

신랑신부 뒤로 부모님들이 같이 퇴장을 한다는 겁니다.  (이것도 사전에 말이 없었던 일입니다...)

 

헐레벌떡 따라가는데...으어엉으어엉...이미 주체못하게 울음이 터져서리...으이구...으이구....

 

그때부터 내 입에서 계속 나오는 말은, '아니요, 아침에 동영상을 봐서요, 그게 문제였어요...아이고...!' ㅋ~

 

내가 울음보만 안 터졌어도, 멋진 날이었는데 말입니다.

음식도 아주 좋았구요...모처럼 20만원짜리 화장도 하고, 눈썹도 붙였는데 말입니다...아...안타까바라...

사돈집한테는 또 얼마나 미안하던지 말입니다...에이그...

나중에 밥먹으며 큰애 하는 말, '엄마, 이럴 줄 알았어~'

우리 쪽이야 다 그러려니했다쳐도 사돈집은 얼마나 민망했을지요.  뭐, 섭섭한가...하시지 않았을까요?! 휴~

 

오늘 교회에 나오니 인사가 '섭섭하지요? 아들 하나 얻은거지요, 뭘~!'하는데 또 줄줄줄...나,원, 참!!!

시원섭섭도 아니고, 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ㅎ~

 

당분간 '평화~', 18일 아침, 서울도착 후, 집에서 한복 갈아입고, 이바지 떡 들고 시집에 가는 것을 보면,

진짜 실감이 나겠지요???

오늘 여행떠날 큰애의 여권을 어제 깜빡 잊은 바람에 오늘 아침 신혼집으로 갖다가 주러 가서 보니,

세상에...아무것도 없는 빈 거실에서 주워온 사과박스 위에 토스트랑 시리얼을 먹고 있더랍니다.

그래, 좋은 추억이겠다.  ' 우리는 신혼첫날 아침을 사과박스 위에서 먹었답니다??!!!'  *^^*

 

오늘은 일찍 집에 들어가렵니다. 

내일은 다시 일상~명동 '움직이는 관광안내소' 근무입니다.

다음 주 월요일, 피치못할 결석을 신고해야 합니다.  ㅎ~(장모 진급 '뿔'이라도 나오면 멋질텐데~)

자~우리 아이, 청첩장 자랑할 차례입니다.

축하해주실 줄 믿습니다~비오시는 날, 불편한 길 찾아와주신 분들, 감사합니다~결혼식 보고, 끝!!!  꾸벅~

 

 

 

 

 

 

'결혼'이라고 쓴 왼쪽 글은 큰애 솜씨이고,

오른쪽 그림은 작은애의 솜씨입니다~

한 장은 글씨와 그림으로, 또 한 장은 초대인사와 장소, 약도를 넣었습니다.

이쁘지요?!  (딸바보, 엄마 올림)

 

(원래는 애들 머리 위로 이름이 좌~악~왕관처럼 씌여있었는데, 프라이버시를 생각하여 이름 없앴습니다!

나, 잘한 거지, 야들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