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남편과 경비아저씨

colorprom 2013. 11. 5. 15:08

2013년 11월 5일, 화요일,

 

주 거래 은행 방문차 예전 남편이 근무하던 빌딩으로 갔다.

남편이 관리하기 편하도록 남편 직장 빌딩 1층의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해놨었다.

남편 회사가 없어지고 나니 좀 불편해지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계속 다니고 있는 중이었다.

 

대표(!)가 직접 가야한다고 해서, 남편과 출근길에 같이 은행으로 들어가는 참이었다.

- 아, 이사님!

두손으로 남편 손을 꼭 잡으며 허리를 90도로 굽히고 경비아저씨가 반갑게 인사를 하셨다.

두 눈에 눈물이 글썽이시며 반가와 하시더니 마누라라고 소개받은 나에게 말씀하셨다.

- 아, 아, 정말, 이사님은 정말 감사하신 분입니다...

 

은행일을 보고 나오면서 남편이 아저씨에게 인사를 했다.

- 안녕히 계셔요.  잘 먹겠습니다~

- 안녕히 가세요.  건강하세요~

- (뭐야, 뭘 먹어???)

남편이 손에 든 '야쿠르트'병을 보여주었다.

 

도대체 뭔 일이 있었을까?

남편은 밖에 나가면 '남의 남자'라고 했다.

내가 아는 남편이 다는 분명 아닐 것이다~아무렴...

 

길에서도 보이는 넓은 유리창 자리가 그의 자리였다.

얼마나 섭섭할까...

그 빌딩을 지날 때면 공연히 남편 눈치가 보여 더 무심한 척  했었다.

 

아직도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우리 남편이 이쁘게 살았을것 같다, 남들에게는~ㅎ~

 

그러나저러나 이 은행에서는 우리 남편이 제일 고참(?!)인데,

전부터 일 봐주던 사람들은 다 자리가 바뀌어 새사람들로 차있는 은행인데...

어쩌면 이 경비아저씨 때문에라도 계속 거래해야할 듯...ㅎ~~~

 

(그 아저씨는 빌딩 소속이어서 은행직원도 아니신데 말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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