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친정] h)생애 첫 수요예배에 출석하신 아버지

colorprom 2013. 5. 16. 10:57

2013년 5월 16일 목요일,

 

어제, 수요일, 진명미술인회 오프닝.

이번에는 아예 조선일보 화랑에서 식사를 펼쳐놓았다.

시끄러운 식당보다 훨~좋았다!

 

그리고 부지런히 교회로 향했다.  오늘은 수요예배, 출애굽기 강해로 2월 13일부터 14번 째 주.

출애굽기 중, 개구리와 이와 파리의 재앙이야기...한창 강론 중에 남편 전화가 zzz~거렸다.

송파 참노인병원에서 봉사 중이신 남편 친구, E씨...남편이 슬그머니 전화기를 들고 나갔다.  (죄송~)

 

예배 후, 남편의 보고...

와, 아버지 정말 대단하시더란다.  여동생과 조카딸이  아버지를 모시고 예배에 참석했는데,

찬송가는 모르니 못 부르시고, 어쩜 꼿꼿하게, 꼼짝도 않고 앉아계시더란다.

남편 이야기를 듣고, 동생에게 연락을 했다.

- 수고했다.  아버지 모범생이시라고 E씨가 감탄하시더라.  우리 조카딸도 수고했다~ *^^*

동생으로부터의 대답,

- 감사와 감격, 그 자체야.  우리 아버지, 그 의지가 대단하셔.  감사드려. ㅎㅎ~

  하루 종일 예배가서 식구들  만난다고 기다리셨는데, 안 온다며 실망하시더래.

  자리까지 비워놓아달라고 부탁까지 해 놓으셨었다네.

 

오후에나 갔었나 보다, 동생과 조카딸이.

그 사이, 아버지는 열심히 기다리셨었나 보다.  다 죽고 없는 줄 알았던 자식들이 나타났으니...

그런데, 어떻게 교회가 당신에게 중요한 곳이 되었던 것일까.

 

남편의 말,

- 원래 품성이 그런 분이셨던 거야.  남 배려하고, 반듯하고, 선생님 말씀 잘 듣는.

 

그러시던 분이, 조심하고, 참고, 스스로를 억누르며 사는 동안, 굳어지셨던 것이다. 

재충전의 기회도 없이....그냥 돈 아끼고 사는 것만 생각하시면서...밖에도 안 나가시고,

그저 신문과 TV에 나오는 힘들고 어이없는 세상 이야기만 듣고 보시면서...억울해 하시고, 분노하시면서.

부모님, 형제들 돌보랴, 당신 자식들과 마눌님이 억울해 할까 억누르시랴...ㅋ~

전체 조직원들에게 당신 파이를 고르게 나누어 주느라, 행여, 불만을 토로할까,  더 엄하게....

그러면서 스스로도 더욱 더 굳어지셨던 것이다.

 

화요일에 엄마를 만나시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손을 잡고 계시다가 문득 동생에게 이러셨단다.

- 분명히 죽었는데...내가 재를 뿌렸는데...허, 참, 어떻게 이렇게 똑같이 만들었지??

그렇게 걱정을 했었는데, 막상 헤어지실 때도 쉽게 '바이~'하시더란다.'또 와, 또 와~'하시며.

 

언어를 잃으시면서 과거로 돌아가셨나, 하얗고, 반듯하며, 예의바르신 할아버지가 되셨다...

 

 아, 하나님의 계획은 정말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가장 좋으신 방법으로, 가장 알맞는 방법으로 이끌어주실 것을 믿습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샬롬~아버지, 착하고 이쁜 아버지, 감사합니다. 돌보아드릴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

우리집 식구들은 내일, '부처님 오신 날'덕분에 회사 안가고, 학교 안가는 애들과 같이 갈께요~

내일은 또 어떤 모습이실지...기대 만빵입니다!!!

 

작은 애가 아주 어렸을 때, 아무도 아버지에게 무슨 말도 못하던 그 때에, 감히 했던 말,

- 할아버지는 왜 그렇게 불만이 많아?

우리는 모두 아연 실색을 했었다.  옴마야... 모두들 어쩔 줄을 몰라 저마다 뭔가 딴 소리를 했었었었다!

그 할아버지가, 세상이 온통 문제라고, '에이, 에이, 세상이 이거 이거...'하시던 그 할아버지가,

이렇게 순한 양이 되신 모습을 보면 우리 작은 애는 뭐라 말할까?

 

내일, 드디어, 우리 집 애들과 아버지가 만난다. 

감기가 폭삭 걸린 우리 큰 아이...감기 옮길까 걱정이다만...아버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께도... *^^*

정말 빨리 내일이 오면 좋겠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