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 귀환자들의 명단 가운데는
혈통적으로 이스라엘에 속하였는지가 확실치 않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때문에 그들은 공동체 내에서 분명한 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제사장직을 유보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 역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당시 상황에서 혈통적 순수성이 중요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문화와 인종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에서는 매우 낯선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우리 사회 역시 다문화와 다인종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다문화 가정을 이루는 것에 대해서도 과거만큼 이상하게 보지 않습니다.
이는 그만큼 우리 사회가 유연하고 관용적으로 바뀌고 있고,
나아가 다양한 가치와 신념들이 서로를 인정하며 혼재할 수 있게 되었음을 말해줍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교회는 아직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잘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교회가 무작정 사회적 분위기를 따라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오늘날처럼 딱딱하게 정형화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한참 뒤에 처져 은근슬쩍 따라가는 모양새는 더욱 아닙니다.
그보다는 좀 더 유연한 조직과 공동체적 특성을 가지고 세상의 변화들에 빠르게 반응하면서,
나름의 독특한 대안들을 창출해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