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내 이름 통장을 만들다.(2013년 1월 9일)

colorprom 2013. 1. 9. 11:29

나는 여태 내가 관리하는 '나만의 통장'이 없었다.

미장원에 갈 때 손 벌리고, 모임에 갈 때 손 벌리고...

남편이 기분이 좋으면(?) '럭키 7'이라며 7만원을 주고...

그런데 가끔은 돈 달라고 하기가 싫을 때가 있다.

그래서 용돈을 받을 때 남아있던 돈을 따로 모으니 조금씩 모아지기는 하는데,

그게 또 슬그머니 나갈 때는 순식간이라 늘 마음이 가난했다.  ㅎ~

 

어제 학생이 생겼다.

오랫만에 개인지도가 생겼다.

아랫사람이 불편해서 안하려 했는데,  ㅎ~

돈 받으려고 못이기는 척 받았다.

사실은 이상하게 돈을 받기가 참 어색하고 불편하다.

돈 값...이 무섭기도 하고.

 

지난 주(1월 3일) 김난도 교수님의 목요특강,

나를 성장시키는 방법의 제 3번이 '내 이름 통장갖기'였다.

그래, 나도 내 이름 통장을 하나 만들자...그래서 내 이름으로 헌금도 좀 내보자!

 

학생과 어제 만났다. 

봉투~으흐흐흐~흰 봉투!!!  되게 쑥쓰러운데, 되게 좋았다.

- 이 돈이 아깝고 억울하면 내게서 다 빼가라. 

  당분간은 아마도 아까울거다.

  초보는 몰라서도 못빼간다.  줘도 못 받아 먹는다.

  당분간은 삽질일 것이다.  그러나  곧 가져갈 수 있을거다.

  해보고 별거 아니구나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게 낫다.

  안해보고 그때 할것을...하고 미련갖는 것이 더 나쁘다.

  돈을 받아 미안하다.  우리 피차 열심히 하자.

 

서로 두 손으로 공손히 고개숙여 주고받았다.  ㅎ~

 

짧은 미국학교에서의 경험으로 배운것은...미국선생님들은 직업인이라는 생각.

학생으로 겪은 교수든, 아이의 선생님으로 만난 교사이든,

최소한 스승이니 멘토니 하기 이전에 '직업'으로서의 교사, 교수직분에 철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 학생은 '고객'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느끼고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어제 '학교'라는 연속극을 보았다.

'드라마의 제왕'을 보느라 겹치는 시간대의 '학교'는 못 보았는데,

마침 월요일인 그저께 '드라마의 제왕'이 끝나서 어제는 덕분에 '학교'를 볼 수 있었다.

연초에 교사인 동생들을 만났을 때도 '학교'이야기가 나왔었다.

너무 사실같아 보기싫다는 교사도 있고, 그래서 본다는 교사도 있단다.

 

어제 본 장면, 짐을 싸 나가는 '장나라샘'을 '최다니엘샘'이 막는다.

- (장샘) 왜 이러시는건데요?

- (최샘) 장샘이 내가 되고싶었던 그런 선생님이거든요!!!

이 대목에서 핸드폰으로 '학교'를 보며 집에 돌아온 큰애도, 나와 함께 있던 작은애도 "아~!"했다.

동시 탄성, 멋지다고~!

 

그러더니 작은애가 말했다.

- '학교' 첫 장면에 최다니엘이 고액학원의 애들에게서 외로움을 느끼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 

   어떤 동료샘이 그래, '제자', '학생'이 아니라 '고객'이라고.

- 아~!

- 근데 사실 학원샘이랑 애들이랑 더 친해~

 

그동안 드문드문 가르친 적도 있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내가 직업적인 전문인이 아니라는 생각에 부끄러웠다.

오랫만에 '작은 학원'이 만들어졌다.

서둘지 말고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다.

현실적으로는 '성과'를 내고, 인간적으로는 '책임감'을 갖고... 

'직업'으로, '돈값'을 하는!  ㅎ~

 

주체적인 삶의 행동규범 중 하나, '내 이름 통장/cashcard만들기' 실행할 수 있게 된 것, 축하!!!

어이~ 학생, 고맙!!!  하필이면 '자주독립'을 결심한 이때에~, 고맙다!!!

 

빨리 봉투안의 돈이 녹아없어지기 전에 통장 만들어야쥐~

남편이 '종속경제'에서 '자주경제독립'한 것을 축하한다며 5만원 격려금!

으흐흐~~은행가자~굿 에프터 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