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문중 어르신들이 아버지 일을 아시게 되었다.
그분들로서도 모른 척 하기 어려우셨으리라.
병원으로 찾아가시고,
친척이라는 말에 병원 측에서도 할 수 없이 면회를 허락하고...
뒷 감당은 간병인들의 몫이 되었다.
밤새 골똘히 고민하시더니 식사도 않하시고
드디어는 침대에서 떨어지셨고...
며칠 째 식사거부와 침대 탈출 소동이 계속되고 있단다.
약(진정제?)을 늘리기도 조심스럽고 하여
마침내 긴 바지로 침대에 묶이셨다!!!
지금으로서는 간병인들이 더 이상 못하겠다 하면 쫓겨날 상황이다.
.....
나도 몇 차례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푸석한 민낯얼굴이 부끄러운 것 보다는
감기는 눈을 뜨고 손님을 맞는 일이 무척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누워있는 사람에게 달리 손님접대랄 것은 없지만,
그래도 수없이 같은 말로 대답하고 웃는 일이 쉽기만 하지는 않았다.
일부러 시간내어 병원을 찾는 사람으로서도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병원에서 누워 맞는 환자도 그리 편하고 반갑기만 한 일은 아니다.
병문안...도 가는 사람의 '의무, 도리'만 생각하기 보다는,
맞는 사람들에의 '배려'도 생각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일부러 먼 길 찾아주신 집안 어른들...의 잠깐 방문에,
지금 아버지는 몇 날 몇 일을 어지러운 안개 속을 방황하고 계신다.
간병인 아저씨는 아버지 성화에 휠체어로 여기저기 없는 그분들을 찾아 다녀야하고,
누구지? 분명 누가 왔었는데...속 답답해 벌떡벌떡 일어나시는 아버지는 침대에 묶이시고...
우리 자식들은 숨어 아버지를 보느라 여전히 기어다니며 커텐사이로만 뵙고 있고,
한편으로는 아버지 쫓겨나셔서 다른 병원으로 가시게 될까 전전긍긍 눈치만 보고 있다.
여러가지로 내 입장 보다는 당신 입장을 생각해주는 것...
내 할 도리했다...하는 눈도장보다는 그들을 생각해주는 방법을 찾는 것이 '사랑' 아닐까.
몸이 움직여야 성의표시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몸을 안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성의가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할 수 있지만 안 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 시간이 없어 못간다는 말도 좀 그래요.
사실, 못 먹는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만들어 택배로 병원에 보내주면 얼마나 좋아 들 하는데...
인사하고 배웅하고 옷매무새 챙기는 것도 지쳐 힘든 사람들에게는~!
노선생님의 말씀에 옳커니~했다.
그래, 이 좋은 세상, 그거 얼마나 좋은가.
왜 병원에 '택배'를 이용하는 것은 생각 못했을까?
청첩장에 결혼 축의금 보낼 은행통장번호도 찍어보내는 세상인데...^-^
사실은 늦은 출근길에 동생에게 전화를 받고,아버지 생각에 속이 부글거리는 중에
은근히 '그분들'을 원망하는 내 마음을 느끼고 '아차~'싶어 몇 자 끄적였다.
에이~ 그분들이 우리가 밉고 간병인 들이 미워서 일부러 고생하라고 그러셨을까...
그저 내 마음 추스리려 중얼중얼 넋두리 하고 있는 중...이다!!!
...자, 자...일 하자!!!
병원에 숨바꼭질놀이하러 가기위해 일 할 수 있을 때 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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