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죄짓고 살면 안됩니다~ㅎ~

colorprom 2011. 1. 17. 12:00

 

2011년 1월 17일 오후 12:09

 
내 핸드폰은 오래되어 지하철노선도에 9호선이 안나온다.
그러다보니 9호선이 있다는 것을 뉴스로는 아는데, 실제로는 나와 관계없는, 모르는 노선이었다.
바로 얼마전에야 연말모임에 갔다가 처음으로 타보았으니까.

지난 토요일, 친정에 가다가, 문득, 9호선을 타고도 3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늘 버릇처럼 2호선을 타고 교대역에서 3호선을 탔었는데...스스로 뿌듯했다! 개척자가 된 듯! ㅎ~

출입구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있기에 어슬렁어슬렁 걷다가 무심코 어느 칸에 들어섰다.
옴마나?? 웬 떡? 이빠진 듯, 반가운 빈자리!!!
두꺼운 옷 대충 정리하고 보니 맞은 쪽 자리에 세련되신 어르신, 신문보고 계신다.
으흠.....어머머? 이선생님...???
혹시나하여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좁은 복도 건너에서, -여보세요? 어머, 경화씨~ 응~나 양재에서 내려요...
-히히히....곧 내리셔야겠네요?
-응? 어디있어?
그제서야 얼굴을 들어보신다.
히히히히.....얼마나 반갑고 신기한지!!!

별 일은 아닌데...이야...정말 신기하다.
늘 출퇴근하며 타는 전철도 아니고.....!!!

취미처럼 중국어를 배운 적이 있다.
그곳에서 만난 은퇴하신 여교장선생님 덕분에 태극권을 잠깐 배웠는데,
그곳에서 이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멋진 선배님들을 만났다.
중국어를 통해서, 태극권을 통해서, 다른 무엇을 통해서 만나는 사람, 사람들.
그런 만남의 장이 아니면 어떻게 나이, 성별, 직업을 다 떠나 만날 수 있을까.
새삼 요리조리 엮인 관계가 참 신기하다.

그리고 해를 넘겨, 아주 우연히, 이 긴 전철의 한 칸에서 마주보고 앉아있었던 우리.
얼마나 신기하고 반가왔는지...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지만 친구도, 선배도, 누구도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수 있다.
조심조심하고 살 일이다.
그래야 반갑게, 아주 반갑게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

별 사건은 아니지만, 너무 그 만남이 신통방통해서 몇 자 적었다.
-선생님~예쁘고 세련되신 선생님~멋진 선배님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늘 건강 유의하시고요...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