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죽음, 끝, 이별을 생각하다.

colorprom 2011. 10. 3. 14:30

 

2011년 10월 3일 오후 2:34

 
갑자기 외할머니가 심장마비로 홀로 돌아가셨을 때,
바로 밑의 동생이 그렇게나 슬피 울었다.
겨울에 서울에 올라오셔서 미처 얇은 옷이 없으시기에 봄옷 하나 사드리겠다고 했었단다.
그 옷을 사 드리기 전에 돌아가셨다고 그렇게나 섧게 울었다.
만나뵙지도 못하고 그런 약속을 하지도 않은 나보다 그렇게 죄송해하며 더 울었다.

시아버지는 6월에 7순잔치를 하고 추석 직전에 쓰러지셨다가 중환자실에서 12일만에 돌아가셨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실거라해서 자동 침대를 사려고 했는데 그냥 가셨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중환자실에서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었던 것 정도.
정말 피부색이 납빛으로 변한다는 것을 실제로 봤다.

'내일'이 늘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렇게그렇게 알게 된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문득 어떤 생각이 나면 즉시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내일도, 모레도...어차피 일주일 뒤에 만날텐데...하는 생각이 들면 오히려 즉시 움직이려 한다.
그 모두가 '내일'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나에게 무엇이 제일 무서우냐고 묻는다면...'후회'라고 답하겠다.
이미 지난 시간, 돌이킬 수 없는 과거시제가 제일 무섭다.
아, 그게 오해였구나, 그게 잘못이었구나...했을 때 되돌이킬 수 없슴이 제일 두렵다.

그렇다보니 '지금'에 과하게 빠지는 면도 없지않아 있다. 아니, 많다.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푹 빠지면 의식적으로 전화를 하지않는다.
늦어진다고 알려야하는데...하고 초조하면서도 일부러 하지않는다.
'나는 이 순간을 깨고싶지 않다. 지금은 나에게 이 순간이 더 중요하다! 이런 순간이 또 언제 올것인가!'
그리고는 항상 남편과 애들에게 야단을 맞는다.
'왜 남들에게 끌려가느냐?!', '남 챙기듯 식구들을 그렇게 챙겨보라!!' ㅎ~

'내일'이 보장되어있지않다는 생각은 '죽음'과도 직결된다.
'죽음', '이별', '끝'...
사실 자주 '죽음'을 생각하고 '이별'을 말하는 편이다.
(이거..이거 좋지않은 버릇인 줄 안다!!! 쉬이...조심해야한다!!!)

한동안 집청소를 열심히(?)했다.
언제라도 떠날 준비를 해야한다는 자각, 떠난 뒤의 엉망인 흔적을 남길 두려움때문이다.
'재수없이' 100살을 산다고 해도 이미 산의 정상은 넘은 나이,
'떠남,죽음'이 나와 무관하다고 믿을 수 있는 나이는 이미 지나지 않았나.

젊어서는 저축을 열심히 하고, 늙어서는 남아있는 시간을 생각하며 쓰는 방법을 생각해야하지 않을까.
요즘 유난히 '자본주의 4.0'-'사회환원-기부'등등의 기사가 많이 나온다.
'아껴쓰고 잘 쓰고...잘 떠날' 준비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자주하게된다.
(다행히 남길 것도 별로 없지만서두...누가 아나? 태극기 스카프로 왕대박을 칠지?! ㅎㅎㅎ~)

가만히 놔두면 낡아지고 약해지고 물러지는 몸이고 정신이므로 정말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싶다.
'정신 흐트러지지않도록, 나쁜 습관으로 후배들 괴롭히지 않도록!'
'착한 어린이'가 되려고 노력했듯, '착한 어른'이 되려고 정말 노력해야한다!!!
그래서 자동으로, 정신없어도 '착한 어른'이 될 수 있도록해야겠다.
그렇게 되도록 서로서로 일러주고 책망하고 끌어주십사 부탁~드린다.

올라갈 때의 공부는 많이 했는데 내려갈 때 공부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모두들 올라간 곳에서 안내려오는 연구만 하는 것 같다.
'안티-에이징'이 어쩌구, '동안'이 어쩌구 하면서...

몇번의 자리양보를 받고 웃었다. 하하하...내가 나이를 먹기는 했나보네~
고맙다 인사하고 얼른 앉았다!
이런 일을 신호로 받아들이고 잘 내려갈 마음준비를 하다보면 좋은 정보가 들어올 것이다.
잘 늙는 법, 잘 내려가는 법, 잘 헤어지는 법!!! ㅎㅎㅎ~

이 신선하고 상큼한 가을이 딱 내 나이같다!! ㅎ~
갈팡질팡 헛바람의 봄과 질탕한 여름을 다 보내고 의젓하게 하늘을 보는 나이!!!
점심을 맥도날드에서 먹고 방으로 돌아오는 길에 청계천변 무대에서 '재즈'음악도 즐겼다.
무대 맨 앞 하얀의자에 앉아 같이 흔들흔들 몸을 흔들다 들어오는 길에
고개 맞대고 지도보고있는 일본관광객에게 길 안내도 하고...ㅎ~평안한 가을 날!!!

언제인가 또 오늘, 개천절의 청계천을 추억할 때가 있으리라.
아...참 조오타!!!
이 세상에 '사형선고'받지않은 사람이 어디있을까.
예정된 생명을 깨닫는 순간, 오늘은 '그 하루', 너무나 꿀같이 귀한 그 '하루'가 아니겠는가.

공휴일이 덤같아 푸근해지는 마음이 훨훨~날라다니는 듯...에구...그만하고 '소'키우러 가자!!!~휘리릭~ 해피 개천절~~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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