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예술의 전당에서 김선욱피아노독주회가 있었다.
1.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자그마한 키와 구부정한 등이었다. 어린 브람스같다... 2. 뜸 들이는 시간도 아까운 듯, 등장과 동시에 연주하는 모습이 열정적으로 느껴졌다. 3. 앵콜로 들려준 "전람회의 그림"...커다란 부록을 선물로 받은 듯...인심좋은 잔치였다!!!
클래식에 그리 조예가 깊지않은 나이지만 아, 프로구나...충분히 즐기고 있구나~느껴지는 능숙함이 엿보였다.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 얼마나 빠져 살았을까...성실함과 열정이 젖은 머리카락에, 상기된 얼굴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30분이 족히 되는 앵콜곡, 전람회의 그림은 그의 자부심이며 열정이었다. 커다란 벽에 마음놓고 그림을 그리는 어린아이처럼 편하고 자유로왔다...
좋은 그림은 누구에게나 왠지 좋은 그림이라 믿는다. 그의 피아노는 누구나 왠지 편하게 느낄 것 같다... 겨우 22살이란 나이에...
문득 피아노를 생각했다. 누구일까...저 피아노를 저렇게 조율해준 사람은. 어떻게 저 피아노는 피아니스트의 손길 하나하나에 다 조응해주는가... 온전히, 강하게,약하게, 섬세한 살짝 건드림에도 온전히 소리를 내 줄수가 있을까.
그는 형이 피아노학원 갈 때 봉고차를 타고가는 것이 부러워 피아노를 시작했다고 했다. 시작은 그렇게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 애들은 피아노를 치는 고모를 보고 일찌기 피아노를 포기했는데...ㅎ~ 시작은 그렇게 작은 소리, 작은 일로 시작되는 것이다...
피아노에 문외한인 나는 주변을 둘러둘러 구경했다. 피아노생각, 기침을 참는 그 많은 사람들, 표를 구하지 못해 1부는 딸이, 2부는 엄마가 들어온 모녀...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를 쳐주던 사람들...완전매진에 책자를 거저 나누어주었다는 기획사사장님...거기에 나를 모르는 내 선생님, 박재희교수님 일행...ㅎ~ 그리고 김선욱의 구부정한 등에 대한 걱정까지...
함께 간 내 선배님은 워낙에 김선욱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라 그의 미래를 기대하는 기쁨을 얘기하셨다. 이 또한 나이듦의 기쁨이다. 나 살기 바빠 내 생각만 하다가 어느날 문득, 주위의 젊은이들이 보이는 기쁨...그것이 또한 나이듦이 감사한 이유이다.
아는 만큼 들린다고 김선욱의 소리는 들을 줄 아는 자의 소유이다. 별로 아는 것 없는 나는 김선욱의 소리 주변을 즐기고 왔으니 감사하다.
김선욱, 그를 알아본 많은 사람들, 좋은 장소, 좋은 피아노와 좋은 조율사... 김선욱의 오늘이 있기까지의 많은 사람들....
다~감사한 일이다~!!!
*****김선욱씨~ 등관리 하시오!!! 자기의 건강관리하는 것이 자기를 좋아하게 만든 당신, "프로"의 책임입니다!!
덕분에 출세한 오지랖 아줌마~ (나는 아직도 사실은 세미-클래식 정도가 더 편하다...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