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상

[영화] [79] ‘빠삐용(Papillon∙2017)

colorprom 2022. 7. 16. 16:19

[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79] I’m gonna live a different kind of life

다른 삶을 살 거야

 

입력 2022.07.16 03:00
 
영화 ‘빠삐용(Papillon∙2017)

 

전갈이 개구리에게 강을 건너도록 등에 태워 달라고 부탁하자

개구리는 도중에 침으로 쏘지 않겠느냐며 걱정한다.

전갈은 그러면 둘 다 물에 빠져 죽을 텐데 내가 쏘겠느냐며 개구리를 안심시킨다.

하지만 전갈은 결국 개구리를 쏘고 둘 다 물에 빠져 죽는다.

죽어가는 개구리가 이유를 묻자 전갈이 말한다.

“나는 전갈이니까, 그게 내 천성이야.(Because I’m a Scorpion. It’s in my nature.)”

 

영화 ‘빠삐용(Papillon∙2017∙사진)’의 두 주인공

빠삐(찰리 허냄 분)와 드가(라미 말렉 분)는

얼핏 이 우화에 등장하는 이 개구리와 전갈처럼 보인다.

 

악명 높은 기아나 교도소로 이송되는 배 안,

금고털이범 빠삐는 국채위조범 드가에게 보호해 주겠다며 대가를 요구한다.

“대가가 싸진 않겠지만 넌 안전해질 거야.(Won’t be cheap, but you’ll be safe.)”

드가는 빠삐를 믿을 수 없다.

“전갈이 개구리에게 했던 말이군.(Said the scorpion to the frog.)”

하지만 드가는 먼저 접근해 온 빠삐 말고는 달리 믿을 구석이 없다.

이곳은 빠삐의 말대로 모두가 전갈이다.(We’re all scorpions in here, pal)

 

전갈과 개구리의 관계처럼 만난 두 사람은 탈옥 시도를 거듭하며

어느새 우정을 나누게 된다.

첫 탈옥에서 실패하고 혼자 잡혀버린 드가는 독방에 갇혀 2년을 보낸다.

드가는 매일 같이 허기에 시달리다가 어느 날 양동이 속에서 코코넛을 발견한다.

빠삐가 간수의 눈을 피해 매일 양동이에 코코넛을 넣어준 것이다.

 

2년에 걸친 회유와 협박에도 드가는 빠삐의 이름을 대지 않았다.

간신히 독방에서 나온 드가는 빠삐를 만나 간신히 입을 뗀다.

“여기서 나가면… 다른 삶을 살 거야.

(If I ever get out... I’m gonna live a different kind of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