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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죽을 때까지(Till Death)’

colorprom 2022. 4. 30. 16:44

[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68] Till death do us part

 

죽음이 우릴 갈라놓을 때까지

 

입력 2022.04.30 03:00
 
 
 
영화 ‘죽을 때까지(Till Death)’

잘나가는 변호사 남편, 남 부러울 것 없는 생활. 에마(메건 폭스 분)는 누가 봐도 부족함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어딘지 모르게 어두워 보인다. 오늘은 다름 아닌 내연남에게 이별을 고하는 날이다. 결혼 11주년을 맞은 오늘, 에마는 더 이상 죄책감을 지고 살 순 없다. 영화 ‘죽을 때까지(Till Death∙2021∙사진)’의 한 장면이다.

남편 마크(오언 매컨 분)는 전직 검사로 에마를 공격한 강도들을 감옥에 보낸 장본인이다. 그 후 에마와 가까워지며 결혼에 이른다. 끔찍한 순간은 지나갔지만 에마는 칼에 찔리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늘 불안감에 빠져 있다. 아내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남편, 삶 자체가 불안한 아내, 둘의 결혼 생활이 행복할 리 없다. 둘은 몰래 각자의 연인을 만들어 불륜을 저지르지만 알면서도 모르는 척한다.

마크는 결혼 11주년을 맞아 신혼 때 즐겨 가던 호수 별장으로 여행을 가자며 강철로 된 목걸이를 선물한다. 결혼 11주년은 ‘강철 결혼기념일(Steel Anniversary)’이라고 불리는 전통에 따라 강철로 된 선물을 교환한다. 둘은 오랜만에 찾은 추억의 장소에서 사랑을 나누며 옛 감정을 떠올리려 노력한다.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에마는 한 손에 채워져 있는 수갑을 발견한다. 마크의 한쪽 손과 같이 묶여 있다. 불러도 대답이 없는 마크는 에마를 똑바로 쳐다보며 한마디를 건넨다. “깨어날 시간이야(It’s time to wake up)” 그러곤 권총으로 자기 머리를 쏴 자살한다. 직장에서 추락할 위기에 처해 있던 마크는 자살을 결심했지만, 혼자 남아 내연남과 잘 살아갈 에마의 모습을 용납할 수 없어서 일을 꾸민 것이었다. 한술 더 떠 오래전 에마를 공격한 강도들을 이 별장으로 불러 놓는다.

마크가 에마에게 남긴 마지막 쪽지는 성혼 선언문과 같이 이렇게 시작한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Till death do us p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