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98] 몸으로 찾아오는 마음의 패닉 현상
투자 시장에 심리적 불안감이 찾아올 때 종종 언급되는 용어가 ‘패닉 바잉’ 또는 ‘패닉 셀링’이다.
패닉(panic), 즉 공황은 극도의 불안 상태를 표현한다.
“제가 공황장애인가요?”라며 상담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공황장애는 공황발작(panic attack)을 주 증상으로 하는데,
마음의 불안이 온몸으로 공격하듯 엄습한다.
그런데 공황발작이란 단어가 너무 강해,
마음의 불안 반응이 과도한 상황이라고 풀어서 설명한다.
말이 뭉쳐 힘을 얻으면 거꾸로 자신을 조정한다.
진단은 필요하지만 ‘나는 공황장애다’라는 틀에 지나치게 갇히면 오히려 불안이 강화될 수 있다.
정신과 진단은 원인보다는 대체로 증상을 기준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10개의 증상 중 7개 이상이면 질환이다’는 식이다.
진단 기준이 있어야 의학이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무 자르듯이 진단 기준을 가지고 치료 여부를 결정하기는 어렵다.
증상이 진단 기준에 못 미쳐도 삶에 불편을 주는 상황이라면 치료를 고민한다.
현대 사회를 불안 사회라 하는데 과도한 불안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정상적인 불안의 선을 넘는 심각한 비행기 탑승 공포,
불안감이 뇌를 과도하게 각성시켜 찾아오는 불면증 등이 예이다.
공황은 몸으로 불안이 나타난다.
마음과 몸이 뇌를 통해 연결되어 있기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신체 증상이 마음의 불안으로 촉발되어 나타날 수 있다.
공황을 경험하는 분들은 곧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고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온다.
몸에 별문제가 없다니 안정이 되어야 하는데 계속 증상은 찾아 오니 마음이 편치 않다.
과거에는 이런 경우를 ‘신경성’ 이라며 약간 꾀병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실제 몸이 아픈 것이다. 단지 원인이 마음의 불안에서 촉발된 것이다.
불안이라는 감정에 의해 신체에 기능적 문제가 찾아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음은 마음이고 몸은 몸이란 이분법적 사고는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실제 몸에 증상이 나타나면 아무래도 마음에 의한 증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긴 어렵다.
비유하자면 마음은 소프트웨어이고, 하드웨어가 뇌라 볼 수 있다.
이 뇌는 여러 시스템을 통해 몸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마음의 불안정성이 몸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운동이라는 몸의 움직임이 최고의 행동적 항스트레스제인 이유는
몸이 마음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마음, 뇌, 그리고 몸은 함께 관리해주어야 한다.
몸에 불편한 증상이 있는데 몸 자체의 원인이 아니라는 검사 결과가 나온다면,
그 시작이 혹시 마음은 아닌지 생각해보는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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