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김규나] [154] 부패한 정치인이 가는 지옥

colorprom 2022. 3. 23. 13:43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54] 부패한 정치인이 가는 지옥

 

입력 2022.03.23 03:00
 
단테 알리기에리 ‘신곡’

 

단테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운 탐관오리들을 본다.

그들은 펄펄 끓는 역청 속에 잠겨 벌 받으면서 무시무시한 악마들의 감시를 받는다.

“이놈이 관리였어. 거기는 죄다 도둑놈들이지. ‘아니오’도 돈이면 금방 ‘네’로 바뀌거든.”

마귀는 죄인을 밑으로 던지고는 소리를 질렀다.

“쇠갈퀴가 싫으면 역청 위로 대가릴 내밀지 마!” 그러더니 백 개도 넘는 쇠갈퀴로 그를 찔러댔다.

 

- 단테 알리기에리신곡’ 중에서

 

청와대가 시켜 먹은 호텔 도시락이 얼마짜리인지,

배우자의 몸치장에 얼마나 많은 세금이 쓰였는지 알려줄 수 없단다.

현 정부가 특수활동비 등의 지출 내역을 공개하라는 법원 명령을 거부했다.

 

공익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

상대적 박탈감과 빈곤감, 그동안 속았구나 하는 배신감에 화병이 난 국민들이

폭동이라도 일으킬까 걱정된다는 뜻일까?

 

대통령이 되면

세금을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썼는지 아무도 모르게 유용할 수 있는 특권을 받는다.

월급 외 별도의 세금으로 배우자를 마음껏 먹이고 입히고 사치스럽게 꾸밀 수 있는 특혜도 누린다.

 

국회의원 300명도 그에 못지않은 특권을 갖는다.

오죽하면 저승에 간 국회의원이 생전에 누린 혜택을 늘어놓자

“그래도 나라가 안 망한단 말이냐. 나도 신 노릇 때려치우고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나 해야겠다”며

하느님이 노여워했다는 농담까지 생겼을까.

 

1320년에 완성된 단테 ‘신곡’은 지옥과 연옥, 천국을 차례로 돌아본 저승 세계 여행기다.

지옥은 아홉 층으로 나뉘어 음욕, 식탐, 사기, 폭력 등의 죄를 지은 자들을 벌한다.

그중 국민의 고혈을 짠 부패한 정치인은 뜨거운 기름지옥에 떨어진다.

허우적거리다 고개라도 내밀면 악마가 쇠갈퀴로 갈기갈기 사지를 찢어버린다.

 

정치권의 부정부패에 분노해봐야 그들의 특권은 계속해서 늘어만 간다.

선거 때는 공익을 위해 일하겠다며 엎드리지만 선출되면 자신들만의 사익을 도모한다.

 

5년 전보다 세금을 40%나 더 내야 하는 국민은

사후 그들을 데려간다는 지옥이나 상상하며 한숨 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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