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송길원 목사] 100m 성경의 벽

colorprom 2022. 2. 23. 14:33

[일사일언] 100m 성경의 벽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 대표
입력 2022.02.23 03:00
 

‘Anyonghaseyo(안녕하세요).’ 이 인사말은 이제 낯설지 않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에서도 이 소리가 울려 퍼졌다.

미국 내 50개 주 주지사들이 참석하는 공식 만찬에서

한국계 미국인인 유미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을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말 인사를 준비한 것이다.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한 미 동부 지역 학교도 26개가 넘는다.

 

요즘은 세계 어디를 가나 ‘K’ 바람을 느낀다.

한국관광공사가 대한민국 홍보 영상으로 찍은 ‘범 내려온다’ 유튜브 조회수는

3억 뷰를 넘겼다.

후속편으로 5편이 더 나왔는데, 그중 ‘소리편’에

내가 담임목사로 있는 청란교회가 두물머리와 함께 5분여 소개된다.

우리 교회에 있는 파이프오르간과 대금이 함께 나오는 연주 장면이다.

 

연암 박지원‘열하일기’에는

‘북경에 간 사람들은 모두 제일 먼저 천주당을 구경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지금으로부터 240여 년 전 이들이 베이징의 천주당을 찾아간 것은

‘풍금(風琴·파이프오르간)’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이제는 그 파이프오르간과 대금이 함께 만들어낸 한국의 소리를

세계에 알렸다는 점에서

나는 이 영상을 보며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몇 잔의 물을 들이켜야 했다.

 

내친김에 도전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입양 가정에서 학대받다 숨진 정인이가 묻혀 있는

우리 교회 내 어린이 묘역 ‘안데르센 공원묘원’과 수목장 100m 옹벽을

한 페이지짜리 성경의 벽으로 꾸며보는 일이다.

1753페이지의 성경을 한 페이지로 펼쳐놓는 것이다.

그것도 훈민정음체로 새겨보려 한다.

 

이스라엘에 통곡의 벽이 있다면, 한국에는 성경의 벽을 만드는 것이다.

 

일본에는 안도 다다오물의 교회가 있다.

브라질에는 거대한 ‘구세주 그리스도 상’이 있다.

모두 엄청난 관광 자원이다.

 

올해는 성경이 한국어로 번역된 지 140주년을 맞는다.

문맹을 일깨우고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던 것은 선교사들이었다.

그들에게 보은하고 싶기도 하다.

상상력의 나래만 펼친다면, K 바람은 종교계에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한국에 간 사람들은 제일 먼저 성경의 벽을 구경한다.”

이 말을 듣게 될 날이 올 것인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아니 상상은 현실이 된다.

송길원 목사가 ‘죽기 전에 나는 ~하고 싶다’는 내용을 적어 넣을 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